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거 반전인데?
선정성 논란 때문에 곱지 않은 시선을 가지고 있었는데, 예상 외로 음악의 수준이 상당하다.
윤종신이란 사람의 머릿 속이 궁금해졌다. 정말 주도 면밀하게 홍보 전략을 짠 것 같다.
가수들의 선정성 논란 뒤엔 어김없이 이처럼 변명 같은 해명이 따라 붙었다. 첫 미니앨범 ‘어 보이스(A Voice)’를 발매하며 솔로 가수로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엠넷 오디션 프로그램 ‘슈퍼스타K3’ 출신 김예림도 마찬가지였다. 김예림은 지난 13일 앨범 수록곡 ‘올라잇(All Right)’ 티저 영상에 속옷을 입고 침대에 누워있는 모습으로 등장해 선정성 논란에 휩싸였다. ‘김예림 알리기’ 전략은 성공을 거뒀지만 논란은 쉽게 가라앉지 않았다.
논란 끝에 앨범이 지난 17일 발매됐고, 18일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IFC몰 엠펍(M-Pub)에서 쇼케이스가 열렸다. ‘슈퍼스타K3’ 이후 1년 7개월 만에 솔로로 데뷔한 김예림은 이날 쇼케이스에서 ‘올라잇’, ‘컬러링’, ‘잘 알지도 못하면서’ 등의 앨범 수록곡을 라이브로 선보였다. 선정성 논란을 불러 일으켰던 ‘올라잇’의 뮤직비디오 풀버전도 함께 공개됐다. 앨범은 생각보다 단단한 음악으로 채워져 있었다. 김예림의 해명은 충분히 고려해볼만한 해명이었다.
김예림은 “투개월로 도대윤과 듀엣으로 활동할 때와는 다르게 홀로 감당해야 할 부분이 많아 쉽지 않았다”며 “곡의 색깔이 강해 나를 곡에 묻어나게 할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풋풋한 느낌을 줬던 투개월의 음악과는 달리 솔로 앨범엔 웰메이드 팝과 실험적인 음악의 경계를 오가는 독특한 느낌을 주는 5곡이 실려 있다. 앨범에서 무엇보다도 눈길을 끄는 부분은 정상급 뮤지션들의 대거 참여다. 몽환적인 느낌을 살린 멜로디와 목소리가 인상적인 타이틀곡 ‘올라잇’는 윤종신이, 렌카(Lenka)를 연상케 하는 아기자기한 목소리가 돋보이는 어쿠스틱 넘버 ‘넘버 원(Number 1)’과 ‘컬러링’는 각각 페퍼톤스의 신재평과 검정치마의 조휴일이, 동화 같은 가사가 이색적인 ‘캐럴의 말장난’은 이규호가, 촉촉하고도 우울한 감성을 넘칠 듯 말 듯 잘 살린 ‘잘 알지도 못하면서’는 메이트의 정준일이 작사ㆍ작곡했다. 여기에 하림, 조정치, 이상순 등이 연주와 백보컬 등으로 참여해 힘을 보탰다. 참여 뮤지션들의 음악적 색깔은 김예림의 목소리와 어우러지면서도 가려지지 않아, 앨범은 최근 인디씬의 음악에 가까운 독특한 감성을 담아내고 있다.
김예림은 약간 어눌하게 들리는 발음과 가수 이소라를 닮은 듯한 개성적인 톤으로 ‘슈퍼스타K3’ 출연 당시부터 주목을 받았다. 김예림은 “앨범 타이틀 ‘어 보이스’에서 엿보이듯 이번 앨범을 준비하며 주안점으로 둔 것은 목소리였다”며 “아직 뚜렷하게 정립된 목소리는 아니지만 지금의 틀 안에서 다양한 느낌들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내 목소리의 색깔은 연보라색과 회색을 합친 느낌”이라고 정의하며 “이번 앨범 활동을 계기로 내 목소리를 대중에게 각인시키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김예림은 이듬해 다시 투개월로 활동할 계획을 내비쳤다. 그는 “도대윤은 미국에서 고등학교를 마친 뒤 내년 쯤 귀국할 것 같다”며 “정확한 일정을 공개할 순 없지만 아마도 그때 쯤 도대윤과 다시 합쳐 투개월로 활동하게 될 것 같다”고 전망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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