술에 취해 집으로 들어온 어느날 밤
이 앨범 첫 트랙이 스피커를 통해 울려퍼지던 순간을 잊지 못한다.
세상에... 작은 컴퓨터 하나로 우주를 만들어 내다니..
레인보우99는 평단의 잇따른 호평에 대해 “예상치 못한 반응이어서 얼떨떨하다”고 소감을 전하며 “꾸준히 무언가에 최선을 다해 매달리면 결코 굶어죽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다”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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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번째 앨범 `드림팝(Dream Pop)`을 발매한 싱어송라이터 겸 기타리스트 레인보우99.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
앨범엔 타이틀곡 ‘KTX’을 비롯해 ‘드림 팝(Dream Pop)’, ‘워크(Walk)’, ‘뉴 이어(New Year)’, ‘매미1’, ‘매미2’, ‘모닝, 에어포트(Morning, Airport)’ 등 보너스 트랙을 포함해 12곡이 실려 있다. 레인보우99와 오랜 음악적 동지인 황보령, 옥상달빛의 김윤주, 올드피쉬의 소다 등이 앨범에 힘을 보탰다. 이 앨범은 멜로디와 화성 등 기본적인 음악적 요소보다도 사운드 그 자체에 집중을 하고 있다는 점에서 특색을 가지고 있다. 특히 공간감을 강조한 몽환적인 사운드와 ‘드림팝’이란 앨범 타이틀답게 곳곳에 스며있는 팝적인 유려한 멜로디가 인상적이다. 가사의 비중은 크지 않지만 ‘워크’의 “우리가 걸어온 길, 서로가 이해하길, 모두가 가야할 길, 지금부터 행동하길”과, ‘KTX’의 “세상은 미쳤어 그래도 포기 안 해”와 같은 가사는 사운드와 구분 없이 뒤섞여 들려와 때로는 의미심장하게 때로는 섬뜩하게 다가온다.
레인보우99는 “개인적으로 세상이 점점 망가져가고 있다고 생각한다”며 “전자음악이 인간보다 더 인간다울 수 있다는 역설을 보여줌으로써 사회의 부조리를 조명하고 싶었다”고 앨범 제작 배경을 설명했다.
레인보우99는 국내 음악 유통구조의 부조리함을 지적하며 별도의 유통망 없이 공연장이나 자신의 홈페이지를 통해 앨범을 판매해온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그는 2집의 전 곡을 홈페이지를 통해 무료로 배포한 바 있다.
레인보우99는 “개인적인 이야기에 집중했던 2008년 1집 ‘러브 이즈 노 투모로우(Love Is No Tomorrow)’와 2011년 2집 ‘컬러스(Colors)’와는 달리 이번 앨범은 사회적인 메시지를 담고 있고 조금 더 많은 사람들이 들어도 될 만한 음악이라고 생각했다”며 “기존 앨범과는 달리 유통망을 통해 정식으로 앨범을 발매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레인보우99는 밴드 스맥소프트, 어른아이, 올드피쉬, 하이 미스터 메모리, 시와 무지개, 카프카, 투명, 옥상달빛, 해금 연주자 김성희 등 수많은 아티스트들의 앨범과 공연에 기타리스트로 참여해왔다. 그러나 그는 자신의 앨범 제작에 있어선 작사ㆍ작곡은 물론 편곡과 연주, 믹싱과 마스터링까지 홀로 도맡는 행보를 보여 왔다. 그는 “홀로 작업하면 누구에게 동의를 구할 필요 없이 내 생각대로 음악을 만들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자칫하면 남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결과물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단점도 있다”며 “이번 앨범은 그런 균형점을 잘 찾은 앨범 같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자신의 노트북을 가리킨 레인보우99는 “이 안에서 ‘서울’을 주제로 한 네 번째 앨범이 만들어지고 있다”며 “정기적으로 홍대 클럽 ‘빵’에서 공연을 펼치고 있으니 앞으로 많은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의 말을 전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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