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 후기
손병현 장편소설 <동문다리 브라더스>(문학들)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21. 2. 13. 17:06
5.18 광주 민주화운동을 조금 색다른 시선으로 다루는 소설이다.
내가 그동안 접한 5.18을 다룬 작품은 영화 <화려한 휴가> <26년>, 드라마 <제5공화국>처럼 당시에 벌어진 상황을 적나라하게 다룬 게 대부분이었다.
이 소설은 5.18의 격랑에 휩쓸렸던 평범한 광주 사람들의 시선으로 이야기를 전개한다는 점에서 의미 있는 작품이다.
5.18의 한가운데에 놓여 있었지만 주체는 아니었던 사람들.
소설은 역사가 남긴 상처 주변에서 유령처럼 배회하며 겨우 삶을 살아가는 그들의 서글픈 군상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아울러 등장인물들이 사용하는 호남 방언이 소설에 생생함을 더한다.
역사의 큰 물줄기와 합류하는 지류에 주목한 점도 좋았지만, 그 지류가 결코 가벼운 흐름이 아니었음을 조명하는 시선이 더 좋았던 작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