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린데이 새 앨범 Uno 정말 반가웠다.
칼리 래 젭슨 앨범 Kiss도 너무 상큼했다.
그린데이 새 앨범 ‘우노’
쉽고 강렬한 리프·살아있는 멜로디
발랄하고 경쾌한 에너지 그대로
칼리 래 젭슨 데뷔앨범 ‘키스’
톡톡 튀는 가사·달콤한 목소리
자신만의 음악색깔·정체성 담아
힙합은 록을, 록은 일렉트로닉을 닮아가는 등 대중음악의 탈(脫)장르 내지 결합은 전 세계적 현상이다. 록그룹 노다웃이 11년 만에 내놓은 앨범 ‘푸시 앤 쇼브(Push and Shove)’는 펑크부터 일렉트로닉에 스카와 레게까지 온갖 장르의 향연이다. 아일랜드 출신의 록그룹 더스크립트는 R&B와 힙합의 냄새를 풍기는 장르 불명의 음악을 선보인다. 탈장르를 표방한 곡은 가까이에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싸이의 6집 앨범 ‘싸이6甲’의 첫 번째 트랙 ‘청개구리’도 어지간한 헤비메탈 이상으로 강렬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러나 대세엔 반발 심리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역사가 정반합의 반복이었듯이, 탈장르 현상에서 벗어나 오히려 자신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것이 신선해 보일 만한 시간이 왔다.
▶초심으로 돌아온 ‘무대 위의 악동’=그린데이가 초심으로 돌아왔다. 지난 9월 그린데이가 발표한 앨범 ‘우노(¡Uno!)’는 그린데이의 팬들이 그토록 바라왔던 경쾌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무대 위의 악동’ 그린데이는 2004년 부시행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은 앨범 ‘아메리칸 이디엇(American Idiot)’으로 평단의 찬사를 이끌어내며 ‘의식있는’ 아티스트 대열에 합류했다. 이 앨범으로 그 해 그래미 ‘최고의 록앨범’상을 수상한 그린데이는 2009년 현대사회의 병폐를 주제로 다룬 앨범 ‘트웬티퍼스트 센추리 브레이크다운(21st Century Breakdown)’으로 다시 한 번 같은 상을 거머쥐었다.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이대로 그린데이도 중년의 어른이 돼버리고 마는가.
그린데이의 팬들이 왜 그린데이에 왜 열광했는가를 돌이켜보라. 얼터너티브록의 진지함에 대중이 피곤을 느낄 무렵인 1994년, 그린데이의 메이저 데뷔 앨범 ‘두키(Dookie)’가 1500만장의 판매량을 올린 원동력은 발랄함이었다. 기타 초보자에게 감히 카피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바스킷 케이스(Basket Case)’처럼 쉽고 강렬한 리프와 살아있는 멜로디는 이들의 전매특허였다. 그린데이의 새 앨범 ‘우노’는 이들의 디스코그래피를 통틀어 출세작 ‘두키’와 가장 많이 닮은 앨범이다. 댄스뮤직 이상으로 흥을 부르는 ‘킬 더 디제이(Kill The DJ)’를 비롯해 단순하나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렛 유어셀프 고(Let Yourself Go)’까지 ‘두키’를 쏙 뺐다. 12트랙임에도 러닝타임이 고작 41분에 불과하다. 달리고 또 달리는 ‘그린데이’표 음악이 지겨울 새 없이 이어지다 간결하게 끝나는 것도 이번 앨범의 미덕이다.
그린데이는 이번 앨범을 3부작으로 기획했다. 2013년까지 그린데이는 후속으로 ‘도스(¡Dos!)’와 ‘트레(¡Tré!)’를 차례로 발매할 예정이다.
▶기대에 충실한 귀여운 ‘신데렐라’=“You know, it looks like a cute pop song.”(당신도 알다시피 그 곡은 귀여운 팝송이다)
지난 8월 1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뉴멕시코 KOB-FM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칼리 래 젭슨의 ‘콜 미 메이비(Call Me Maybe)’에 보낸 찬사다. 처음 본 남자에 반해 전화번호를 건네는 여자의 설레는 마음을 담은 톡톡 튀는 가사와 달콤한 멜로디는 젭슨을 올해 팝계의 ‘신데렐라’로 만들어줬다. 지난 2월 미국에서 발표된 ‘콜 미 메이비’는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무려 9주 연속(6.23~8.18) 1위를 차지하며 올해 가장 오랜 기간 차트 정상에 머물렀다. 전화번호를 건넨 남자가 실은 게이였다는 즐거운(?) 반전을 가진 뮤직비디오는 수많은 패러디 동영상을 쏟아냈다. 미국 해군, 미국 올림픽 수영 대표팀, 하버드 야구팀부터 케이티 페리, 켈리 클락슨, 릴 웨인 등 정상급 아티스트까지 패러디 대열에 동참했다. 그 여세를 몰아 젭슨은 지난 9월 미국 데뷔 앨범 ‘키스(Kiss)’를 발표했다.
