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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전거 국토종주/제주 환상자전거길 종주(2020)

(2020.06.09.) 5년 만에 제주도 땅을 밟다 (용두암 인증센터~송악산 인증센터)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20. 6. 17.

지난 2016년 11월 충동적으로 국토종주 자전거길을 달리기 시작했다.

서해안에서 시작해 한강과 낙동강, 남해안으로 이어지는 국토종주를 마치니 몸은 만신창이가 됐지만 욕심이 생겼다.

전국의 모든 자전거길을 달리고 싶다는 욕심.

직장에 몸이 묶인 처지여서 일부 자전거길을 제외하고는 달리기 쉽지 않았다.

휴가를 이용해 금강, 영산강, 섬진강, 동해안 자전거길을 달리다 보니 어느새 제주도 환상 자전거길만 남았다.

이젠 직장인도 아니고, 오랫동안 마음을 먹었던 새 장편소설 집필까지 마친 터라 마지막 남은 길을 달리기로 했다.

5년 만에 제주도로 향했다.

 

제주 왕복 비행기 티켓 구입을 모두 마일리지로 해결했다.

마일리지를 언제 써야 하나 고민했는데, 매우 요긴하게 활용했다.

돈 굳었다!

 

 

마침 별다른 스케줄이 없던 준면 씨가 나를 김포공항까지 데려다줬다.

덕분에 편하게 공항까지 왔다.

 

 

1시간 만에 도착한 제주.

반갑다!!

 

 

도착했으니 인증샷부터~!

 

 

 

제주도에서도 코로나19는 여전히 시끄럽다.

다행히 다들 마스크를 잘 쓰고 다닌다.

대중교통도 마스크를 안 쓴 사람의 승차를 거부하고 있고.

 

 

 

 

올해 처음 만난 실유카꽃.

실유카는 제주에서 머무는 동안 자주 만난 꽃 중 하나다.

 

 

 

제주 환상자전거길 종주를 앞두고 들었던 고민은 자전거를 어떻게 제주로 싣고 가느냐였다.

그동안 타고 다닌 자전거가 몸에 편하지만, 비행기로 공수하기에는 부담이 되니 말이다.

고민 끝에 자전거를 대여하기도 했다.

마침 공항에서 멀지 않은 곳에 자전거 대여점이 있어서 MTB 한 대를 4일 간 대여했다.

대여 비용은 페니어백을 포함해 약 10만 원 정도 들었다.

 

 

 

첫 번째 목적지는 환상 자전거길의 기점인 용두암이다.

환상 자전거길은 용두암에서 출발해 해안을 따라 반시계 방향으로 달려 용두암으로 다시 돌아오는 234km 코스다.

자전거 대여점에서 나와 조금 달리니 환상 자전거길을 알리는 표지판이 보였다.

용두암이 가까운 곳에 있다는 신호다.

 

 

 

용두암 인증센터에 도착해 인증수첩에 첫 도장음 찍었다.

 

 

 

 

용두암에 왔으니 용두암 사진 한 장은 찍어줘야 제맛!

 

 

바라던 바다!!

최소한 종주 첫날은 맑기를 바랐는데, 맑아서 바다의 푸른 빛깔을 볼 수 있었다.

 

 

 

대한민국 대표 휴양지답다.

비행기가 도로와 저렇게 가깝게 날아다니다니.

 

 

 

두 번째 인증센터가 있는 다락쉼터로 고고고!!

 

 

 

 

자전거길 곳곳에서 피어 있었던 송엽국(사철채송화).

꽃 색깔이 바다와 잘 어울린다.

 

 

 

 

지난해 동해안 자전거길을 달리며 느낀 바인데, 맑은 날의 장점은 풍경이 아름답게 보인다는 점이다.

단점은... 덥다.

역시 남쪽은 남쪽이다.

덥더라.

 

 

 

 

여기는 정글인가...

 

 

 

제주공항에서 가장 가까운 곳에 위치한 해수욕장인 이호테우 해수욕장.

개장 준비 중이었지만 몇몇 관광객들이 바다를 즐기고 있었다.

