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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탈의 신’은 오직 하나…주다스 프리스트의 강렬했던 ‘스완송’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5. 3. 17.

아... 샤이니 일본 출장 때문에 너무 피곤하다는 이유로 가지 못했다면 평생 후회할 뻔했다.

정말 멋진 공연이었다. '메탈의 신'은 오직 하나!!!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수많은 선택지 중 단 하나를 고르는 일은 갈등을 동반한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헤비메탈 밴드들 중 단 하나만을 선택해보라는 강요는 그리 곤혹스럽지 않을 것이다. 많은 이들이 머릿속에 떠올릴 이름은 주다스 프리스트(Judas Priest)일 가능성이 클 테니 말이다. 주다스 프리스트보다 상업적인 성공을 거둔 헤비메탈 밴드들은 적지 않다. 하지만 주다스 프리스트의 영향을 받지 않은 헤비메탈 밴드는 단언컨대 단 하나도 없다. ‘메탈의 신(Metal God)’라는 수식어가 주다스 프리스트에게만 허락되는 이유이다. 지난 16일 오후 8시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열린 주다스 프리스트의 내한공연은 그 수식어의 무게를 다시 한 번 확인하게 만든 자리였다.

이번 내한공연은 주다스 프리스트의 신보 ‘리디머 오브 소울스(RedeemerOf Souls)’ 월드투어의 일환이었다. 1976년 작인 ‘빅팀 오브 체인지스(Victim of Changes)’부터 2014년 작인 ‘홀스 오브 발할라(Halls ofValhalla)’까지, 40여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이 전설적인 밴드가 무대 위에 쏟아낸 곡들의 스펙트럼은 광대했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신보의 수록곡 ‘드래거넛(Dragonaut)’을 시작으로 ‘러브 바이츠(Love Bites)’ ‘터보 러버(Turbo Lover)’ ‘비욘드 더 렐름스 오브 데스(Beyond The Realms ofDeath)’ ‘조 브레이커(Jawbreaker)’ ‘브레이킹 더 로(Breaking The Law)’ ‘페인킬러(Painkiller)’ 등 신곡과 대표곡들을 적절하게 배치해 쉴 새 없이 금속성을 쏟아내며 질주했다. 


사진 설명 : 밴드 주다스 프리스트가 지난 16일 오후 서울 광장동 악스코리아에서 내한 공연을 벌이고 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주다스 프리스트는 세월의 무게에 지지 않는 강렬한 라이브로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밴드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롭 핼포드(Rob Halford)의 날카로운 고음과 두터운 중저음을 오가는 신들린 보컬은 공연 내내 관객들의 탄성을 자아냈다. 멤버들 중 최연장자이자 사운드의 핵심인 기타리스트 글렌 팁톤(Glenn Tipton)은 라이트 핸드 태핑, 스윕 피킹 등 고난이도의 연주를 여유롭게 소화하며 무대를 지배했다. 원년멤버인 기타리스트 케이케이 다우닝(K.K. Downing)의 빈자리는 ‘젊은 피’ 리치 포크너(RichieFaulkner)의 역동적인 연주와 움직임으로 채워졌다. 스콧 트라비스(ScottTravis)의 정교하면서도 힘 있는 드럼 연주와 이안 힐(Ian Hill)의 묵묵한 베이스 연주가 조화를 이룬 리듬 파트는 이 모든 것을 하나로 묶어주는 든든한 기반이었다. 

주다스 프리스트가 세월을 잊고 쏟아내는 금속성 앞에 오프닝, 게스트 무대가 끼어들 틈은 없었다. 스탠딩석과 좌석을 꽉 채운 1300여 관객들은 일제히 모든 곡들을 따라 부르며 ‘메탈의 신’을 예우했다. 특히 핼포드가 ‘헬 벤트 포 레더(Hell Bent For Leather)’ 무대에서 할리 데이비슨 오토바이를 몰고 올라와 굉음을 울리자 관객들의 환호성은 극에 달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역사상 가장 강렬한 곡으로 꼽히는 ‘페인킬러’ 무대는 좌석에 앉아있던 나이 지긋한 팬들까지 일어서게 만들었다. 마지막 앙코르 곡 ‘리빙 애프터 미드나이트(Living After Midnight)’가 끝난 뒤에도 관객들은 “프리스트”를 연호하며 객석을 쉽게 떠나지 못했다. 주다스 프리스트는 ‘리디머 오브 소울스’를 끝으로 더 이상 앨범을 내지 않기로 선언한 상황이어서 이번 공연은 사실상 마지막 내한공연이 될 전망이다. 이 때문에 팬들의 아쉬움은 더욱 컸다.


이날 기자와 함께 공연을 관람한 성시권 대중음악평론가는 “대부분의 헤비메탈 밴드들이 50~60대에 이르면 노쇠한 라이브를 들려주는데 주다스 프리스트는 오히려 강렬한 무대를 보여줬다. 세트 리스트 역시 밴드의 초기작부터 중후반기 작품까지 두루 선곡해 팬들에 대한 배려가 돋보였다”며 “주다스 프리스트의 명성에 어울리지 않는 작은 규모의 공연장이었지만 정말로 열광적인 팬들만 모였기 때문에 몰입도가 높은 공연이었다. 주다스 프리스트가 그동안 벌인 세 번의 내한공연 중 최고였다”고 평가했다.

내한 공연 전 기자와 이메일로 인터뷰를 나눴던 핼포드는 활동 연장에 대한 여운을 남겨 눈길을 끌었다. 핼포드는 인터뷰를 통해 “지금까지 팬들이 보내준 사랑에 항상 감사하고 그로부터 힘을 얻어 왔기 때문에 건강과 능력이 허락하는 한 활동을 멈추고 싶지 않다”며 “이번이 마지막이 아닐 수도 있다”고 밝힌 바 있다. 주다스 프리스트의 이번 내한공연이 ‘스완송(아티스트의 마지막 작품)’이 될 지 아닐 지는 팬들에게 달린 셈이다. 

123@heraldcorp.com




그날 찍은 사진들을 추가해 올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