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지션에게도 학생들에게도 이 얼마나 아름다운 경험이란 말인가.
교실에는 건강한 에너지가 넘치고 있었다. 음악의 힘이다.
다문화가정 청소년과 인디 뮤지션의 아름다운 동행
서울다솜학교는 지난 2012년 고등학교에 진학하지 못한 다문화가정 청소년을 위해 개교한 국내 최초의 고교 학력 인정 공립 대안학교다. 학생들은 중국, 베트남, 필리핀 등 서로 다른 언어권 가정 출신이어서 서로 쉽게 섞이지 못해 소통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런 학생들을 하나로 뭉칠 수 있게 만든 매개는 음악이었다. 쉬는 시간과 방과 후에 함께 악기를 연주하던 학생들은 음악을 통해 마음을 열고 친구가 될 수 있었다.
지난 2일 오후 서울 흥인동 성동공고 창조관 6층에 자리한 서울다솜학교 `튠업음악교실` 어쿠스틱 기타반 학생들이 창작곡 `버텨`를 연습하고 있다. [사진제공=CJ문화재단]
서울다솜학교에서 학생들의 합주가 울려 퍼지기 시작한 것은 지난 2012년부터다. 당시 CJ문화재단의 신인 뮤지션 지원발굴 프로그램 ‘튠업’을 통해 선발된 인디 뮤지션들은 문화의 사각지대에 놓은 전국 각지의 학생들을 찾아 음악을 가르치는 프로그램인 ‘튠업 우르르 음악여행’을 진행하고 있었다. 서울다솜학교는 프로그램의 경유지 중 하나였다. 경유지였던 서울다솜학교가 지속적인 교육의 장으로 변모한 것은 학교 측의 요청 때문이었다. 이후 서울다솜학교에는 ‘튠업 음악교실’이 마련됐고 학생들의 손에 악기가 쥐어졌다. 2014년 2학기 현재까지 6학기 째 수업을 이어가고 있는 ‘튠업 음악교실’은 일렉트릭 기타, 어쿠스틱기타, 베이스, 드럼, 건반, 보컬, 랩 부문으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으며 현재 39명의 학생이 참여 중이다.
화기애애한 수업 분위기만큼 학생들의 만족도와 성취감도 높다. 랩반에서 수업을 받는 2학년 김지향(17) 양은 “어렸을 때부터 음악을 하는 게 꿈이었는데 방법도 모르고 비용도 문제여서 고민만 하고 있었다”며 “‘튠업음악교실’을 통해 꿈에 한 발짝 다가선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보컬반에서 수업을 받는 3학년 최종인(20) 군은 “기타를 배우고 싶었는데 학교에서 악기를 지원해줘 배울 수 있게 됐다”며 “처음에는 조금 어려웠지만 점점 재미를 느끼게 돼 학교 최초의 교내 밴드인 ‘PPT’도 만들게 됐다”고 했다.
지난 4일 오후 서울다솜학교 `튠업음악교실` 참여 학생들이 서울 신정동 CJ아지트에서 창작곡 `일곱빛깔`의 합창을 녹음하고 있다. [사진제공=CJ문화재단]
3년 째 ‘튠업음악교실’에 참여하고 있는 마호가니킹의 이한선은 “처음에는 형식에 맞춰 수업을 진행하는 것에 대해 거부감을 가지기도 했지만, 이제는 학생들에게 동생 같은 애정이 생겼다”며 “학생들이 한국에서 진정한 ‘우리들’로 함께 살아갔으면 하고, 스스로를 ‘예쁜 사람, 멋진 사람’이라고 생각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보컬반 수업을 진행하는 싱어송라이터 이정아는 “노래를 가르치기보다는 새로운 친구를 만난다는 기분으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학생들이 수업을 잘 따르기 때문에 함께 즐거운 교감을 하는 느낌을 받고 있으며, 학생들 역시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것”이라고 했다.
‘튠업’ 뮤지션들과 학생들은 오는 17일 오후 7시 서울 신정동 CJ아지트에서 ‘튠업2015 잘살아보자 프로젝트-라이브 일곱빛깔’이라는 타이틀로 콘서트를 벌인다. ‘튠업’ 뮤지션들과 학생들은 이번 콘서트를 위해 함께 창작곡을 만드는 색다른 협업을 시도했다. 창작곡은 모두 3곡으로 어쿠스틱 기타반의 ‘버텨’, 랩반의 ‘화요일밤’, ‘튠업’ 뮤지션들이 학생들을 위해 만든 ‘일곱빛깔’이다. 이중 학생들과 함께 녹음한 ‘일곱빛깔’은 콘서트에 앞서 오는 15일 디지털 음원으로 발매될 계획이다. 1학년 때부터 ‘튠업음악교실’에 참여해 졸업을 맞은 교내 밴드 PPT 멤버들의 마지막 무대와 새롭게 꾸려진 PPT 2기 멤버들의 소개도 이뤄진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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