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넷, SNS, 유튜브.. 물리적 거리를 뒤엎어 버리는 온라인의 힘!
무명의 英 락밴드 ‘악틱몽키즈’
SNS로 수많은 추종자 양산
첫앨범 발매 동시에 차트 1위
2012년 최고의 팝스타 ‘고티에’
실험적이고 예술적 뮤직비디오
유튜브 통해 화제…세계적 명성도
큰 비용 안들이고 깜짝스타 탄생
최고의 홍보수단으로 각광
2005년 1월 저작권법 개정안이 발표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블로그나 카페에 무심코 음악을 올리는 행위는 법적 처벌의 대상이었다. 수많은 누리꾼들의 반발로 살벌해진 분위기 속에서 무료로 음악을 공유하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프리비지엠(www.freebgm.net)’이라는 이름의 이 사이트로 아마추어 뮤지션들의 자작곡 공개가 잇따랐다. 자택 골방에서 취미삼아 음악을 만들던 누군가도 자신의 자작곡을 몇 곡 공개했다. 며칠 사이에 그의 ‘골방음악’에 수많은 추천과 댓글이 달렸다. 그의 곡은 독립 영화 음악, TV 프로그램 배경음악, 시낭송 음악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기 시작했다. 골방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속에 처박혀 있던 곡들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는 기자의 이야기다. 재능 부족으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인터넷이 없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작은 사건이었다.
▶SNS, 홍보 수단의 가능성을 보여주다=그 이전에도 PC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유명세를 얻은 뮤지션들이 없진 않았다. 우리나라에선 조PD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얻은 인기를 세계적으로 확장시킨 첫 번째 사례는 영국의 록밴드 악틱 몽키즈(Arctic Monkeys)다.
이들의 성공 신화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마이스페이스’에서 시작됐다. SNS는 인터넷이라는 무한 공간에 흩어져 있던 수많은 사람을 엮어 거대한 관계망을 형성했다. 이는 곧 음악의 유통경로로 이어졌다.
‘마이스페이스’로 수많은 온라인 추종자를 양산해낸 악틱 몽키즈는 2005년 10월 첫 번째 싱글 ‘아이 벳 유 록 굿 온 더 댄스플로어(I Bet You Look Good on the Dancefloor)’를 발매와 동시에 영국 싱글 차트 1위에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악틱 몽키즈는 차트 정상에 오르기 전까지 ‘마이스페이스’의 존재조차 몰랐다. 모든 과정은 팬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앨범 발매와 투어로 대표되는 기존의 고비용 홍보 수단이 인터넷과 SNS로 대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서 악틱 몽키즈의 성공은 이전과 선을 달리한다.
▶뮤지션, SNS로 직접 세계와 소통에 나서다=아울 시티(Owl City)는 아담 영(Adam Young)이 작사, 작곡, 프로듀싱은 물론 악기 연주까지 전담하는 미국 출신의 원맨밴드다. 아담 영은 2007년 데뷔 전까지 코카콜라 창고에서 일을 하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불면증에 시달렸던 그는 지하실에서 음악을 만들며 불면증을 달랬다. 주변에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 없었던 그는 하는 수 없이 컴퓨터를 이용해 홀로 작업했다. 그는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든 ‘골방음악’을 ‘마이스페이스’에 올려 공유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신디사이저 사운드에 현악기를 곁들인 아기자기한 선율이 반복되는 아울 시티의 음악은 199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춘 신스팝(Synth Pop)을 21세기에 다시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09년, 아울 시티는 ‘파이어플라이스(Fireflies)’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다. SNS가 그를 코카콜라 창고 직원에서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인생 역전을 시켜준 셈이다.
▶‘골방음악’유튜브 통해 보여주는 음악으로 진화=‘섬바디 댓 아이 유즈드 투 노(Somebody That I Used To Know)’로 빌보드 싱글 차트 8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2012년 최고의 팝스타로 떠오른 고티에(Gotye).
