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가 빌보드 HOT100에 이름을 올렸다.
그것도 한국어 노래로. 과연 이런 일이 다시 벌어질 수 있을까?
이러다 정말 TOP10 갈 것 같다. 설마 정상을 밟는 것은 아니겠지?
이젠 조금 무서워진다.
한국어 노래 최초 빌보드 HOT100 차트 64위…아이튠즈 음원 차트선 8위 돌풍
싸이, 인기 토크쇼·뮤직 페스티벌 출연…불황에 지친 미국인 ‘B급 정서’에 열광
미국이 싸이에게 즐거운 공격을 당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마침내 미국 빌보드 HOT100 차트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강남스타일’은 14일 발표된 최신(9월 22일자) 빌보드 HOT100 차트 64위에 올랐다. 빌보드 HOT100 차트는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음악순위 차트다. 싸이는 2009년 10월 영어 싱글 ‘노바디(Nobody)’로 76위에 오른 원더걸스 이후 두 번째로 이 차트에 오른 한국 가수가 됐다. 또한 한국어로 부른 노래의 차트 진입은 사상 최초의 일이다. K-팝(Pop)에 있어서 난공불락의 시장이었던 미국이 왜 스스로 ‘강남스타일’에 빗장을 푼 것일까.
▶만국 공통어 ‘웃음’ 미국인에게도 통했다=‘강남스타일’이 미국 내에서 화제로 떠오른 것은 지난 7월 31일 인터넷 가십을 다루는 사이트 ‘거커닷컴(www.gawker.com)’에 소개된 이후부터다. 이어 다음날 8월 1일 소셜 뉴스 사이트 ‘레딧닷컴(www.reddit.com)’도 ‘강남스타일’을 소개했다. 이어 CNN, 타임, 월스트리트저널,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내 주요 언론이 앞다퉈 이 같은 기현상에 주목하자 미풍이었던 ‘강남스타일’은 토네이도로 덩치를 키웠다.
‘강남스타일’의 인기 요인은 뮤직비디오 곳곳에서 보이는 코믹함 때문이다. 지하주차장, 한강둔치, 유람선 위, 엘리베이터, 목욕탕, 지하철, 경마장, 요가 현장, 횡단보도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 엽기적 상황 설정과 퍼포먼스는 문화적 배경과 언어 장벽을 뛰어넘어 그 자체로 웃음을 준다. 스타의 외모와 전혀 딴판인 남자가 말끔히 정장을 차려입고 우스꽝스러운 ‘말춤’을 추는 모습은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어도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강남스타일’ 이전에도 코믹함을 전면에 내세운 뮤지션이 미국 내에서 인기를 얻은 경우가 적지 않다. 엽기적인 뮤직비디오 ‘아임 온 어 보트(I’m on a boat)’의 주인공인 힙합 트리오 더론리아일랜드(The Lonely Island)와 ‘파티 록 앤썸(Party rock anthem)’으로 셔플댄스를 알린 남성 일렉트로닉 듀오 엘엠에프오(LMFAO)가 대표적이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은 이전에 코믹 콘셉트로 성공한 뮤지션의 연장선상에 있다.
▶‘B급정서’ 불황에 지친 미국인에게 통했다=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경제불황은 4년째 계속되고 있다. 다소 자극적이고 가볍지만 한편으로 고상함을 비트는 ‘B급문화’는 대표적 불황기 소비재다.
지난달 14일 미국 3대 방송사 중 하나 ABC와 인터뷰를 가진 싸이는 “강남은 한국의 베벌리힐스 같은 곳”이라며 “춤, 뮤직비디오, 상황 모두가 베벌리힐스 같지 않은데도 계속 베벌리힐스라고 우기는 게 포인트”라고 ‘강남스타일’의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이는 ‘B급문화’의 정서를 ‘강남스타일’에 그대로 반영하려 했음을 밝히는 고백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달 28일자 월드뉴스 1면에 “뮤지션이 되지 않았더라면 나는 십중팔구 ‘루저’가 돼 있을 것”이란 제목으로 싸이와 ‘강남스타일’을 비중있게 다뤘다. 이는 미국도 ‘강남스타일’의 ‘B급 정서’에 주목했음을 시사한다. 지난달 14일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강남스타일’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B급 문화’인 화장실 유머를 꼽으며 “ ‘강남스타일’이 오늘날 한국사회, 특히 강남지역에 만연한 물질주의와 외모 중시 풍토를 코믹하게 비틀었다”고 분석했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춤, 미국인에게 통했다=1996년 로스델리오(Los Del Rio)가 ‘마카레나(Macarena)’로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켰다. ‘마카레나’는 무려 14주 동안 빌보드 싱글차트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같은 인기의 원인은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후렴구, 두 팔을 차례로 앞으로 내밀었다 목과 허리에 얹으며 들썩이는 과정을 반복하는 독특한 춤 때문이었다. ‘강남스타일’ 역시 ‘마카레나’처럼 단순하지만 중독성 강한 ‘말춤’과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어우러진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 라인으로 미국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지난달 2일 CNN은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며 “매우 중독성이 강해 바이러스처럼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허핑턴포스트는 “중독성 강한 비트와 후렴구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강남스타일’을 평가했다.
