밴드 에스엘케이(S. L. K.)가 지난 1일 데뷔 미니앨범 ‘디 오리지널 마인드세트(The Original Mindset)’를 발매했다. 그러나 에스엘케이의 멤버들 모두 데뷔란 말을 갖다 붙이기 민망할 정도로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는 명인들이다. 신현권은 40년 이상 셀 수 없이 많은 음반의 녹음에 참여한 세션 베이시스트 계의 살아있는 역사다. 이근형은 80년대 한국 록에 획을 그은 밴드 작은하늘과 카리스마를 거쳐 수많은 앨범의 프로듀서ㆍ작곡가ㆍ연주자로 이름을 올린 정상급 기타리스트다. 밴드 시나위로 데뷔해 한국 모던록의 시작을 알린 밴드 H2O 등을 거친 김민기(45)는 간결하고 단단한 연주로 명성을 날리고 있는 드러머다. 예나 지금이나 이들의 이름은 장르를 막론하고 수많은 앨범에서 쉽게 마주칠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은 하나 같이 연주에 화려함을 더하는 일보다 초심으로 돌아가 비우는 일이 훨씬 어렵다고 입을 모았다.
| 국내 정상급 연주자들로 구성된 밴드 에스엘케이(S. L. K.)가 지난 1일 데뷔 미니앨범 ‘디 오리지널 마인드세트(The Original Mindset)’를 발매하고 활동에 들어갔다. 왼쪽부터 이근형(기타)ㆍ김민기(드럼)ㆍ신현권(베이스). [사진제공=에버모어뮤직] |
신현권은 “타인의 음악을 연주하는 세션의 한계에서 벗어나, 3인조라는 최소화된 밴드의 틀 내에서 들려줄 수 있는 가장 큰 울림을 가진 사운드를 구현하고 싶었다”며 “동양화의 여백이 단순한 공백이 아니듯이 여백을 살린 연주의 미학을 표현해 내기 위해 심혈을 기울였다”고 말했다. 이근형은 “근본적인 사고방식이란 의미를 가진 ‘디 오리지널 마인드세트’란 타이틀처럼 연주의 초심과 원형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고 “곡을 만드는 데 들인 시간보다 만든 곡에서 군더더기를 덜어내는 데 들인 시간이 훨씬 많았다”고 설명했다.
앨범엔 스튜디오에서 타이틀곡 ‘마더(Mother)’를 비롯해 ‘엠 펑키(Em Funky)’, ‘언트루스(Untruth)’, ‘후 앰 아이(Who Am I)’, ‘은빛호수’ 등 5곡이 담겨 있다. 보컬을 따로 두지 않은 대신 오랜 음악적 동료들이 곡마다 힘을 보탰다. 이현우는 중저음의 부드러운 보이스로 ‘마더’의 따뜻한 멜로디에 아련함을 덧입혔다. 강렬한 록 사운드를 들려주는 ‘언트루스’엔 밴드 더 펄스(The Pulse)의 보컬 이도건이 허스키 보이스로 힘을 더했다. 가장 주목해야 할 곡은 ‘후 앰 아이’다. 록의 황금기로 손꼽히는 70년대를 충실하게 재현한 빈티지 사운드와 하이톤에 두터움을 더해 깊은 맛을 살린 김종서의 보컬의 조화는 단연 앨범의 백미라고 할 만하다.
에스엘케이는 최근 펜타포트락페스티벌 무대에 올라 관록의 연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단 세 명의 연주자로 넓은 무대를 소리로 채우는 이들의 무대에 관객들은 찬사로 화답했다. 이근형은 “연주자를 보컬의 반주자로만 생각하는 잘못된 현실을 바로 잡고 싶다”며 “좋은 음악과 연주만이 해답이란 생각으로 에스엘케이만이 들려줄 수 있는 유일한 사운드를 완성해 나가기 위해 멤버들과 오랫동안 함께 할 것”이라고 각오를 전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