미국 팝계를 뜨겁게 달군 이 벨기에 태생의 호주 싱어송라이터의 작업실은 부모의 농장 헛간을 개조한 스튜디오다. 그는 이 골방에서 대부분의 음악을 만들어냈다. 고티에의 음악은 평단으로부터 ‘골방에서 댄스 플로어를 오가는 마법 같은 사운드’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고티에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 준 일등 공신은 뮤직비디오다. ‘섬바디 댓 아이 유즈드 투 노’뮤직비디오가 보여준 실험적이고도 예술적인 영상은 음악 이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는 뮤직비디오의 홍보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섬바디 댓 아이 유즈드 투 노’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조회 수 3억건을 넘기며 비주얼 뮤직(Visual Music)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골방음악’과는 거리가 있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세계적인 성공 역시 코믹한 뮤직비디오와 유튜브라는 유통 경로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SNS가 보여준 무한한 가능성=지난 1월, 유튜브에 5명이 1개의 기타로 고티에의 ‘섬바디 댓 아이 유즈드 투 노’를 연주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유튜브에 올라온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조회 수 400만건을 돌파한 이 영상은 14일 현재 조회 수 1억3000만건을 기록 중이다. 이들 5명은 캐나다 출신으로 ‘워크 오프 디 어스(Walk off the Earth)’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밴드다. 2006년 결성 이후 줄곧 무명이었던 ‘워크 오프 디 어스’는 유튜브에서 얻은 유명세를 바탕으로 오프라인에서도 스타로 떠올랐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월드 투어 여행을 다니고 있다. 동영상 한 편을 올린 지 불과 반년 만에 거둔 결과물이다. SNS가 앞으로 또 어떤 깜짝 스타를 만들어내는 기적을 보여줄지 기대를 가지고 즐겁게 지켜볼 일이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SNS로 수많은 추종자 양산
첫앨범 발매 동시에 차트 1위
2012년 최고의 팝스타 ‘고티에’
실험적이고 예술적 뮤직비디오
유튜브 통해 화제…세계적 명성도
큰 비용 안들이고 깜짝스타 탄생
최고의 홍보수단으로 각광
2005년 1월 저작권법 개정안이 발표됐다. 개정안에 따르면 블로그나 카페에 무심코 음악을 올리는 행위는 법적 처벌의 대상이었다. 수많은 누리꾼들의 반발로 살벌해진 분위기 속에서 무료로 음악을 공유하는 사이트가 등장했다. ‘프리비지엠(www.freebgm.net)’이라는 이름의 이 사이트로 아마추어 뮤지션들의 자작곡 공개가 잇따랐다. 자택 골방에서 취미삼아 음악을 만들던 누군가도 자신의 자작곡을 몇 곡 공개했다. 며칠 사이에 그의 ‘골방음악’에 수많은 추천과 댓글이 달렸다. 그의 곡은 독립 영화 음악, TV 프로그램 배경음악, 시낭송 음악 등 다양한 용도로 쓰이기 시작했다. 골방의 컴퓨터 하드디스크 속에 처박혀 있던 곡들이 빛을 보게 된 것이다. 이는 기자의 이야기다. 재능 부족으로 큰 성공을 거두진 못했지만 인터넷이 없었다면 결코 일어나지 않았을 작은 사건이었다.
▶SNS, 홍보 수단의 가능성을 보여주다=그 이전에도 PC통신이나 인터넷을 통해 유명세를 얻은 뮤지션들이 없진 않았다. 우리나라에선 조PD가 대표적인 경우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얻은 인기를 세계적으로 확장시킨 첫 번째 사례는 영국의 록밴드 악틱 몽키즈(Arctic Monkeys)다.
이들의 성공 신화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인 ‘마이스페이스’에서 시작됐다. SNS는 인터넷이라는 무한 공간에 흩어져 있던 수많은 사람을 엮어 거대한 관계망을 형성했다. 이는 곧 음악의 유통경로로 이어졌다.
아마추어 뮤지션들도 실력만 있으면 성공하는 시대가 열렸다. 사진은 왼쪽부터 락밴드 악틱몽키즈, 아울시티, 고티에. |
‘마이스페이스’로 수많은 온라인 추종자를 양산해낸 악틱 몽키즈는 2005년 10월 첫 번째 싱글 ‘아이 벳 유 록 굿 온 더 댄스플로어(I Bet You Look Good on the Dancefloor)’를 발매와 동시에 영국 싱글 차트 1위에 올리는 기염을 토했다. 사실 악틱 몽키즈는 차트 정상에 오르기 전까지 ‘마이스페이스’의 존재조차 몰랐다. 모든 과정은 팬들의 자발적인 움직임으로 이뤄졌다. 그러나 앨범 발매와 투어로 대표되는 기존의 고비용 홍보 수단이 인터넷과 SNS로 대체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데서 악틱 몽키즈의 성공은 이전과 선을 달리한다.
