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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다반사

집에서 10분 만에 만드는 평양냉면 레시피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21. 7. 27.


자극적인 제목을 달았지만, 거짓말이 아님을 먼저 밝힌다.
평양냉면 마니아인 준면 씨도 "이건 평양냉면 맛이다"라고 인정했으니 말이다.

평양냉면이 아무리 좋아도 만날 냉면집을 찾을 수 없는 노릇 아닌가.
집에 있을 때는 아쉬운 대로 마트에서 파는 냉면 중 가장 괜찮은 맛을 보여주는 청수냉면으로 해갈을 하곤 했다.

주방을 뒤져보니 레토르트 사골국물이 보였다.
사골국물을 청수냉면의 육수와 섞으면 괜찮은 맛이 나올 것 같았다.
시도해보니 꽤 괜찮은 맛의 육수가 완성됐다.

냉면 육수를 마시던 중 문득 이런 결론에 이르렀다.
평양냉면은 질 좋은 소고기 양지를 양껏 끓여 만든 육수가 핵심이다.
그렇다면 육수를 마트에서 파는 양지육수로 대신해도 비슷한 맛이 나오지 않을까?
마트에서 파는 양지육수도 따지고 보면 공장에서 소고기를 대량으로 투입해 뽑아낸 육수 아닌가?
바로 시도해봤다.

우선 청수냉면에 포함된 농축 육수를 물에 희석했다.
여기에 이마트에서 구입한 피코크 양지육수 한 봉지를 섞었다.
청수냉면 육수의 동치미 맛을 누르려고 양지육수 투입 비율을 높였다.
여기에 소금 약간, 미원 약간을 섞고 적당량의 물을 붓자 그럴듯한 색을 가진 육수가 만들어졌다.

삶은 면 위에 파, 고춧가루, 양지육수 봉지에 남은 고기를 고명으로 올린 뒤 육수를 부었다. 
육수를 한 모금 마셔봤다.
헉! 이건 인스턴트 냉면이 아니다...
놀랍게도 정말 평양냉면(특히 의정부 계열!)과 흡사한 맛이 났다.
옆에서 의심스럽게 나를 보던 준면 씨도 육수를 한 모금 마시고 면을 씹더니 눈빛이 달라졌다.
육수 비율만 조절하면 훨씬 맛있는 냉면이 완성될 거라는 데 둘은 의견을 같이했다.

혹시 평양냉면이 고픈데 날씨가 덥고 가게가 멀어서 나가기 어렵거든, 속는 셈 치고 한 번 시도해보시라.
자기가 만들어놓고도 어이없는 맛이 날 테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