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조는 이번 앨범을 통해 기존의 이미지에 대한 오해를 벗을 수 있는 실마리를 얻어냈다
잘 만든 앨범이다.
음악적 공백 길어지자
스스로에 대한 확신 흔들려
대중이 떠올리는 이미지
실제 내모습과 너무 달라
이번엔 타협 거부하며 작업
이 앨범은 가장 ‘나’를 닮아
싱어송라이터 요조(YOZOH)는 홍대 인디 음악 신의 빛과 그림자다. 2000년대 후반 자기복제를 거듭하는 가요계에 식상해진 대중은 요조의 달콤한 목소리와 멜로디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인디 뮤지션은 자신들만의 음악을 고집하는 낯선 존재라는 대중의 고정관념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트렌드에 민감한 광고계와 방송계도 요조를 주목했다. 이 같은 주목은 요조의 목소리를 닮은 청순한 외모로도 이어졌다. 그렇게 요조는 이른바 ‘홍대 여신’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요조는 음악보다 이미지로 더 많이 소비됐다. 이와 더불어 ‘홍대 여신’이란 매력적인 타이틀을 앞세운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이 급증했다. 홍대라는 좁은 신전(神殿)이 미어터지자 타이틀의 정점에 있던 요조에게도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홍대 여신’이란 타이틀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늘어난 것이다. 활동 기간에 비해 과작(寡作)이어서 그런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정규 2집 ‘나의 쓸모’를 발표한 요조는 “대중이 바라보는 나와 실제 나의 모습 사이의 괴리에 놀랐다”며 “이번 앨범엔 나와 가장 가까운 모습이 담겨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앨범은 지난 2008년 1집 ‘트래블러(Traveler)’ 이후 5년 만의 신보다. 요조는 “KBS 라디오 ‘요조의 히든 트랙’ DJ를 진행하다 보니 여력이 나질 않아 작업이 지체됐다”며 “변명 같지만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지 못한다. DJ를 그만두니 작업 속도가 무섭게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앨범엔 타이틀곡인 ‘화분’을 비롯해 ‘나의 쓸모’ ‘이불빨래’ ‘안식 없는 평안’ ‘춤’ 등 10곡이 담겨있다. 요조는 5년 만에 다시 불러 마지막 트랙에 실은 ‘마이 네임 이즈 요조(My Name is YOZOH)’를 제외한 앨범의 전곡을 작사ㆍ작곡하는 한편 편곡 및 프로듀싱에도 참여했다. 요조는 이번 앨범에서 마치 작정이라도 한듯 이전 작품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큰 외적인 변화는 앨범 재킷과 속지다. 재킷과 속지엔 요조의 모습을 제대로 담은 사진이 어디에도 실려 있지 않다.
요조는 “예전엔 앨범 아트워크 작업에 적극 참여했는데 이번엔 곡 작업에만 노력을 기울였다”며 “음악 외적인 부분으로 의도치 않은 관심을 모으는 것을 경계했다”고 강조했다.
요조하면 떠오르는 예쁜 목소리도 없다. 곡들의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무겁고 잔잔하고, 편곡 역시 지극히 단출하다. 그러나 편곡이 단출한 만큼 한 번에 귓가로 스며드는 가사의 양이 적지 않다. 단출한 편곡에 공간감과 따뜻함을 주기 위해 요조는 앨범을 아날로그 방식인 릴테이프로 녹음했다. 녹음과정에 섞인 듯 백색소음처럼 쉽게 감지하기 힘든 노이즈는 곡에 자연스러움을 덧입힌다. “세상에는 이렇게 부를 노래가 많은데, 내가 굳이 또 이렇게 음표들을 엮고 있어요”라는 ‘나의 쓸모’와 “꽃이 웃었네 꽃이 웃으며 내가 먼저 저들을 버렸다 하네”라는 ‘화분’처럼 의미심장한 가사들은 앨범 곳곳에서 청자에게 사색의 여지를 남긴다.
