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이 보다 쿨한 사람을 본 일이 없다.
그리고 난 죽었다 깨어나도 이렇게 쿨해질 순 없을 것 같다.
20일 ‘10월의 어느 멋진날’ 무대
향수·선구자 등 가곡 선봬
두번째 예술의 전당 공연 영광
히트곡 없이도 멋진무대 기대
‘화개장터’ ‘불 꺼진 창’ ‘딜라일라’는 없다. ‘데뷔 45주년 기념’이라는 타이틀도 없다. 가수ㆍ화가ㆍ작가ㆍ방송인 등 다채로운 모습으로 대중과 만나온 ‘무규칙이종예술가’ 조영남(68). 그가 이번엔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란 주제를 내걸고 ‘테리톤(테너+바리톤)’으로 무대에 오른다. ‘향수’ ‘선구자’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 등 준비된 레퍼토리 역시 영락없는 가곡 무대다. 오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펼치는 조영남을 지난 8일 서울 청담동의 자택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조영남은 “지난 2008년 대중가수 최초로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5년 만에 다시 같은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대중가수에게 문호가 좁은 예술의전당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은 한마디로 재수가 좋은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양한 분야에서 파격적인 면모를 보여줬던 조영남이지만 그의 이름 앞에 가장 먼저 붙는 타이틀은 가수다. 게다가 그는 ‘화개장터’ 외에도 ‘물레방아 인생’ ‘내 고향 충청도’ ‘삽다리’ ‘내 생애 단 한번만’ ‘겸손은 힘들어’ 등 생각보다 많은 히트곡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몇 안 되는 히트곡으로 운 좋게 수십 년을 버텼다”고 엄살을 부려왔다. 자칭 ‘히트곡 몇 개 없는 가수’가 몇 안 되는 히트곡마저 공연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그는 “나는 광대이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조영남은 “히트곡이 정말로 몇 개 없다면 평소에 어떻게 2~3시간 디너쇼를 이끌어 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히트곡이 많다고 자랑하는 것보다 겸양을 보이는 것이 관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주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엄살은 고도의 술책”이라고 웃어보였다.
클래시컬한 무대를 꾸미는 만큼 동경해온 성악가가 있느냐는 질문에 조영남은 이탈리아 출신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를 꼽았다. 그는 “보첼리는 편안하면서도 가슴을 찌르는 목소리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며 “사람들이 흔히 최고의 성악가로 ‘스리 테너(루치아노 파바로티ㆍ호세 카레라스ㆍ플라시도 도밍고)’를 꼽는데, 보첼리는 ‘스리 테너’의 노래를 모두 부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훨씬 대중적”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그는 “배호ㆍ김정호ㆍ김현식의 목소리가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이유는 그들의 삶이 늘 죽음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라며 “내 노래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진 못한다. 만약 내가 불구로 태어났다면 지금보다 훨씬 노래를 잘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번 공연이 과거에 성악과를 중퇴한 아쉬움을 달래고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도를 담은 공연이 아니냐는 질문에 조영남은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는 “돌아가지도 못할 과거를 아쉬워하고,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미련한 일”이라며 “나는 현재를 사는 일만으로도 바쁘다. 이번 공연은 내가 늘 주장하는 ‘재미스트(재미추구형 인간)’ 행보의 연장선상”이라고 강조했다. 은퇴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죽으면 자연스럽게 은퇴하게 될 텐데 미리 은퇴란 단어를 생각하며 살고 싶진 않다”며 “은퇴 발표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고 맥아더처럼 그저 조용히 사라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조영남의 히트곡을 전혀 들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앙코르 무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조영남은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이 나오더라도 히트곡을 원곡의 편곡 그대로 선보이진 않을 것”이라며 “가곡 무대의 연장선상에서 새롭게 편곡된 히트곡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공연 이후에도 조영남은 바쁘다. 그는 “내 고향은 태어난 곳 황해도, 자란 곳 충청도, 살고 있는 곳 서울까지 모두 세 곳“이라며 “조만간 서울을 주제로 한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 자서전을 출간할 계획”이라며 “원고는 3분의 2가량 완성됐다”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향수·선구자 등 가곡 선봬
두번째 예술의 전당 공연 영광
히트곡 없이도 멋진무대 기대
‘화개장터’ ‘불 꺼진 창’ ‘딜라일라’는 없다. ‘데뷔 45주년 기념’이라는 타이틀도 없다. 가수ㆍ화가ㆍ작가ㆍ방송인 등 다채로운 모습으로 대중과 만나온 ‘무규칙이종예술가’ 조영남(68). 그가 이번엔 ‘10월의 어느 멋진 날’이란 주제를 내걸고 ‘테리톤(테너+바리톤)’으로 무대에 오른다. ‘향수’ ‘선구자’ ‘넬라 판타지아(Nella Fantasia)’ 등 준비된 레퍼토리 역시 영락없는 가곡 무대다. 오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펼치는 조영남을 지난 8일 서울 청담동의 자택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조영남은 “지난 2008년 대중가수 최초로 예술의전당 무대에서 노래를 불렀는데 5년 만에 다시 같은 무대에 오를 수 있게 돼 기쁘다”며 “대중가수에게 문호가 좁은 예술의전당 무대에 설 수 있다는 것은 한마디로 재수가 좋은 일”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다양한 분야에서 파격적인 면모를 보여줬던 조영남이지만 그의 이름 앞에 가장 먼저 붙는 타이틀은 가수다. 게다가 그는 ‘화개장터’ 외에도 ‘물레방아 인생’ ‘내 고향 충청도’ ‘삽다리’ ‘내 생애 단 한번만’ ‘겸손은 힘들어’ 등 생각보다 많은 히트곡을 가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늘 “몇 안 되는 히트곡으로 운 좋게 수십 년을 버텼다”고 엄살을 부려왔다. 자칭 ‘히트곡 몇 개 없는 가수’가 몇 안 되는 히트곡마저 공연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그는 “나는 광대이기 때문”이라고 단언했다.