▶한 번 길 뚫리자 탄탄대로 “갈 때 까지 가볼까?”=이에 앞서 11일 싸이는 미국의 인기 토크쇼 NBC ‘엘렌 드제너러스 쇼(이하 엘렌쇼)’에 출연해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함께 ‘강남스타일’의 안무인 말춤을 춰 화제를 모았다.
미국의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12일 “싸이가 출연한 ‘엘렌쇼’가 2003년 첫 방송 이후 역대 최고 시청률인 3%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싸이는 다음주 ‘엘렌쇼’에 단독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다.
싸이는 21일과 22일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아이하트라디오 뮤직 페스티벌’ 무대에도 오른다. 미국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진행자인 라이언 시크레스트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본조비, 리한나, 테일러 스위프트 등 최고의 팝스타만 올라온 무대다.
‘강남스타일’은 지난 12일 미국 아이튠즈 음원 차트 8위에 이름을 올리며 TOP10에 진입했다. 미국 유료 음악시장에서 아이튠즈 차트의 점유율은 80% 이상이다. 빌보드 HOT100 차트만큼이나 의미있는 차트인 셈이다.
‘강남스타일’은 12일 신드롬의 진원지였던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 조회 수 1억5000만건을 넘겼다. 레이디 가가가 3년, 저스틴 비버가 3개월 걸려 도달한 기록을 ‘강남스타일’은 단 2달 만에 갈아치웠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싸이, 인기 토크쇼·뮤직 페스티벌 출연…불황에 지친 미국인 ‘B급 정서’에 열광
미국이 싸이에게 즐거운 공격을 당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이 마침내 미국 빌보드 HOT100 차트에도 모습을 드러냈다. ‘강남스타일’은 14일 발표된 최신(9월 22일자) 빌보드 HOT100 차트 64위에 올랐다. 빌보드 HOT100 차트는 명실상부 세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음악순위 차트다. 싸이는 2009년 10월 영어 싱글 ‘노바디(Nobody)’로 76위에 오른 원더걸스 이후 두 번째로 이 차트에 오른 한국 가수가 됐다. 또한 한국어로 부른 노래의 차트 진입은 사상 최초의 일이다. K-팝(Pop)에 있어서 난공불락의 시장이었던 미국이 왜 스스로 ‘강남스타일’에 빗장을 푼 것일까.
▶만국 공통어 ‘웃음’ 미국인에게도 통했다=‘강남스타일’이 미국 내에서 화제로 떠오른 것은 지난 7월 31일 인터넷 가십을 다루는 사이트 ‘거커닷컴(www.gawker.com)’에 소개된 이후부터다. 이어 다음날 8월 1일 소셜 뉴스 사이트 ‘레딧닷컴(www.reddit.com)’도 ‘강남스타일’을 소개했다. 이어 CNN, 타임, 월스트리트저널, 허핑턴포스트 등 미국 내 주요 언론이 앞다퉈 이 같은 기현상에 주목하자 미풍이었던 ‘강남스타일’은 토네이도로 덩치를 키웠다.
‘강남스타일’의 인기 요인은 뮤직비디오 곳곳에서 보이는 코믹함 때문이다. 지하주차장, 한강둔치, 유람선 위, 엘리베이터, 목욕탕, 지하철, 경마장, 요가 현장, 횡단보도 등 장소를 가리지 않는 엽기적 상황 설정과 퍼포먼스는 문화적 배경과 언어 장벽을 뛰어넘어 그 자체로 웃음을 준다. 스타의 외모와 전혀 딴판인 남자가 말끔히 정장을 차려입고 우스꽝스러운 ‘말춤’을 추는 모습은 가사를 알아들을 수 없어도 웃음을 주기에 충분했다. ‘강남스타일’ 이전에도 코믹함을 전면에 내세운 뮤지션이 미국 내에서 인기를 얻은 경우가 적지 않다. 엽기적인 뮤직비디오 ‘아임 온 어 보트(I’m on a boat)’의 주인공인 힙합 트리오 더론리아일랜드(The Lonely Island)와 ‘파티 록 앤썸(Party rock anthem)’으로 셔플댄스를 알린 남성 일렉트로닉 듀오 엘엠에프오(LMFAO)가 대표적이다. ‘강남스타일’의 성공은 이전에 코믹 콘셉트로 성공한 뮤지션의 연장선상에 있다.
