웰메이드 가요가 메이저가 아닌 인디 레이블에서 구현되고 있는 현실을 어떻게 바라봐야 하나...
정말 잘 만들어진 웰메이드 가요 앨범이다.
제대로 장인정신을 보여준 권순관에게 박수를...
그로부터 2년 만에 권순관이 솔로 앨범 ‘어 도어(A door)’를 발표하며 음악적 침묵을 깼다. 앨범에 실린 결과물은 단순히 권순관의 홀로서기로만 의미를 부여하기에 만만치 않은 완성도를 자랑한다. 무난한 듯하나 무난하지 않으며, 단출해 보이나 단출하지 않은 사운드… 이번 앨범을 통해 권순관은 ‘웰메이드 가요’의 기대주로 부르기에 어려운 이름이 된 듯하다. 권순관을 서울 서교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권순관은 “20대 전반엔 불투명한 미래를 고민하느라, 후반엔 치열하게 음악 활동을 펼치느라 바빠 내 자신을 돌아볼 여유가 없었다”며 “노리플라이 활동 중단 후 충분히 휴식을 취했다. 그 사이 30대를 맞았고, 지난 20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고 정리한 뒤 새롭게 시작해야겠단 생각이 들었다. 앨범의 타이틀을 ‘문(門)’이란 의미를 가진 ‘어 도어’로 정한 이유도 그 때문”이라고 말했다.
재충전은 모두 앨범 제작을 위한 자양분으로 작용했다. 틈틈이 권순관은 박지윤, 2AM 등의 앨범에 작곡가와 프로듀서로도 참여하며 솔로 활동을 위한 기지개를 폈다. 그 사이 조금씩 곡들이 모였다. 앨범엔 타이틀곡 ‘그렇게 웃어줘’를 비롯해 ‘우연일까요’, ‘건너편’, ‘긴 여행을 떠나요’, ‘별’ 등 11곡이 담겨있다. 밴드 사운드를 축으로 멜로디를 전개했던 노리플라이의 음악과는 달리, 솔로 앨범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사운드는 스트링(현악)이다.
권순관은 “앨범 제작에 있어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자연스러움이고, 스트링은 감정의 고저를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할 수 있는 수단“이라며 “비유적인 표현들을 많이 사용했던 노리플라이의 가사와는 달리, 솔로 앨범의 가사는 구어체로 썼다. 굳이 귀를 기울이지 않아도 편안하게 흘려들을 수 있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고 밝혔다.
앨범 크레디트 마지막 부분에 담긴 “내가 신을 향하여 눈을 들리라, 나의 도움이 어디서 올까, 나의 도움은 천지를 지으신 여호와에게서로다”라는 성경의 시편 121장 1~2절 문장이 예사롭지 않다. 광활한 우주를 떠올리게 만드는 사운드 위에 놓인 “서로 다른 시간과 어둠 속의 질서가 흩어져 있네”와 같은 ‘별’의 가사에서도, “우연일까요. 그댈 만난 게 수많은 사람 그 사람들 중에”라고 되묻는 ‘우연일까요’의 가사에서도 종교적인 분위기가 강하게 느껴진다.
권순관은 “이십대 후반부터 신앙생활을 열심히 하게 됐고, 신앙이 커지면서 작은 것에도 감사하는 마음을 가지게 됐다”며 “예전엔 앨범을 발매할 때마다 발전된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는 부담감이 컸는데 지금은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사실 그 자체로 만족한다”고 에둘러 가사를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내가 음악을 할 수 있는 발판을 만들어준 고(故) 유재하는 독자적인 음악 세계를 갖추고 한국에 발라드의 문법을 만들어낸 아티스트”라며 “대중적인 인기를 얻는 것도 좋지만, 유재하와 같은 음악적 경지에 도달하고 싶은 것이 궁극적인 소망”이라고 덧붙였다.
권순관은 다음달 6월 15일과 16일 서울 용산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앨범 발매 기념 공연을 연다. 그는 “팬들이 앨범에 익숙해진 후에 공연을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 조금 늦게 일정을 잡았다”며 “오는 28ㆍ29일엔 EBS ‘스페이스 공감’에서 공연을 녹화한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기회가 된다면 성시경과 아이유에게도 곡을 주고 싶다”며 “노리플라이 앨범을 내기 전에 솔로 앨범을 한 장 더 발표할까 생각 중이다. 오래 들어도 질리지 않는 음악을 만들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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