조영남은 “히트곡이 정말로 몇 개 없다면 평소에 어떻게 2~3시간 디너쇼를 이끌어 갈 수 있겠느냐”고 반문하며 “히트곡이 많다고 자랑하는 것보다 겸양을 보이는 것이 관객들에게 예상치 못한 즐거움을 주고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에 효과적이다. 엄살은 고도의 술책”이라고 웃어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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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는 20일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공연을 펼치는 조영남이 지난 8일 서울 청담동의 자택에서 자신이 그린 그림 옆에 앉아 포즈를 취하고 있다. 이상섭 기자/babtong@heraldcorp.com |
클래시컬한 무대를 꾸미는 만큼 동경해온 성악가가 있느냐는 질문에 조영남은 이탈리아 출신 테너 안드레아 보첼리를 꼽았다. 그는 “보첼리는 편안하면서도 가슴을 찌르는 목소리로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다”며 “사람들이 흔히 최고의 성악가로 ‘스리 테너(루치아노 파바로티ㆍ호세 카레라스ㆍ플라시도 도밍고)’를 꼽는데, 보첼리는 ‘스리 테너’의 노래를 모두 부를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훨씬 대중적”이라고 극찬했다. 이어 그는 “배호ㆍ김정호ㆍ김현식의 목소리가 사람의 심금을 울리는 이유는 그들의 삶이 늘 죽음과 맞닿아 있었기 때문”이라며 “내 노래는 사람의 심금을 울리진 못한다. 만약 내가 불구로 태어났다면 지금보다 훨씬 노래를 잘했을 것”이라고 고백했다.
이번 공연이 과거에 성악과를 중퇴한 아쉬움을 달래고 초심으로 돌아가고자 하는 의도를 담은 공연이 아니냐는 질문에 조영남은 단호하게 부인했다. 그는 “돌아가지도 못할 과거를 아쉬워하고, 다가오지도 않은 미래를 상상하는 것은 미련한 일”이라며 “나는 현재를 사는 일만으로도 바쁘다. 이번 공연은 내가 늘 주장하는 ‘재미스트(재미추구형 인간)’ 행보의 연장선상”이라고 강조했다. 은퇴에 대한 계획을 가지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는 “죽으면 자연스럽게 은퇴하게 될 텐데 미리 은퇴란 단어를 생각하며 살고 싶진 않다”며 “은퇴 발표는 앞으로도 없을 것이고 맥아더처럼 그저 조용히 사라질 생각”이라고 말했다.
이번 공연에서 조영남의 히트곡을 전혀 들을 수 없는 것은 아니다. 앙코르 무대가 남아 있기 때문이다. 조영남은 “관객들의 앙코르 요청이 나오더라도 히트곡을 원곡의 편곡 그대로 선보이진 않을 것”이라며 “가곡 무대의 연장선상에서 새롭게 편곡된 히트곡들을 들을 수 있을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번 공연 이후에도 조영남은 바쁘다. 그는 “내 고향은 태어난 곳 황해도, 자란 곳 충청도, 살고 있는 곳 서울까지 모두 세 곳“이라며 “조만간 서울을 주제로 한 신곡을 발표할 예정”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이어 그는 “내년에 자서전을 출간할 계획”이라며 “원고는 3분의 2가량 완성됐다”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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