지난달 22일 미국의 음악전문 방송 VH1 ‘빅 모닝 버즈 라이브(Big Morning Buzz live)’에 출연한 싸이. |
▶‘B급정서’ 불황에 지친 미국인에게 통했다=2008년 금융위기 이후 미국의 경제불황은 4년째 계속되고 있다. 다소 자극적이고 가볍지만 한편으로 고상함을 비트는 ‘B급문화’는 대표적 불황기 소비재다.
지난달 14일 미국 3대 방송사 중 하나 ABC와 인터뷰를 가진 싸이는 “강남은 한국의 베벌리힐스 같은 곳”이라며 “춤, 뮤직비디오, 상황 모두가 베벌리힐스 같지 않은데도 계속 베벌리힐스라고 우기는 게 포인트”라고 ‘강남스타일’의 배경을 설명한 바 있다. 이는 ‘B급문화’의 정서를 ‘강남스타일’에 그대로 반영하려 했음을 밝히는 고백으로 볼 수 있다.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은 지난달 28일자 월드뉴스 1면에 “뮤지션이 되지 않았더라면 나는 십중팔구 ‘루저’가 돼 있을 것”이란 제목으로 싸이와 ‘강남스타일’을 비중있게 다뤘다. 이는 미국도 ‘강남스타일’의 ‘B급 정서’에 주목했음을 시사한다. 지난달 14일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메일은 ‘강남스타일’의 인기 요인 중 하나로 ‘B급 문화’인 화장실 유머를 꼽으며 “ ‘강남스타일’이 오늘날 한국사회, 특히 강남지역에 만연한 물질주의와 외모 중시 풍토를 코믹하게 비틀었다”고 분석했다.
▶중독성 강한 멜로디와 춤, 미국인에게 통했다=1996년 로스델리오(Los Del Rio)가 ‘마카레나(Macarena)’로 전 세계적 신드롬을 일으켰다. ‘마카레나’는 무려 14주 동안 빌보드 싱글차트 1위 자리를 지켰다. 이 같은 인기의 원인은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와 후렴구, 두 팔을 차례로 앞으로 내밀었다 목과 허리에 얹으며 들썩이는 과정을 반복하는 독특한 춤 때문이었다. ‘강남스타일’ 역시 ‘마카레나’처럼 단순하지만 중독성 강한 ‘말춤’과 전 세계적으로 인기몰이 중인 일렉트로닉 사운드에 어우러진 따라 부르기 쉬운 멜로디 라인으로 미국인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지난달 2일 CNN은 ‘강남스타일’ 뮤직비디오를 소개하며 “매우 중독성이 강해 바이러스처럼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같은 날 허핑턴포스트는 “중독성 강한 비트와 후렴구로 인기를 끌고 있다”고 ‘강남스타일’을 평가했다.
▶한 번 길 뚫리자 탄탄대로 “갈 때 까지 가볼까?”=이에 앞서 11일 싸이는 미국의 인기 토크쇼 NBC ‘엘렌 드제너러스 쇼(이하 엘렌쇼)’에 출연해 팝스타 브리트니 스피어스와 함께 ‘강남스타일’의 안무인 말춤을 춰 화제를 모았다.
미국의 연예매체 할리우드리포터는 12일 “싸이가 출연한 ‘엘렌쇼’가 2003년 첫 방송 이후 역대 최고 시청률인 3%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이 같은 인기에 힘입어 싸이는 다음주 ‘엘렌쇼’에 단독 게스트로 출연할 예정이다.
싸이는 21일과 22일엔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되는 ‘아이하트라디오 뮤직 페스티벌’ 무대에도 오른다. 미국의 인기 오디션 프로그램 ‘아메리칸 아이돌’ 진행자인 라이언 시크레스트가 주최하는 이 행사는 본조비, 리한나, 테일러 스위프트 등 최고의 팝스타만 올라온 무대다.
‘강남스타일’은 지난 12일 미국 아이튠즈 음원 차트 8위에 이름을 올리며 TOP10에 진입했다. 미국 유료 음악시장에서 아이튠즈 차트의 점유율은 80% 이상이다. 빌보드 HOT100 차트만큼이나 의미있는 차트인 셈이다.
‘강남스타일’은 12일 신드롬의 진원지였던 유튜브에서 뮤직비디오 조회 수 1억5000만건을 넘겼다. 레이디 가가가 3년, 저스틴 비버가 3개월 걸려 도달한 기록을 ‘강남스타일’은 단 2달 만에 갈아치웠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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