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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브로큰 발렌타인 “블록버스터처럼 대중성ㆍ작품성 조화 이룬 록 꿈꿔”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3. 6. 1.

얼마전 양병집 선생님이 인터뷰 중 갑자기 브로큰 발렌타인을 칭찬했다.

양 선생님은 라이브에서 이 정도 수준을 보여주는 밴드를 별로 보지 못했다면서 브로큰 발렌타인을 극찬했다.

포크의 전설의 입에서 브로큰 발렌타인이 언급되는 게 신기했지만, 그만큼 이들의 실력이 뛰어났기 때문이리라.

 

헤비니스 계열 밴드들의 음악이 좀 더 많은 사랑을 받았으면 좋겠다.

'톱밴드' 덕에 브로큰 발렌타인이나 해리빅버튼 같은 밴드들이 그나마 수혜를 봤지만, 아직도 멀었다.

 

브로큰 발렌타인 “블록버스터처럼 대중성ㆍ작품성 조화 이룬 록 꿈꿔”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브로큰 발렌타인은 예쁘고 단정한 음악 일색인 홍대씬에서 헤비한 록으로 승부를 걸었던 몇 안 되는 밴드다. 이들의 음악이 대중적으로 알려진 계기는 KBS 2TV 밴드 서바이벌 ‘톱밴드’ 출연이었다. 그러나 아시아 최대 규모 밴드 경연대회인 ‘야마하 아시안 비트’에서 2008년 ‘코리아 파이널’ 대상, 대한민국 대표로 참여한 2009년 ‘그랜드 파이널‘에서 대상과 최우수 작곡상을 거머쥔 숨겨진 실력파였다. 지난해 ‘톱밴드’ 출신 밴드 중 첫 정규 앨범 ‘셰이드(Shade)’를 발매해 격정과 서정을 헤비한 사운드에 조화롭게 녹여냈던 브로큰 발렌타인. 이들이 1년 만에 정규 2집 ‘알루미늄(Aluminium)’으로 돌아왔다. 밴드의 멤버 반(보컬), 변G(기타), 안수(기타), 성환(베이스), 요한(드럼)을 서울 서교동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나 맥주캔을 사이에 두고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성환은 “우리가 추구하는 록은 잘 만든 블록버스터 같은 음악”이라며 “‘더 록’이나 ‘다크 나이트’처럼 작품성과 대중성을 아우르는 음악을 만들고 싶었다”고 앨범 발매 소감을 밝혔다.

앨범엔 감성적인 멜로디를 탄탄한 록 사운드에 담아낸 타이틀곡 ‘알루미늄’을 비롯해 호쾌한 기타 리프와 멜로디로 앨범의 성격을 잘 보여주는 ‘겟 유어 건(Get Your Gun)’, 익명성에 기대 ‘악플’을 일삼는 이들에게 보내는 통렬한 비판을 담은 ‘스매싱 유어 페이스(Smashing Your Face), 스래쉬 메틀을 방불케 하는 강렬한 연주가 돋보이는 ‘베이컨시(Vacancy)’ 등 8곡이 담겨있다.

변G는 앨범의 제목이자 타이틀곡인 ‘알루미늄’의 의미에 대해 “귀하지도 강하지도 화려하지도 않은 알루미늄의 이미지가 우리와 비슷해 보였다”며 “현실은 초라할지언정 가장 소중한 사람 앞에선 최선을 다해 음악을 들려주고픈 절실한 마음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앨범 사운드의 가장 큰 특징은 1집과 비교해 탄탄해진 리듬 파트 연주다. 성환은 “로킹한 사운드를 극대화하면서도 거부감 없이 들려줄 수 있는 방법을 고민했다”며 “기타 사운드에 중점을 뒀던 1집과는 달리 이번 앨범에선 보컬과 드럼 사운드의 조화에 집중했고, 요한의 ‘알루미늄’ 후반부 드럼 연주와 전 멤버 쿠파가 군 입대 전 녹음한 ‘베이컨시’의 드럼 연주는 감히 월드클래스 급이라고 평가한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정규 2집 ‘알루미늄(Aluminium)’을 발표한 록밴드 브로큰 발렌타인. 왼쪽부터 안수(기타) 성환(베이스) 반(보컬) 요한(드럼) 변G(기타). [사진제공=롤링컬쳐원]

브로큰 발렌타인이 추구하는 음악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반은 “우리의 음악엔 헤비메탈, 모던록, 얼터너티브 등 다양한 장르적 요소가 담겨 있다”며 “우리를 특정 장르의 프레임에 가두는 것은 의미 없는 일이다. 우리는 레스토랑이나 카페에서도 자연스럽게 흘러나올 수 있는 음악을 꿈꾼다”고 답했다. 성환은 “메탈리카(Metallica), 인플레임스(In Flames) 등 현재까지 활발히 활동 중인 오래된 해외 밴드들은 헤비메탈을 근간으로 삼아 진화를 거듭하며 생명력을 유지하고 있다”며 “우리가 사운드에서 가장 신경을 쓰는 부분은 세련미다. 오랜 세월이 흘러도 듣기 어색하지 않은 음악을 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톱밴드’ 출신이란 수식어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반은 “‘톱밴드’ 출연 후 팬 층이 다양해졌다. 실례로 부부끼리 혹은 가족단위로 공연장을 찾는 팬들이 많아졌다”며 “‘톱밴드’란 꼬리표를 단점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가 앞으로 더 좋은 활동을 한다면 자연스럽게 꼬리표는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성환은 “최근 ‘알루미늄’ 뮤직비디오를 촬영했는데, 스태프들이 모두 이 곡을 부르면서 작업을 하는 모습을 보고 감동을 받았다”며 “아이돌 뮤직비디오를 주로 촬영했던 감독이 우리의 곡과 가사를 진심으로 좋아해주는 모습을 보고 우리가 틀리지 않았다는 생각에 자신감을 얻었다”고 회상했다.

브로큰 발렌타인은 독특하게도 앞으로 출연하고 싶은 무대로 ‘세터데이 나잇 라이브(SNL)’을 꼽았다. 반은 “미국의 SNL에 출연한 밴드들의 라이브를 유튜브로 보고 라이브 연주가 무리 없는 그들의 방송 환경이 정말 부러웠다”며 “한국도 밴드들이 라이브 연주를 선보일 수 있는 방송 환경이 갖춰졌으면 좋겠다”고 소망했다.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성환은 “며칠에 걸쳐 단독 공연, 헌정 공연, 콜래보레이션 공연을 연이어 펼치는 독특한 콘셉트의 공연을 생각하고 있다”고 전하며 “우리의 공연 자체를 브랜드화 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록은 세상을 움직이는 힘이 있다. 앞으로 우리의 활동을 더 많이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