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단 한 번도 '마왕' 신해철의 쾌유를 의심하지 않았다.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말이다.
한두 달 쯤 지난 후 훌훌 털고 일어나 '라디오스타'나 '비정상회담'에 나와 키득키득 거릴 줄 알았는데…….
부고 기사를 정리하는 일은 무척 힘겨웠다. 냉장고에서 소주 한 병을 꺼냈다.
'마왕'의 갑작스러운 별세가 그 어느 아티스트와의 이별보다 안타까운 이유는 내 질풍노도 사춘기와 그가 가장 광기로 번득였던 시절이 포개지기 때문일 것이다. '마왕'의 별세 후 새삼 죽음이 가깝게 느껴졌다. 이처럼 죽음이 가깝게 느껴진 것은 7년 전 어머니의 갑작스럽고 비통한 별세 이후 처음이다. 사람의 목숨이 이토록 가벼울 수도 있구나.
석간기자라는 족쇄 때문에 출근은 새벽인데, 잠이 오지 않는다.
"병든 자와 노인들은 한쪽 문으로 사라지고
또 다른 문으론 지금 태어난 자들 들어온다
단 한 번도 멈춘 적 없는 시간 보이지 않는 어둠을 달려간다
내게 주어진 시간 속에서 나는 무엇을 보았고 또 느껴야 하는가
내게 다가올 끝날이 오면 나는 무엇을 찾았다 말해야 하는가
세상을 알게 될수록 내 무거워진 발걸음은
아직 내가 걸어야 할 남은 세월을 두렵게 하네
사랑한 것은 빨리 사라져 가고 새로운 것은 익숙해지기 힘들어" (넥스트 'Question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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