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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예림 "음악의 롤모델은 없다…나만의 音 만들어 갈뿐"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3. 6. 28.

절대 20대 초반이라고 볼 수 없는 차분함과 언변.

나는 김예림과 인터뷰를 하며 내 또래의 여자와 진지한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받았다.

 

 

 

음악의 롤모델은 없다…나만의 音 만들어 갈뿐

어떤 것에도 얽매이고 싶지 않고
다양한 이미지로 각인 되고 싶어
타이틀 곡명에 관사 ‘어(A)’붙여

몽환적 멜로디·동화같은 가사 ‘신선’
“다른 버전 ‘All Right’도 준비중”



“앨범의 선곡뿐만 아니라 노출 티저 영상도 모두 제 의견이 적극 반영된 결과물입니다.”

김예림의 대답은 차분하나 단호했고, 민감한 지점에서 말꼬리를 흐리지 않았다. 혼성 듀오 투개월의 멤버로 활동해온 김예림은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3’ 출연 이후 1년7개월 만에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홀로서기에 나섰다. 풋풋한 느낌을 줬던 투개월의 음악과는 달리, 솔로 앨범에서 김예림은 웰메이드 팝과 실험적인 음악의 경계를 오가는 독특한 감성으로 청자를 도발한다. 곡을 지배하는 것은 김예림의 목소리다. 앨범의 타이틀이 ‘어 보이스(A Voice)’인 이유다. 헤럴드경제를 찾은 김예림과 만나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앨범의 타이틀에 ‘어(A)’라는 관사를 붙인 것과 관련해 “ ‘더(The)’는 특정한 명사 앞에 놓이는 관사이지만 ‘A(어)’는 특정되지 않은 명사 앞에 놓이는 관사”라며 “대중이 내 목소리를 다양한 이미지로 기억해줬으면 하는 바람을 담은 타이틀”이라고 설명했다.

앨범엔 몽환적인 느낌을 살린 멜로디와 목소리가 인상적인 타이틀곡 ‘All Right(올라잇)’을 비롯해 렌카(Lenka)를 연상시키는 아기자기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어쿠스틱 곡 ‘넘버 원(Number 1)’과 ‘컬러링’, 동화 같은 가사가 이색적인 ‘캐럴의 말장난’, 촉촉하고도 우울한 감성을 잘 살려낸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등 5곡이 담겨 있다. 윤종신, 페퍼톤스의 신재평, 검정치마의 조휴일, 메이트의 정준일 등 정상급 뮤지션들이 작사ㆍ작곡을 맡았다. 여기에 하림, 조정치, 이상순 등이 연주와 백보컬 등으로 참여해 힘을 보탰다.
 

 

첫 번째 솔로 앨범 ‘어 보이스(A Voice)’를 발매한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 3’ 출신 가수 김예림.  [사진제공=미스틱89]

 

‘All Right’은 속지에 ‘클린 버전(Clean Ver.)’이라고 표기돼 있어 다른 버전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내게 만든다. 김예림은 “다른 버전의 ‘All Right’을 발표하는 일도 계획돼 있다”며 “공개 시기와 편곡의 방향은 정해지지 않았지만 기대해도 좋을 것”이라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김예림은 대형 기획사가 아닌 ‘슈퍼스타K 3’의 심사위원이자 선배 가수인 윤종신이 대표로 있는 기획사 미스틱89와 계약을 맺어 화제를 모은 바 있다. 김예림은 “ ‘슈퍼스타K 3’ 출연 이후 이른바 3사(SMㆍYGㆍJYP)의 러브콜은 없었다”고 솔직하게 밝히며 “다른 기획사의 러브콜은 많았지만 고심 끝에 나를 가장 가까이에서 지켜봤던 윤종신을 선택했다”고 배경을 전했다.

윤종신은 프로듀싱뿐만 아니라 ‘All Right’의 작사ㆍ작곡까지 맡아 앨범 제작을 진두지휘했다. 김예림은 “작은 것 하나하나까지 내 의견을 묻고 상의하는 윤종신의 모습에서 많은 감동을 받았다”며 “미래가 불확실한 시기에 먼저 손을 내밀어 여기까지 이끌어준 윤종신에게 진심으로 감사한다”고 고백했다.

솔로 앨범임에도, 앨범 재킷과 속지엔 ‘투개월(Togeworl)’이란 글자가 곳곳에 실려 있다. 김예림은 “비록 솔로로 활동하고 있지만 도대윤이 미국에서 학업을 마치고 돌아오면 다시 뭉쳐 투개월로 활동할 계획”이라며 “도대윤과는 지금도 자주 연락해 안부를 물으며 지내고 있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앞으로 어떤 뮤지션이 되고 싶으냐는 질문에 김예림은 “롤모델은 없다. 지금은 롤모델을 정해 나아가는 대신 스펀지처럼 많은 것을 받아들여 내 것으로 만들어야 할 때라고 생각한다”고 답하며 “이번 앨범을 듣는 분들이 저마다 서로 다른 감정을 느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