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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평범하고 따뜻한 음악이 주는 깊은 위로…日 밴드 공기공단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5. 2. 17.

들으면 들을수록 마음이 편안해지는 공기공단의 매력.

아.. 이번 앨범도 참 좋다..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지난 2012년 한류스타 김수현이 출연한 한 화장품 광고가 팬들의 관심을 모았다. 동물실험 반대 캠페인을 담은 이 화장품 광고는 맑고 따뜻한 느낌의 배경음악과 어우러져 더욱 설득력을 가질 수 있었다. 이 음악은 일본의 3인조 밴드 공기공단(空公) 의 ‘음계소야곡(音階小夜曲)’이었다. 따뜻하고 자극적이지 않은 공기공단의 음악은 한국에서도 잔잔한 인기몰이를 했고, 이는 지난해 공기공단의 첫 내한공연으로도 이어졌다. 공기공단의 신보 ‘안녕 시작(こんにちははじまり)’ 역시 특유의 따뜻하고도 부드러운 멜로디로 귓가를 편안하게 만드는 앨범이다.

이번 앨범을 유통하는 뮤직카로마를 통해 인터뷰를 가진 공기공단은 음악이 한국에서도 많은 인기를 모으는 이유에 대해 “기술적으로 특별한 음악이 아닐뿐더러 가사의 미묘한 느낌도 한국 팬들에게 잘 전달되지 않겠지만, 음악에 스며들어 있는 풍경과 정서가 국경을 넘어 모두에게 공유되기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새 앨범 ‘안녕 시작(こんにちははじまり)’을 국내에 발매한 일본의 3인조 밴드 공기공단(空公). [사진제공=뮤직카로마]


지난 1997년에 결성된 공기공단은 1999년 셀프타이틀 앨범을 시작으로 미니앨범 ‘여기야(ここだよ)’, 메이저 데뷔 앨범 ‘융(融)’, ‘멜로디(メロディ)’ 등 꾸준히 작품을 발표하는 한편 스크린 뒤에서 연주하는 라이브, 음악을 들으며 작품을 즐기는 전시회 등 다양한 활동을 벌여왔다. 현재 공기공단은 야마자키 유카리(보컬), 토가와 오시유키(베이스), 쿠보타 와타루(키보드)를 멤버로 활동 중이다.

야마자키 유카리는 “매 앨범을 제작할 때마다 주제를 정하고 소리를 만들어나가는데, 이번에 표현하고 싶었던 주제는 ‘시작만큼은 끝나지 않아’”라며 “안녕이라고 말하며 상대방과 헤어지는 순간, 창문을 열어도, 모습이 흐트러져도, 그 순간은 끝난 게 아니라 시작하는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 생각을 앨범에 담았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전하다(う)’를 비롯해 ‘시작(はじまり)’ ‘목소리의 사다리(の梯子)’ ‘연속(連)’ ‘새로운 창문(新しい窓)’ ‘쓴 커피의 주장(苦いの言い分)’ ‘잃어버린 것은(なくしたものとは)’ ‘편지를 쓰고 싶어(手紙が書きたい)’ 등 10곡이 수록돼 있다.

토가와 오시유키는 “수록곡들의 내용이 전체적으로 이어지지만 청자마다 느끼는 것이 다를 테니 자유롭게 상상하며 들어줬으면 좋겠다”며 “전작들에 비해 음의 수가 적어 편안하게 들을 수 있겠지만 곡과 곡을 연결하는 눈, 곡 사이의 몇 초까지 신경 써서 만들었으므로 꼭 한 번은 앨범 전체를 들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공기공단은 따뜻하고 편안한 음악으로는 상상하기 어려운 다양한 방식의 앨범 녹음으로 유명하다. 공기공단은 지난 2011년에 발표한 앨범 ‘춘수추사(春愁秋思)’을 가녹음 없이 단 한 번의 녹음으로 완성했고, 2012년에 발표한 ‘밤은 바로 그 앞에 흐른다(夜はそのまなざしの先に流れる)’를 공연장에서 공개 녹음해 발표한 바 있다. 지난해 공기공단이 발표한 앨범 ‘음가순여1(音街巡旅1)’는 라이브 투어에서 녹음한 곡을 다시 스튜디오에서 재녹음한데 이어, 팬들이 직접 연주하고 노래할 수 있도록 악보집까지 실은 바 있다.

쿠보타 와타루는 “이번에는 전작들과는 반대로 제일 평범한 방법으로 녹음했지만, 전작들처럼 라이브의 생생한 느낌과 분위기는 그대로 녹아 들어간 것 같다”며 “평범함 속에서도 이 앨범만의 특별한 분위기가 있어 그 부분을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토가와 오시유키는 “녹음 방법을 매번 바꾸는 이유는 새로운 기분으로 작품을 만들기 위함”이라며 “이번에는 가장 보편적인 방법으로 녹음했지만, 오히려 새로운 기분으로 앨범을 제작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공기공단은 오는 6월 20일 오후 8시 서울 서교동 공중캠프에서 두 번째 내한공연을 벌일 예정이다. 공기공단은 “조용히 듣기만 하는 일본 관객들과는 달리 한국 관객들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즐기는 모습이 달랐다”며 “지난해 내한공연은 잊을 수 없는 감동과 흥분을 줬다. 또 만날 수 있게 돼 기쁘다”고 기대감을 전했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