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성민 부검 결과 자살 확인
스스로 생을 마감한 어머니와 외삼촌의 부재 속에서도 씩씩한 모습을 보여줬던 어린 남매. 아버지마저도 어머니와 외삼촌과 같은 방법으로 남매 곁을 떠났다. 한 번뿐이어도 감당하기 어려운 비극을 두 번이나 겪은 남매 앞에 믿을 수 없는 비극이 다시 한 번 펼쳐졌다. ‘사망자의 배우자와 직계비속은 상제가 되며 상주는 장자가 된다’는 가정의례준칙에 따라 상주 완장은 남매의 몫이었다. 드라마보다 더 드라마 같은 일이 벌어진 기구한 주말이었다.
조성민 전 두산 베어스 퓨처스리그 재활코치가 지난 6일 오전 서울 도곡동 한 아파트에서 목을 매 숨진 채 발견됐다. 향년 40세. 조 씨는 아이러니하게도 전 부인 고(故) 최진실 씨만큼 살고 같은 방법으로 생을 접어 비극을 더욱 비극으로 만들었다.
경찰은 정확한 사인과 사망시각을 규명하기 위해 유족과 협의하에 7일 오전 조 씨의 시신에 대한 부검을 실시했다. 부검이 끝난 직후 부검의는 “(조성민이) 목을 매 숨진 것이 맞다”며 “정확한 사망시간을 밝히는 데는 2~3주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경찰 관계자도 “이번 부검은 정황상 자살로 추정되지만, 정확한 사망시각을 알기 위해 진행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 수서경찰서에 따르면 여자친구 A씨로부터 이별을 통보받은 조 씨는 지난 6일 어머니에게 “저도 한국에서 살 길이 없네요. 엄마한테 죄송하지만 아들 없는 걸로 치세요”란 문자 메시지를, A씨에게는 “내 인생에 마지막이 자기와 함께하지 못해서 가슴이 아프다. 꿋꿋이 잘 살아”란 카카오톡 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유서는 없었다.
조성민의 삶은 별명 ‘풍운아’처럼 파란만장했다. 1996년 고려대를 졸업한 조 씨는 계약금 1억5000만엔을 받고 일본 프로야구 최고의 명문구단인 요미우리 자이언츠에 입단해 1998년 본격적으로 선발로 나서 스타로 활약했다. 그러나 1999년 팔꿈치 수술을 받은 이후 슬럼프에서 빠져나오지 못한 조 씨는 결국 재기에 실패해 2002년 요미우리에서 방출됐다.
조 씨는 2000년 최고의 배우 최진실 씨와 결혼해 화제를 모았지만, 끊임없는 불화설에 시달리다 2004년 이혼 도장을 찍었다. 조 씨는 2008년 자살로 세상을 떠난 최 씨의 유족들과 두 자녀에 대한 친권, 최 씨의 유산 소유권 분쟁에 휘말려 구설에 올랐다. 최 씨의 동생 최진영 씨도 지난 2010년 자살로 누나의 뒤를 따라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두 남매는 최 씨의 어머니가 맡아 기르고 있다.
조성민의 빈소는 서울 안암동 고려대 안암병원에 마련됐다. 장지는 분당 스카이캐슬 추모공원이며 발인은 오는 9일 치러진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