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은 흐리다 맑기를 반복했다.
구름이 걷히고 햇살이 쏟아질 때 풍경은 그야말로 최고였다.
대한민국 자전거길 중에서 이렇게 풍경이 좋으면서도 대중교통 연계가 잘 이뤄지는 길은 북한강 자전거길 뿐이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구 경춘선 노반 위에 조성된 구간이 있어 이런 터널도 경험할 수 있다.
가장 귀여운 댕댕이는 시골 댕댕이.
맞바람이 강하게 부는 데다 미니벨로라서 속도도 나지 않아, 역이 보일 때마다 마음이 흔들렸다.
북한강 물은 정말 맑다.
깜짝 놀랄 정도로 맑다.
바닥이 투명해 작은 물고기들이 헤엄치는 모습과 다슬기들이 선명하게 보였다.
섬진강보다 맑을 줄은 몰랐다.
생각해보니 우리나라 생수 수원지 중 상당수가 가평에 위치해 있다.
청평에는 2일과 7일마다 여는 5일장이 있어 들러보려고 했는데, 어째 장사를 하는 분위기가 아니었다.
아쉽지만 패스!
봐도 봐도 감탄사만 나온다.
정말 물이 맑다.
단풍이 온 산을 덮었다.
풋기가 빠진 잎이 바스락거리면 겨울이 온다는 신호다.
초겨울까지도 모습을 보여주는 털별꽃아재비.
길가 곳곳에 털별꽃아재비가 가득했다.
해가 점점 기울어가고 있었다.
마음이 급해졌다.
기울어가는 햇살과 부딪혀 반짝이는 억새.
좁쌀도 잘 익었다!
철을 모르고 피어난 개나리.
개나리 옆에서 철을 모르고 피어난 별꽃.
얘들아... 지금은 봄이 아니다.
가평을 벗어나 남양주 진입!
바닥이 훤히 보이는 강물.
북한강 자전거길은 물 구경만으로도 가치가 있는 길이다.
이 터널을 통과하면 샛터삼거리 인증센터가 나온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이 터널을 지나 왼쪽으로 이어진다.
직진하면 갈매역과 샛터삼거리 북한강 자전거길을 잇는 경춘선 자전거길이 나온다.
드디어 수첩에 북한강 자전거길 인증도장을 모두 다 찍었다.
하지만 아직 밝은광장까지 15km가 남았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왼쪽으로 이어진다.
무심코 직진하면 골치가 아파진다.
샛터삼거리에서 밝은광장까지 이어지는 구간은 공도와 겹치는 구간이 많았다.
매연과 소음 때문에 지치는 구간이었다.
북한강 자전거길은 길이가 짧고 난이도도 낮은 편이어서 다른 자전거길에 비해 라이딩을 단체로 하는 모습이 많이 보였다.
밝은광장에 가까워지자 라이더들이 점점 더 많이 보이기 시작했다.
정겨운 '오도바이'.
'오토바이'의 '토'에서 일부분을 뜯어낸 게 아니라 처음부터 '도'였다.
해가 점점 기운다.
밝은광장 부근에는 산책을 하는 사람들이 많아 자전거를 타기 힘들 정도였다.
나는 자전거에서 내려 밝은광장으로 진입했다.
도착!
어제 출발했던 장소로 다시 도착해 인증샷!
이제 동해한 자전거길과 제주도 자전거길만 종주를 마치면 그랜드 슬램을 달성하게 된다.
두 자전거길 모두 먼 곳에 있는 데다 길이도 길어서 내년까지 종주를 마칠 수 있을진 의문이다.
해가 기울자 서서히 모습을 감추는 북한강의 고요한 풍경
이래서 자전거를 끊을 수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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