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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종주/영산강 자전거길 종주(2017)

(2017.10.07~08) 10월은 자전거로 여행하기 딱 좋은 계절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7. 10. 9.



예보대로 비가 그치고 날씨가 맑아졌다.

모텔 창밖으로 손을 내밀어 보니 시원한 바람이 살갗에 닿았다.

자전거를 타기 딱 좋은 날씨였다.





아침의 홍어 거리는 조용했다.

문제는 너무 조용해서 아침밥을 먹을 곳을 찾기가 어려웠다는 점이다.

나주곰탕 거리는 왔던 길을 한참 거슬러 올라가야 하고, 그나마 홍어거리에 있는 곰탕집 두 곳은 문을 아직 열지 않은 상황이었다.

문을 연 곳은 뼈다귀탕집 한 곳뿐이었다.





뼈다귀탕 6000원.

부르스타에 냄비를 올려주길래 1인분이 맞냐고 물으니 맞단다.

매우 맛있는 뼈다귀탕이었다.

밑반찬으로 나온 김치와 생선껍질묵의 맛도 좋았다.

어제 먹은 홍어만큼이나 가성비가 좋은 집이었다.





이제 영산강하구둑으로 출발!

62.6km면 쉬엄쉬엄 가도 몇 시간이면 충분히 닿을 거리다.







역시 날씨가 맑으니 페달을 밟을 맛이 났다.






영산포에서 10km쯤 페달을 밟아 죽산보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이 날 만난 첫 인증센터이니 기분좋게 도장을 쾅!





죽산보 인증센터 부근에 조성돼 있던 귀여운 조형물.





프로 낚시꾼들인가 보다.

아예 배 위에서 낚시를 하다니.

연휴가 길다보니 곳곳에서 이런 낚시꾼들을 많이 볼 수 있었다.





페달을 잠시 멈췄다.

아무도 없고 풀냄새 섞인 바람 소리만 들린다.

살아 움직이는 게 참 좋은 일이란 생각이 들었다.

자전거 여행은 정말 좋은 여행이다.





이날 라이딩 중에 정말 많은 라이더들과 마주쳤다.

전날 내가 묵엇던 숙소 주차장에도 자전거가 가득했다.

연휴가 길고 날씨도 좋으니 이런 날에는 집안에 틀어박혀 있으면 정말 아깝다.

나와야 한다.




보기만 해도 기분 좋은 익어가는 벼.





이맘 때 논이나 밭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한련초.

하지만 이 녀석이 탈모에 꽤 효과가 있다고 한다.

그래서 채취 후 말려서 달여 먹는 사람도 많다고.




한참 오르막을 달린 끝에 느러지 전망대에 도착했다.

전망대에 올라서서 굽어보면 한반도 모양 지형이 보인다는 말에 지친 몸을 이끌고 계단을 올랐다.




계단에 오르기 전에 일단 인증도장부터 찍고.





솔직히 한반도 모양 지형인지 잘 모르겠다.





영산강 자전거길을 달리다보면 축사를 자주 스쳐 지나가게 된다.

그렇게 스쳐 지나간 축사 중 길에서 가장 가까운 축사에서 만난 우공.

눈이 참 순했다. 




하류와 가까워질수록 강의 폭이 넓어지는 게 느껴진다.





무안군 진입!




어제 밤에 먹다 남은 맥주와 안주로 대충 길에 앉아 요기를 했다. 




무안부터 영산강하구둑까진 평지가 계속 이어졌다.

풍경이 단조롭다는 게 흠이라면 흠?




강에도 규모가 작지만 등대가 있었다.

몽탄진 등표는 내수면에 위치한 최초의 등대라고 한다.

영산강하구둑이 완공되기 전에는 이곳 몽탄진까지 수십 척의 황포돛배가 드나들었고, 등표는 당시 뱃길의 나침반 역할 해줬다고 한다.

그러나 하구둑이 건설되면서 뱃길이 끊기자 등표도 역할을 잃었다.

이제 등표는 자전거를 타고 오가는 이들의 눈길을 붙잡는 명소로 역할이 바뀌었다.







하구둑으로 가던 도중에 만난 무인카페.

주인은 카페에 없었지만, 카페 주인이 조각가인 듯했다.

카페 내부와 바깥 곳곳에 못난이 조형물이 전시돼 있었다.





이제 딱 10km 남았다!





저 멀리 아파트 단지가 보인다.

종주의 끝도 함께 보인다.





해당화가 철을 모르고 피어 있었다.

철 모르고 피어난 꽃은 눈을 즐겁게 한다.





목포 진입.

여기서 영산강하구둑 인증센터는 코 닿을 곳에 있다.





목포에 진입한 지 10분도 되지 않아 영산강하구둑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인증수첩에 인증도장 찍기 완료!





영산강 자전거길 종주 성공.

영산강을 마지막으로 4대강 자전거길 종주를 모두 마쳤다.





목포에 온 목적 하나가 또 있다.

최근 목포에서 먹은 평양냉면이다.

준수한 맛이어서 기대를 가득 안고 목포 도심을 향해 페달을 밟았다.





아... 이 걸 먹으러 한참 페달을 더 밟았는데 ㅠ

추석연휴이긴 하지만 토요일 저녁이어서 당연히 문을 열었을 줄 알았는데 아흐...





평양냉면집과 멀지 않은 곳의 맛집을 뒤지다가 간장게장 맛집을 찾았다.

그러나 이미 매스컴에 많이 소개된 곳이라 바깥까지 손님들의 줄이 늘어서 있었다.

오늘은 먹을 복이 없다고 여기며 포기하고 미리 잡은 숙소 근처 롯데리아에서 햄버거를 구입했다.





목포에서 햄버거라니 ㅠ





잎새주로 소맥을 말아먹고 바로 잠들었다.





다음날 아침, 숙소에서 나와 목포터미널에 도착했다.

목포에서 세종으로 가는 버스는 오전 8시30분, 11시 딱 두 개뿐이다.




나는 오전 8시30분 티켓을 끊었다.





다행히 고속도로가 막히지 않았다.

목포에서 세종까지 약 3시간 정도 소요됐다.




세종 도착!

그러나 할 일이 아직 남았다.





세종버스터미널에 도착하자마자 가까운 세종보 인증센터로 향했다. 

영산강 종주 인증과 4대강 종주 인증을 받아야 하는데, 영산강하구둑 인증센터에는 종주 인증을 해주는 시설이 없었기 때문이다.








나는 35412번째로 영산강 자전거길 종주를, 27853번째로 4대강 종주를 마친 사람이 됐다.

지난 1년 사이에 싸구려 자전거 헬맷은 돈 주고도 살 수 없는 나름 간지나는 헬맷이 됐다.


이제 남은 목표는 섬진강, 북한강, 동해안, 제주도 자전거길을 달려 그랜드슬램 인증을 받는 건데 언제쯤 목표를 달성하게 될 진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