앨범에 담긴 16개 트랙은 분홍색 커버만큼이나 상큼하다. ‘콜 미 메이비’로 팬들이 자신에 대해 갖게 된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앨범의 미덕이다. 자신을 메이저 데뷔로 이끌어준 저스틴 비버를 비롯해 엘엠파오의 레드푸, 아울시티,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 댈러스 오스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프로듀서 맥스 마틴 등 정상급 아티스트와 스태프가 참여해 힘을 보탰다.
강렬한 신스 사운드로 시작해 중독성 있는 후렴구로 청자를 사로잡는 타이틀곡 ‘디스 키스(This Kiss)’, 아울시티와 함께 부른 주말을 조용히 보내고 싶지 않게 만드는 여름 같은 곡 ‘굿타임(Good Time)’, 다소 진지한 가사가 돋보이는 미디엄 템포 넘버 ‘모어 댄 어 메모리(More Than A Memory), ‘나쁜 남자’에 빠진 여자의 호기심을 그리는 댄스곡 ‘큐리오시티(Curiosity)’, 저스틴 비버와 함께 부른 ‘뷰티풀(Beautiful)’까지 지루할 틈 없이 귓가를 즐겁게 자극한다. 젭슨 특유의 청량하고 달콤한 목소리는 제철 과일 같은 풋풋함으로 곡을 이끈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부분은 젭슨의 음악적인 역량이다. 젭슨은 거의 모든 곡의 작사ㆍ작곡에 참여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젭슨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쉽고 강렬한 리프·살아있는 멜로디
발랄하고 경쾌한 에너지 그대로
칼리 래 젭슨 데뷔앨범 ‘키스’
톡톡 튀는 가사·달콤한 목소리
자신만의 음악색깔·정체성 담아
힙합은 록을, 록은 일렉트로닉을 닮아가는 등 대중음악의 탈(脫)장르 내지 결합은 전 세계적 현상이다. 록그룹 노다웃이 11년 만에 내놓은 앨범 ‘푸시 앤 쇼브(Push and Shove)’는 펑크부터 일렉트로닉에 스카와 레게까지 온갖 장르의 향연이다. 아일랜드 출신의 록그룹 더스크립트는 R&B와 힙합의 냄새를 풍기는 장르 불명의 음악을 선보인다. 탈장르를 표방한 곡은 가까이에도 얼마든지 존재한다. ‘강남스타일’로 월드스타 반열에 오른 싸이의 6집 앨범 ‘싸이6甲’의 첫 번째 트랙 ‘청개구리’도 어지간한 헤비메탈 이상으로 강렬한 사운드를 들려준다. 그러나 대세엔 반발 심리가 뒤따르게 마련이다. 역사가 정반합의 반복이었듯이, 탈장르 현상에서 벗어나 오히려 자신만의 색깔과 정체성을 확실하게 드러내는 것이 신선해 보일 만한 시간이 왔다.
▶초심으로 돌아온 ‘무대 위의 악동’=그린데이가 초심으로 돌아왔다. 지난 9월 그린데이가 발표한 앨범 ‘우노(¡Uno!)’는 그린데이의 팬들이 그토록 바라왔던 경쾌한 에너지로 가득하다.
‘무대 위의 악동’ 그린데이는 2004년 부시행정부에 대한 거침없는 독설을 내뱉은 앨범 ‘아메리칸 이디엇(American Idiot)’으로 평단의 찬사를 이끌어내며 ‘의식있는’ 아티스트 대열에 합류했다. 이 앨범으로 그 해 그래미 ‘최고의 록앨범’상을 수상한 그린데이는 2009년 현대사회의 병폐를 주제로 다룬 앨범 ‘트웬티퍼스트 센추리 브레이크다운(21st Century Breakdown)’으로 다시 한 번 같은 상을 거머쥐었다. 한편으로는 아쉬웠다. 이대로 그린데이도 중년의 어른이 돼버리고 마는가.