▶뮤지션, SNS로 직접 세계와 소통에 나서다=아울 시티(Owl City)는 아담 영(Adam Young)이 작사, 작곡, 프로듀싱은 물론 악기 연주까지 전담하는 미국 출신의 원맨밴드다. 아담 영은 2007년 데뷔 전까지 코카콜라 창고에서 일을 하는 평범한 청년이었다. 불면증에 시달렸던 그는 지하실에서 음악을 만들며 불면증을 달랬다. 주변에 악기를 연주하는 사람이 없었던 그는 하는 수 없이 컴퓨터를 이용해 홀로 작업했다. 그는 지루한 일상에서 벗어나기 위해 만든 ‘골방음악’을 ‘마이스페이스’에 올려 공유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신디사이저 사운드에 현악기를 곁들인 아기자기한 선율이 반복되는 아울 시티의 음악은 1990년대 이후 자취를 감춘 신스팝(Synth Pop)을 21세기에 다시 부활시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로부터 2년 후인 2009년, 아울 시티는 ‘파이어플라이스(Fireflies)’로 빌보드 싱글 차트 1위를 기록했다. SNS가 그를 코카콜라 창고 직원에서 세계적인 뮤지션으로 인생 역전을 시켜준 셈이다.
▶‘골방음악’유튜브 통해 보여주는 음악으로 진화=‘섬바디 댓 아이 유즈드 투 노(Somebody That I Used To Know)’로 빌보드 싱글 차트 8주 연속 1위라는 대기록을 작성하며 2012년 최고의 팝스타로 떠오른 고티에(Gotye).
미국 팝계를 뜨겁게 달군 이 벨기에 태생의 호주 싱어송라이터의 작업실은 부모의 농장 헛간을 개조한 스튜디오다. 그는 이 골방에서 대부분의 음악을 만들어냈다. 고티에의 음악은 평단으로부터 ‘골방에서 댄스 플로어를 오가는 마법 같은 사운드’라는 극찬을 받았다.
그러나 고티에에게 세계적인 명성을 가져다 준 일등 공신은 뮤직비디오다. ‘섬바디 댓 아이 유즈드 투 노’뮤직비디오가 보여준 실험적이고도 예술적인 영상은 음악 이상으로 화제를 모았다. 세계 최대 동영상 공유 사이트 유튜브는 뮤직비디오의 홍보에 지대한 역할을 했다. ‘섬바디 댓 아이 유즈드 투 노’뮤직비디오는 유튜브에서 조회 수 3억건을 넘기며 비주얼 뮤직(Visual Music)의 중요성을 일깨워줬다.
‘골방음악’과는 거리가 있지만 싸이의 ‘강남스타일’의 세계적인 성공 역시 코믹한 뮤직비디오와 유튜브라는 유통 경로가 없었다면 불가능한 일이다.
▶SNS가 보여준 무한한 가능성=지난 1월, 유튜브에 5명이 1개의 기타로 고티에의 ‘섬바디 댓 아이 유즈드 투 노’를 연주하는 영상이 올라왔다. 유튜브에 올라온 지 1주일도 지나지 않아 조회 수 400만건을 돌파한 이 영상은 14일 현재 조회 수 1억3000만건을 기록 중이다. 이들 5명은 캐나다 출신으로 ‘워크 오프 디 어스(Walk off the Earth)’라는 이름으로 활동하는 밴드다. 2006년 결성 이후 줄곧 무명이었던 ‘워크 오프 디 어스’는 유튜브에서 얻은 유명세를 바탕으로 오프라인에서도 스타로 떠올랐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월드 투어 여행을 다니고 있다. 동영상 한 편을 올린 지 불과 반년 만에 거둔 결과물이다. SNS가 앞으로 또 어떤 깜짝 스타를 만들어내는 기적을 보여줄지 기대를 가지고 즐겁게 지켜볼 일이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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