 

 

 

 

맑은 날 제주 해변에선 어디에 카메라를 들이대도 아름다운 사진이 나온다.

 

 

이야!! 물 맑은 것 좀 보소!

나도 모르게 바닷물을 찍어 맛을 볼 뻔했다.

 

 

 

 

애월읍에 진입!

 

 

 

 

두 번째 인증센터인 다락쉼터에 도착.

 

 

 

 

인증센터와 가까운 편의점에서 간단히 배를 채웠다.

환상 자전거길 주변에는 편의점이 많아 보급이 용이한 편이다.

4년 전에 달린 낙동강 자전거길이나, 작년에 달린 동해안 자전거길은 거의 사막이나 다름 없었는데 말이다.

 

 

 

 

어차피 자주 볼 바다여서 굳이 페달을 밟아야 들어가 볼 수 있는 해수욕장은 패스했다.

 

 

 

 

얼마 만에 보는 영운기인가.

제주가 도심을 제외하면 시골임을 실감했다.

 

 

 

 

다음 인증센터인 해거름마을인증센터로 가는 길은 공도와 많이 겹쳤다.

자전거길 곳곳에서 지역 주민이 농사를 지어 말리는 마늘을 볼 수 있었다.

달릴 때 불편했지만, 지역 주민 입장에서 나 같은 라이더는 어쩌다 한 번 오는 나그네 아닌가.

조심해서 마늘을 피해 페달을 밟았다.

 

 

 

잠시 고민하다가 코스를 2km 줄이기로 했다.

어차피 원 없이 볼 풍경이 바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자전거길 주변에서 흔하게 볼 수 있었던 선인장 꽃과 열매 백련초.

호기심이 일어 백련초를 따서 맛을 보고 싶었는데, 주인이 따로 있을까봐 참았다.

 

 

 

 

세 번째 인증센터인 해거름마을공원에 도착했다.

간만에 각을 잡고 자전거를 타니 엉덩이가 아파 오기 시작했다.

새 장편소설 집필을 핑계로 준비 운동 없이 제주도로 온 대가다.

 

 

 

 

해가 저문다.

바람이 시원해져 페달을 밟기가 한결 편해졌지만, 한편으로는 마음이 급해진다.

해가 지기 전에 숙소를 잡아야 하니 말이다.

 

 

 

 

오늘 목표는 송악산 인증센터.

이는 곧 제주에서 서귀포로 넘어가야 한다는 의미다.

 

 

 

 

제주 하면 떠오르는 식물 중 하나인 소철.

소철이 동물처럼 정자를 가지고 번식한다는 이야기를 듣고 놀랐던 기억이 문득 떠올랐다.

정자는 동물의 전유물 같지만 의외로 소철을 비롯해 은행나무 등 몇몇 식물도 정자를 가지고 있다.

심지어 동물의 정자처럼 편모도 가지고 있고 활동성도 좋다.

 

 

 

 

오늘 목적지가 있는 서귀포시 대정읍에 진입!

 

 

 

 

아.... 마늘....

나 마늘 사랑한다 했잖아...

 

 

 

 

해가 기우는 속도가 점점 빨라진다.

내 마음도 점점 급해진다.

 

 

 

올해 처음 만난 달맞이꽃.

달맞이꽃이 피었다는 것은 무슨 의미다?

곧 해가 진다는 의미지 ㅜ

 

 

 

 

오... 마님...

역시 제주는 말의 섬.

가까이 다가오는 나를 경계하지 않고 한가롭게 풀을 뜯는 마님의 위엄.

 

 

 

 

다행스럽게도 해가 완전히 지기 전에 목적지인 송악산 인증센터에 도착했다.

 

 

 

인증센터와 가까운 숙소에 자리를 잡은 뒤 밖으로 나와 늦은 저녁을 먹었다.

저녁 메뉴는 전복죽.

죽에 들어 있는 전복이 꽤나 실해 마음에 들었다.

 

 

 

 

이날 달린 거리는 약 70km.

다음 날 어디까지 달릴까 고민하다가 성산일출봉까지 가기로 마음을 먹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