그린데이의 앨범재킷 사진. |
그린데이의 팬들이 왜 그린데이에 왜 열광했는가를 돌이켜보라. 얼터너티브록의 진지함에 대중이 피곤을 느낄 무렵인 1994년, 그린데이의 메이저 데뷔 앨범 ‘두키(Dookie)’가 1500만장의 판매량을 올린 원동력은 발랄함이었다. 기타 초보자에게 감히 카피의 욕구를 불러일으키는 ‘바스킷 케이스(Basket Case)’처럼 쉽고 강렬한 리프와 살아있는 멜로디는 이들의 전매특허였다. 그린데이의 새 앨범 ‘우노’는 이들의 디스코그래피를 통틀어 출세작 ‘두키’와 가장 많이 닮은 앨범이다. 댄스뮤직 이상으로 흥을 부르는 ‘킬 더 디제이(Kill The DJ)’를 비롯해 단순하나 귀에 쏙쏙 박히는 멜로디로 강렬한 인상을 주는 ‘렛 유어셀프 고(Let Yourself Go)’까지 ‘두키’를 쏙 뺐다. 12트랙임에도 러닝타임이 고작 41분에 불과하다. 달리고 또 달리는 ‘그린데이’표 음악이 지겨울 새 없이 이어지다 간결하게 끝나는 것도 이번 앨범의 미덕이다.
그린데이는 이번 앨범을 3부작으로 기획했다. 2013년까지 그린데이는 후속으로 ‘도스(¡Dos!)’와 ‘트레(¡Tré!)’를 차례로 발매할 예정이다.
▶기대에 충실한 귀여운 ‘신데렐라’=“You know, it looks like a cute pop song.”(당신도 알다시피 그 곡은 귀여운 팝송이다)
지난 8월 17일(현지시간)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뉴멕시코 KOB-FM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칼리 래 젭슨의 ‘콜 미 메이비(Call Me Maybe)’에 보낸 찬사다. 처음 본 남자에 반해 전화번호를 건네는 여자의 설레는 마음을 담은 톡톡 튀는 가사와 달콤한 멜로디는 젭슨을 올해 팝계의 ‘신데렐라’로 만들어줬다. 지난 2월 미국에서 발표된 ‘콜 미 메이비’는 빌보드 싱글차트에서 무려 9주 연속(6.23~8.18) 1위를 차지하며 올해 가장 오랜 기간 차트 정상에 머물렀다. 전화번호를 건넨 남자가 실은 게이였다는 즐거운(?) 반전을 가진 뮤직비디오는 수많은 패러디 동영상을 쏟아냈다. 미국 해군, 미국 올림픽 수영 대표팀, 하버드 야구팀부터 케이티 페리, 켈리 클락슨, 릴 웨인 등 정상급 아티스트까지 패러디 대열에 동참했다. 그 여세를 몰아 젭슨은 지난 9월 미국 데뷔 앨범 ‘키스(Kiss)’를 발표했다.
칼리 래 젭슨의 앨범재킷 사진. |
앨범에 담긴 16개 트랙은 분홍색 커버만큼이나 상큼하다. ‘콜 미 메이비’로 팬들이 자신에 대해 갖게 된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앨범의 미덕이다. 자신을 메이저 데뷔로 이끌어준 저스틴 비버를 비롯해 엘엠파오의 레드푸, 아울시티, 마이클 잭슨의 프로듀서 댈러스 오스틴, 브리트니 스피어스의 프로듀서 맥스 마틴 등 정상급 아티스트와 스태프가 참여해 힘을 보탰다.
강렬한 신스 사운드로 시작해 중독성 있는 후렴구로 청자를 사로잡는 타이틀곡 ‘디스 키스(This Kiss)’, 아울시티와 함께 부른 주말을 조용히 보내고 싶지 않게 만드는 여름 같은 곡 ‘굿타임(Good Time)’, 다소 진지한 가사가 돋보이는 미디엄 템포 넘버 ‘모어 댄 어 메모리(More Than A Memory), ‘나쁜 남자’에 빠진 여자의 호기심을 그리는 댄스곡 ‘큐리오시티(Curiosity)’, 저스틴 비버와 함께 부른 ‘뷰티풀(Beautiful)’까지 지루할 틈 없이 귓가를 즐겁게 자극한다. 젭슨 특유의 청량하고 달콤한 목소리는 제철 과일 같은 풋풋함으로 곡을 이끈다. 무엇보다도 눈에 띄는 부분은 젭슨의 음악적인 역량이다. 젭슨은 거의 모든 곡의 작사ㆍ작곡에 참여하며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면모를 과시하고 있다. 젭슨의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이유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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