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매카트니도 반한 ‘떼창’…궁금하면 오라, 마돈나·U2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5. 5. 11.

폴 매카트니 옹의 내한 공연을 본 뒤 핑크 플로이드도 한국에서 보고 싶어졌다.

하지만 핑크 플로이드는 오지 않겠지? ㅜㅜ

그 마음을 끼적거리다가 그냥 이상한 기사 하나로 정리됐다.


헤럴드경제 5월 11일자 29면 톱에도 실렸다.




매카트니도 반한 ‘떼창’…궁금하면 오라, 마돈나·U2

“다쉬 만나요우!”

지난 2일 서울 잠실 종합운동장에서 역사적인 첫 내한공연을 벌였던 ‘팝의 전설’은 어색한 한국어로 재회를 약속했다. 팝 역사상 가장 위대한 밴드로 꼽히는 비틀스(The Beatles)의 주역이자 현존 최고의 팝스타인 폴 매카트니(Paul McCartney)는 이날 한국 팬들의 열광적인 반응에 놀라 손으로 머리를 감싸고 가슴을 두드리며 온 몸으로 감격을 표현했다. 공연을 마친 매카트니는 지난 3일 자신의 트위터에 “환상적이었다. 한국 팬들은 지금까지 우리에게 가장 열렬한 환영을 해줬다(Fantastic climax tothe Asian leg. Korean fans gave us the best welcome ever. We lovethem!)”는 글을 올렸다 상기된 표정으로 다시 내한하겠다던 그의 약속은 그냥 지나가는 말로 들리지 않았다. 

내한공연을 한 번도 벌이지 않은 팝스타는 있어도, 한 번만 벌인 팝스타는 드물다. ‘떼창(관객들이 노래를 함께 따라 부르는 모습을 가리키는 은어)’으로 대표되는 한국의 열정적인 관객 문화에 매료된 팝스타들은 이후 공연 국가 목록에 반드시 한국을 포함시키곤 한다. 심지어 미국 출신 세계적인 밴드 마룬 파이브(Maroon 5)처럼 일부 팝스타들은 서울뿐만 아니라 지방에도 내한공연 일정을 잡는 등 한국 팬들과의 접촉을 확대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직 한국 땅을 한 번도 밟지 않은 대형 팝스타들이 적지 않다. 한국 팬들의 ‘떼창’을 듣지 못해 본 안타까운(?) 팝스타들을 돌아본다.



▶‘팝의 여왕’ 이번에는 한국 땅 밟을까=‘팝의 여왕’ 마돈나(Madonna)는 최근 정규 13집 ‘레벨 하트(Rebel Heart)’를 발매하고 월드 투어 일정을 일부 공개했다. 마돈나는 오는 8월 미국 마이애미를 시작으로 북미와 유럽 35개 도시에서 투어를 벌인다. 마돈나의 월드투어 담당자는 최근 미국 빌보드와 가진 인터뷰에서 “마돈나는 한 번도 동남아에서 공연한 적이 없고, 지난 25년간 호주와 뉴질랜드도 가지 못했다”며 “오세아니아, 아시아 지역 일정도 곧 공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마돈나의 첫 내한공연에 대한 기대 역시 높아지고 있다.

▶한국으로만 구르지 않는 ‘구르는 돌들’=비틀스와 동시대에 정상을 다퉜으며 반세기 넘게 활동 중인 밴드 롤링 스톤스(The Rolling Stones). 지금도 여전히 월드 투어를 벌일 때마다 세계 최고의 수익을 올리는 이 전설적인 밴드도 한국과 아직 인연을 맺지 못했다. 지난해 초 롤링 스톤스는 일본, 중국,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 등 아시아 국가에서 투어를 벌였지만 한국을 쏙 비껴갔다. 멤버들의 평균 연령이 칠순 이상의 고령이다 보니 만약 롤링 스톤스가 내한공연을 펼친다면 처음이자 마지막 공연일 가능성이 높다. 그러나 롤링 스톤스의 국내 인지도가 비틀스에 비해 너무 낮다보니 관객 동원이 수월하지 않아 이들의 내한 가능성은 사실상 희박한 상황이다. 

▶장소ㆍ명분 없어 못 오는 ‘평화 전도사’= 현존 세계 최정상급 밴드로 꼽히는 유투(U2) 또한 한국을 찾은 일이 없다. 유투는 아시아 공연에 박하기로 유명하다. 실제로 유투가 지난 2009년부터 2011년까지 벌여 360도 회전 대형 무대로 화제를 모았던 월드 투어 장소에는 아시아 국가가 전무했다. 유투는 공연의 완성도뿐만 아니라 규모에 대해서도 민감한 것으로 유명하다. 국내에는 일본처럼 대형공연을 벌일 수 있는 돔 공연장이 없기 때문에 이 부분이 해결되지 않는한 유투의 내한은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 때문에 팬들 사이에선 평화와 인권을 중시하는 유투가 남북통일 수준의 사건이 벌어지지 않는 한 내한하지 않을 것이란 비관론이 팽배하다.

▶한국을 미개척지로 남긴 ‘실험 음악 거장’= 팝 역사상 가장 실험적인 음악을 들려줬을 뿐만 아니라 ‘더 다크 사이드 오브 더 문(The Dark Side of The Moon)’ 앨범으로 1973년부터 1988년까지 무려 741주 동안 빌보드 앨범 차트를 지키며 전무후무한 상업적 성공을 거뒀던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 이 ‘프로그레시브 록의 전설’에게도 한국은 아직 미개척지로 남아있다. 핑크 플로이드의 주역이었던 로저 워터스(Roger Waters)가 지난 2002년 내한공연을 벌인 일은 있지만, 밴드가 한국 땅을 밟은 일은 아직 없다. 핑크 플로이드는 지난해 앨범 ‘디 엔드리스 리버(The Endless River)’를 발매한 뒤 “이번 앨범이 마지막”이라고 선언했다. 기적이 일어나지 않는 한 이들의 내한공연은 없을 전망이다. 그러나 기자를 포함해 기적을 바라는 팬들이 아직 한국에 많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