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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하율 장편소설 <어쩌다 노산>(은행나무) 저출산을 우려하는 뉴스가 매년 늘어나고 있는데, 사실 이 문제는 기혼자와 미혼자를 나눠 판단해야 한다. 통계청의 ‘장래인구추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혼인 대비 출산 비율은 1.3명이다. 2023년 합계 출산율 0.72명과 비교하면 두 배 가까이 많다. 통계로 확인할 수 있듯이 기혼자는 여전히 아이를 낳으려는 경향이 크다. 다만 만혼 비율이 매년 높아지다 보니 과거보다 난임 부부와 노산이 늘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 작품은 그중 노산에 관해 풀어낸 장편소설이다. 이 작품은 40대 중반의 나이에 계획하지 않았던 둘째 아이를 갖게 된 작가의 경험담을 그린다. 주인공 이름이 대놓고 작가 본명이라는 점에서 알 수 있듯이 이 작품은 자전적인 소설이다. 늦게 결혼해 난임 전문 병원에 다니며 어렵게 첫째를 .. 2024. 4. 25.
차무진 산문집 <어떤, 클래식>(공출판사) 내가 클래식에 관해 아는 수준은 소박하다. 바흐의 G선상의 아리아, 베토벤 교향곡 9번, 파헬벨의 카논, 비발디의 사계 등 남들이 다 아는 정도를 알 뿐이다. 그런 나도 한때 꽤 즐겨듣던 클래식이 있는데, 바로 헨델이 오라토리오 '메시아'다. '메시아'를 찾아 듣게 된 계기는 남들이 보기엔 어처구니없겠지만 영화  때문이다. 은 내가 지금까지 과장을 보태면 200번은 넘게 본 최애 영화인데, 그중에서 가장 명장면은 후반부의 총격 신이다. 주인공 두 명을 죽이려고 성당에 처들어온 악당이 성모 마리아상을 총으로 쏴서 부술 때, 절망하는 두 주인공의 클로즈업된 표정 위로 비장한 음악이 흐른다. 신시사이저가 연주하는 처연한 멜로디의 정체를 알아보니 '메시아'의 서곡 '신포니아'였다. 신이 필요한데 신을 찾을.. 2024. 4. 25.
2024년 4월 4주차 추천 앨범 ▶신현필&고희안 [Dear Mozart] ▶더 폴스 [Anomalies in the oddity space] * 살짝 추천 앨범 ▶이성지 [자화상] 2024. 4. 21.
김보영 연작소설 <종의 기원담>(아작) "걸작이다..." 뒤늦게 이 작품을 읽고 든 생각이다. 문목하 작가의 장편소설 이후 오랜만에 그런 생각을 하게 한 한국 SF다. 이 작품은 지구를 지배하는 존재가 로봇인 세상을 배경으로 살아있다는 건 과연 무엇인가를 철학한다. 작품 속에서 로봇은 당연히 자신을 생물이라고 여기고, 인간의 기준으로 보면 극단적으로 오염된 환경이 로봇에겐 최적의 환경이며, 산소와 유기물질은 로봇에게 위협이 되는 오염원이다. 지금 우리가 생존 문제라고 여기는 게 과연 다른 종에게도 문제일까? 작품은 그런 세상에서 살아가는 로봇의 시선과 심리를 집요하게 쫓으며 자아와 생존을 고민한다. 지금까지 인간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세계를 모조리 뒤집어서 낯선 세상을 보여주는데, 그 세상이 낯설지 않아서 페이지를 넘기는 내내 감탄했다. 로봇.. 2024. 4. 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