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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종주/북한강 자전거길 종주(2018)

(2018.10.26~27.) 2보 전진을 위한 1보 후퇴(남양주 밝은광장~춘천)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8. 10. 28.



북한강 자전거길을 달려보겠다고 휴가까지 냈는데 아침에 일어나니 비만 추적추적 내리고 있었다.

오전 내내 나가야 하나 말아야 하나 고민한 끝에, 그냥 하루를 보내버리면 억울할 것 같아 북한강 자전거길이 시작되는 남양주시 밝은광장으로 꾸역꾸역 왔다.

혹시라도 비가 그치지 않을까 하는 기대와 함께.


기대는 개뿔... 밝은광장에 도착하니 비가 아침보다 더 많이 내리고 있었다.

한 주 전에 휴가를 냈다가 일이 많다는 이유로 반납 당한 일을 생각하며 화를 삭였다.






도착했으니 일단 인증도장을 수첩에 찍었다.





비를 맞으며 페달을 밟을까 생각을 잠시 해봤는데, 내리는 비의 양을 보니 무모한 짓이었다.

북한강 자전거길 종주를 접고 돌아가야 하나 고민하다가 내일 날씨를 살피니 비가 그친다는 예보가 보였다.

마침 밝은광장에서 대성리로 향하는 마을버스 56번도 곧 도착할 예정이었다.

이날 나는 밝은광장에서 출발해 춘천까지 라이딩을 한 뒤 하룻밤 묵고, 경춘선을 타고 대성리로 와서 밝은광장까지 자전거를 타고 돌아올 계획이었다.

계획을 바꿔 밝은광장에서 대성리로 버스를 타고 이동한 뒤 경춘선을 타고 춘천에 도착해 하룻밤 묵고 밝은광장으로 향하기로 결정했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다른 자전거길보다 짧아 간만에 미니벨로를 갖고 나왔는데, 만약 하이브리드를 가지고 왔다면 버스와 전철 이동이 불가능했을 것이다. 천만 다행이었다.







대성리에서 춘천으로 향하는 전철을 탔다.

경춘선에는 주말에만 자전거를 실을 수 있다.

이날은 금요일이었지만, 다행스럽게도 내 미니벨로는 접이식이어서 부피가 작아 탑승을 제지 당하지 않았다.

천만다행이었다.










춘천역에 도착해 앱으로 숙소를 잡았다.





오!!! 이 곳이 바로 전설의 407억 원 당첨 로또 판매점이로구나!

나도 바로 로또를 5000원 어치 구입했다.

춘천에는 유독 로또 판매점이 많이 보였다.

407억 원 당첨의 영향력 때문인 듯싶었다.






다음날 라이딩을 위한 연료 투입!

명동 닭갈비 골목에서 혼자 닭갈비 3인분을 먹어치웠다.

닭갈비에 소주까지 2병 먹어치운 뒤 일찍 잠들었다.





다음날, 예보대로 날씨가 맑았다.

다행이었다.





북한강 자전거길로 향하다가 만난 소양강 처녀상.

가녀린 처녀 보다는 강인한 거신병을 보는 느낌이었다.




춘천의 명물 스카이워크가 마침 지나가는 길에 있어 걸어보고 싶었는데, 오전 10시부터 입장할 수 있었다.

개장까지 1시간 반이나 남은 터라 아쉽지만 발걸음을 돌렸다.




스카이워크 근처 자전거포에서 타이어에 든든하게 공기를 주입했다.





철을 모르고 피어있던 산철쭉.

이보시게... 지금은 봄이 아니라네.





숙소에서 8km 달린 끝에 북한강 자전거길 진입로에 도착했다.





야호!!





수첩에 인증도장부터 콱!





밤새 내린 비 때문에 바람이 쌀쌀했다.

그래도 비가 내리지 않는 게 어디냐.

어차피 페달을 밟으면 몸이 더워진다.





한포기 뽑아서 된장에 찍어 먹으면 꿀맛일 텐데...






북한강 자전거길 또한 다른 자전거길과 마찬가지로 물길을 따라 이어지기 때문에 곳곳의 풍경이 볼만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의 길이는 70km에 불과하다.

하지만 미니벨로는 아무리 밟아도 속도가 잘 나지 않는다.

한동안 하이브리드만 타다가 간만에 미니벨로를 꺼냈더니, 속도 차이가 더 심하게 느껴졌다.

속도를 보아하니 최선을 다해 밟아야 해가 지기 전에 도착할 듯했다.






중간에 지나친 춘천 애니메이션 박물관.

갈 길이 바빠 사진만 찍고 지나쳤다.





화창한 하늘과 단풍의 그라데이션이 어우러진 조화!




지난달 섬진강 자전거길을 달릴 때에도 맑은 물에 감탄했는데, 북한강 물은 섬진강보다 더 맑았다.

맑은 물에 감탄해 한참 동안 물만 바라보기도 했다.




집으로 돌아간다고 딱히 새로운 사람이 되진 않는다.

제대한다고 사람되지 않듯이.

사고만 치지 않아도 절반은 간다.






의암댐에서.




의암댐 수문 바깥 물길에는 돌로 형성된 바닥이 드러나 있었다. 

독특한 풍경이었다.





자전거 바퀴가 지나갈 때마다 바스락 바스락.





오르막이라고 부르기도 민망한 오르막인데 미니벨로로는 오르기가 쉽지 않았다.

힘들 땐 바로 끌바를 해야 한다.





16년 만에 강촌역에 들렀다.

지난 2002년 운행을 중단하기 직전인 통일호를 타고 강촌에 놀러온 일이 있다.

과거 강촌역은 폐역된 뒤 현재 레일 바이크로 유명한 관광지가 됐다.





아침 겸 점심을 먹기 위해 강촌 번화가로 향했다.





보이는 음식점들이 죄다 닭갈비집이어서 뼈다귀 해장국집에 들어왔다.

이날 먹은 뼈다귀 해장국은 내가 그동안 먹어본 뼈다귀 해장국 중 최악의 맛이었다.

육수는 정말 성의가 없었고, 육수에 담긴 뼈다귀는 조리한 지 한참 된 듯 온기가 없었다.  

이렇게 맛 없게 만들기 쉽지 않을 텐데.

상호를 적으려다가 참는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경춘선과 이어지는 구간이 많아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 편하다.

주변 풍경도 일품인 데다, 애를 먹이는 오르막도 많지 않아 쉽게 페달을 밟을 수 있는 길이었다.





길가 어디에서나 반갑게 라이더를 맞아주는 가을꽃 벌개미취.





강원도 춘천시를 벗어나 경기도 가평군 진입!





가평으로 진입하면 바로 자라섬과 만나게 된다.

자라섬 재즈 페스티벌은 특산물 잣과 더불어 가평을 전국적으로 유명하게 만들어준 일등 공신이다.





경강교 인증센터 도착!





북한강 자전거길의 길이가 70km인데 신매대교와 경강교 사이의 거리가 30km에 달한다.

거의 절반을 달린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