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꽃의 향기가 가장 향기로울까?
이 질문에 대한 대답은 다양하겠지만, 치자꽃 향기를 맡은 후에는 정리될 것이다.
한여름 치자꽃 향기는 그야말로 사랑스럽다.
<식물왕 정진영> 25. ‘치자’는 행복한 향기로 더위를 이긴다
기사입력 2015-07-16 18:13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여러분은 어떤 꽃의 향기가 가장 향기롭게 느껴지던가요? 라일락, 장미, 국화 등 저마다 다양한 꽃들을 꼽지 않을까 싶군요. 기자는 꽃향기하면 단 하나의 꽃을 떠올립니다. 기억은 기자의 사춘기 시절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돌아가신 기자의 어머니께선 생전에 집 베란다에 다양한 화분을 키우셨죠. 기자의 기억에 어머니는 알로에,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 등 주로 먹을 수 있는 식물들로 베란다를 채우셨습니다. 그 때문에 베란다는 늘 초록 일색이었죠.
그러던 어느 해 7월, 베란다에서 조금 다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무심코 베란다로 발을 들인 기자에게 달콤하면서도 풍성한 향기를 머금은 더운 공기가 달려들었습니다. 더위의 짜증을 잊게 만드는 행복한 향기였죠. 기자는 어머니께서 베란다에 맛있는 케이크라도 두신 줄 알고 향기를 따라갔습니다. 아쉽게도 그 향기의 끝에 케이크는 없었습니다. 대신 하얀 꽃이 피어있더군요. 바로 치자꽃이었습니다.
치자는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상록활엽관목으로 중국 원산인 귀화식물입니다. 치자는 주로 경상남도, 전라남도 등 남쪽 지역에서 자생하고 있습니다. 꽃의 모양이 장미를 닮아 아름답고 색이 순백인데다 향기까지 좋아 관상용으로도 널리 재배되고 있죠.
치자는 이렇게 많은 쓰임새를 가지고 있지만, 주로 따뜻한 남쪽 지역에서 자생하다보니 그밖의 지역에선 다소 낯선 꽃입니다. 기자가 이렇게 치자꽃의 향기에 찬사를 보내니 그 실체가 궁금하신가요? 그렇다면 올 여름 휴가를 제주도로 떠나보시죠. 넓은 제주도의 곳곳을 다니시려면 렌트카 없이 힘들 겁니다. 렌트카를 빌렸다면 제주대학교 아라캠퍼스를 한번 방문해보시죠. 정문 주변 화단과 캠퍼스 곳곳에 치자꽃이 가득 피어나 달콤한 향기를 쏟아내고 있더군요.
치자꽃의 꽃말은 ‘행복’ ‘한없는 즐거움’입니다. 방학이어서 고요한 캠퍼스를 채운 향기는 고혹적이었습니다. 치자꽃 향기를 맡아보면 그 꽃말을 납득하는 데 결코 오랜 시간이 들지 않을 겁니다. 이해인 수녀의 시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는 ‘한없는 즐거움’을 더욱 향기롭게 만들어 줄 절창이 될 겁니다.
“그가 지닌 향기를/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설레일 수 있다면/어쩌면 마지막으로/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우리의 삶 자체가/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7월의 편지 대신/하얀 치자꽃 한 송이/오늘 내 마음의 향기로 받으시고/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123@heraldcorp.com
돌아가신 기자의 어머니께선 생전에 집 베란다에 다양한 화분을 키우셨죠. 기자의 기억에 어머니는 알로에, 상추, 고추, 방울토마토 등 주로 먹을 수 있는 식물들로 베란다를 채우셨습니다. 그 때문에 베란다는 늘 초록 일색이었죠.
그러던 어느 해 7월, 베란다에서 조금 다른 풍경이 펼쳐졌습니다. 무심코 베란다로 발을 들인 기자에게 달콤하면서도 풍성한 향기를 머금은 더운 공기가 달려들었습니다. 더위의 짜증을 잊게 만드는 행복한 향기였죠. 기자는 어머니께서 베란다에 맛있는 케이크라도 두신 줄 알고 향기를 따라갔습니다. 아쉽게도 그 향기의 끝에 케이크는 없었습니다. 대신 하얀 꽃이 피어있더군요. 바로 치자꽃이었습니다.
치자는 꼭두서니과에 속하는 상록활엽관목으로 중국 원산인 귀화식물입니다. 치자는 주로 경상남도, 전라남도 등 남쪽 지역에서 자생하고 있습니다. 꽃의 모양이 장미를 닮아 아름답고 색이 순백인데다 향기까지 좋아 관상용으로도 널리 재배되고 있죠.
치자는 많은 이들에게 천연 색소의 원료로 익숙한 식물입니다. 치자로부터 황색소, 적색소, 청색소를 얻을 수 있는데 그중 황색소가 잘 알려져 있죠. 단무지, 바나나맛우유, 카레 등 다양한 음식의 색을 내는데 쓰이는 색소가 바로 치자의 황색소입니다. 빈대떡이나 전의 반죽을 노랗게 물들이는 데에도 치자가 쓰이죠. 열매는 해열과 지혈, 소염 등의 효능을 가지고 있어 한방에선 약재로도 이용됩니다. 또한 치자는 여성분들에게 향수로 익숙한 꽃이기도 합니다. 샤넬의 ‘가드니아(Gardenia)’가 치자꽃 향기를 머금은 대표적인 향수이죠.
치자는 이렇게 많은 쓰임새를 가지고 있지만, 주로 따뜻한 남쪽 지역에서 자생하다보니 그밖의 지역에선 다소 낯선 꽃입니다. 기자가 이렇게 치자꽃의 향기에 찬사를 보내니 그 실체가 궁금하신가요? 그렇다면 올 여름 휴가를 제주도로 떠나보시죠. 넓은 제주도의 곳곳을 다니시려면 렌트카 없이 힘들 겁니다. 렌트카를 빌렸다면 제주대학교 아라캠퍼스를 한번 방문해보시죠. 정문 주변 화단과 캠퍼스 곳곳에 치자꽃이 가득 피어나 달콤한 향기를 쏟아내고 있더군요.
치자꽃의 꽃말은 ‘행복’ ‘한없는 즐거움’입니다. 방학이어서 고요한 캠퍼스를 채운 향기는 고혹적이었습니다. 치자꽃 향기를 맡아보면 그 꽃말을 납득하는 데 결코 오랜 시간이 들지 않을 겁니다. 이해인 수녀의 시 ‘7월은 치자꽃 향기 속에’는 ‘한없는 즐거움’을 더욱 향기롭게 만들어 줄 절창이 될 겁니다.
“그가 지닌 향기를/처음 발견한 날의 기쁨을 되새기며/설레일 수 있다면/어쩌면 마지막으로/그 향기를 맡을지 모른다고 생각하고/조금 더 사랑할 수 있다면/우리의 삶 자체가/하나의 꽃밭이 될 테지요/7월의 편지 대신/하얀 치자꽃 한 송이/오늘 내 마음의 향기로 받으시고/조그만 사랑을 많이 만들어/향기로운 나날 이루십시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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