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훌쩍 떠나는 여행

(2016.02.27.) 마지막 사법시험 1차 시험날 고시촌의 풍경(Part.2)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6. 2. 28.



책터나눔 중고책방이 대로변으로 자리를 옮겼다.

예전에 여기에서 참 책을 많이 사고 팔았었는데..

사시 1차 교재는 매우 회전율이 좋은 중고책이었는데, 이제 애물단지가 되겠군..





사법시험 폐지가 가시화되면서 사법시험과 비슷한 과목이 많은 경간부 시험이 고시생들에게 대안으로 떠오른 지 몇년 됐다.

확실히 고시촌에 예전보다 경간부 학원이 많아졌다.






아직도 신림9동이 입에 붙지 대학동은 어색하다.





한때 고시촌 최대 규모의 서점이었던 광장서적 자리에는 이제 문구점과 고기부페가 들어서있다.




어디서 이런 거짓말을!!

저걸 마치 확정됐다는 듯이 얘기하는 여당은 도대체 뭐하는 것들인가?

이미 아닌 걸로 결론이 난 얘기 아닌가?

무책임한 것들 같으니.






고시촌에는 헬스장이 곳곳에 많은데, 헬스장에 다니지 않는 고시생들은 이곳 신성초등학교 운동장을 헬스장으로 삼아 운동을 했다.






지저분했던 신림동 도림천이 말끔하게 정리돼 주민들의 쉼터 역할을 하고 있었다.






재래시장의 풍경은 여전했다.







내가 자주 다녔던 오락실 노래방도 여전히 성업 중이었다.

2곡에 500원이라니 어마어마하지 않은가?






내가 1991년에 100원을 넣고 플레이했던 스트리트파이터가 25년이 지난 지금도 오락실에 있고 여전히 100원이다.

시간이 멈춘 동네이다.





오랜만에 해봤더니 3판 만에 졌다.

이상하게 브랑카는 늘 상대하기 어려웠다.






고시촌 노래방의 특징은 태진, 금영 기계 표시가 모두 따로 돼 있다는 점이다.






고시촌의 남루함(?)을 확인하기 가장 좋은 방법은 오르막길을 따라 위쪽으로 올라가는 것이다.

오르막길을 오르기 전에 '동차합격'에서 삼겹살김치구이로 연료를 채웠다.

가격은 6000원. 가성비 짱이고 맛도 좋다.





오르막길을 오르기 시작!






고시원 방 가격에서 고시촌의 쇠락이 느껴진다.

지금 서울 하늘아래 어떤 고시원 가격이 저렇게 저렴하단 말인가.








고시촌 꼭대기 부근에선 13만원짜리 방도 보였다.

고시촌이 정말 저물어가고 있음을 실감했다.





고시촌 꼭대기 근처까지 올라왔다.






고시촌 꼭대기에 위치한 고시공원.

아무도 없었다.





저렇게 많은 집들이 내려다 보이는데, 저곳에 고시생들을 위한 방은 없다.




고시촌 꼭대기가 산이란 사실을 새삼 느끼게 해주는 길이다.





고시공원에는 사람 대신 고양이 두 마리가 서로 대치한 상태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꼭대기 부근에서 내려다 본 아랫동네.

높이와 경사가 대단하다.





누군가 내다버린 사법시험 2차강의 테이프.

대부분 8~11년 지난 강의를 담고 있는 테이프였다.

이 테이프를 들은 고시생은 합격해서 이 동네를 탈출했을까?






아래에서 위를 내려다보니 경사가 더욱 실감나게 느껴진다.




몇 년전만 해도 고시촌은 열정과 희망을 느낄 수 있는 곳이었다.

그런데 지금의 고시촌에서 느껴지는 아우라는 황량함이었다.

앞으로 굳이 다시 이 곳을 찾아오진 않을 것 같다. 





5515번 버스를 타고 돌아가야 할 시간.




이곳에서 열정을 불태운 청춘들이여 안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