요조는 “음악적 공백이 길어지자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기도 하고 나는 과연 세상에 쓸모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도 잦아졌다”며 “쓸모란 옳고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란 결론을 내렸고 쓸모라는 단어가 쓸모없는 단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다소 추상적인 표현은 쓸모 있어야 할 이유와 쓸모없을 자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결과로 들렸다. 이어 그는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타협하지 않기였다”며 “타협을 해야 했던 과거의 작품들에 대한 후회가 많았다. 이번엔 앨범을 작업하며 고집을 많이 피웠는데, 결국 가장 나를 닮은 앨범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요조는 지난 2004년 프로젝트 밴드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객원보컬로 참여한 이래 데뷔 10년차를 맞았다. 다음달 14일엔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오랜만에 단독 콘서트도 연다. 그는 “10년 전 학교 선배가 무슨 일이든 10년을 붙잡으면 잘할 수 있게 된다고 충고해줬는데 내게도 그런 10년이 흐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이번 앨범을 듣는 저마다가 떠올릴 내 모습이 아마도 내 진짜 모습과 가까울 것이다. 이번 앨범이 내 음악 인생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스스로에 대한 확신 흔들려
대중이 떠올리는 이미지
실제 내모습과 너무 달라
이번엔 타협 거부하며 작업
이 앨범은 가장 ‘나’를 닮아
싱어송라이터 요조(YOZOH)는 홍대 인디 음악 신의 빛과 그림자다. 2000년대 후반 자기복제를 거듭하는 가요계에 식상해진 대중은 요조의 달콤한 목소리와 멜로디에 귀를 기울이기 시작했다. 인디 뮤지션은 자신들만의 음악을 고집하는 낯선 존재라는 대중의 고정관념에 균열이 일어나기 시작한 것도 이때부터다. 트렌드에 민감한 광고계와 방송계도 요조를 주목했다. 이 같은 주목은 요조의 목소리를 닮은 청순한 외모로도 이어졌다. 그렇게 요조는 이른바 ‘홍대 여신’으로 떠올랐다.
그러나 이후 요조는 음악보다 이미지로 더 많이 소비됐다. 이와 더불어 ‘홍대 여신’이란 매력적인 타이틀을 앞세운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이 급증했다. 홍대라는 좁은 신전(神殿)이 미어터지자 타이틀의 정점에 있던 요조에게도 그림자가 드리워졌다. ‘홍대 여신’이란 타이틀을 향한 곱지 않은 시선이 늘어난 것이다. 활동 기간에 비해 과작(寡作)이어서 그런 현상은 더욱 심화됐다.
정규 2집 ‘나의 쓸모’를 발표한 요조는 “대중이 바라보는 나와 실제 나의 모습 사이의 괴리에 놀랐다”며 “이번 앨범엔 나와 가장 가까운 모습이 담겨있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앨범은 지난 2008년 1집 ‘트래블러(Traveler)’ 이후 5년 만의 신보다. 요조는 “KBS 라디오 ‘요조의 히든 트랙’ DJ를 진행하다 보니 여력이 나질 않아 작업이 지체됐다”며 “변명 같지만 여러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지 못한다. DJ를 그만두니 작업 속도가 무섭게 빨라졌다”고 설명했다.
앨범엔 타이틀곡인 ‘화분’을 비롯해 ‘나의 쓸모’ ‘이불빨래’ ‘안식 없는 평안’ ‘춤’ 등 10곡이 담겨있다. 요조는 5년 만에 다시 불러 마지막 트랙에 실은 ‘마이 네임 이즈 요조(My Name is YOZOH)’를 제외한 앨범의 전곡을 작사ㆍ작곡하는 한편 편곡 및 프로듀싱에도 참여했다. 요조는 이번 앨범에서 마치 작정이라도 한듯 이전 작품들과 차별화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가장 큰 외적인 변화는 앨범 재킷과 속지다. 재킷과 속지엔 요조의 모습을 제대로 담은 사진이 어디에도 실려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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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년 만에 정규 2집 ‘나의 쓸모’를 발표한 싱어송라이터 요조(YOZOH). [사진제공=매직스트로베리사운드] |
요조는 “예전엔 앨범 아트워크 작업에 적극 참여했는데 이번엔 곡 작업에만 노력을 기울였다”며 “음악 외적인 부분으로 의도치 않은 관심을 모으는 것을 경계했다”고 강조했다.
요조하면 떠오르는 예쁜 목소리도 없다. 곡들의 분위기도 전반적으로 무겁고 잔잔하고, 편곡 역시 지극히 단출하다. 그러나 편곡이 단출한 만큼 한 번에 귓가로 스며드는 가사의 양이 적지 않다. 단출한 편곡에 공간감과 따뜻함을 주기 위해 요조는 앨범을 아날로그 방식인 릴테이프로 녹음했다. 녹음과정에 섞인 듯 백색소음처럼 쉽게 감지하기 힘든 노이즈는 곡에 자연스러움을 덧입힌다. “세상에는 이렇게 부를 노래가 많은데, 내가 굳이 또 이렇게 음표들을 엮고 있어요”라는 ‘나의 쓸모’와 “꽃이 웃었네 꽃이 웃으며 내가 먼저 저들을 버렸다 하네”라는 ‘화분’처럼 의미심장한 가사들은 앨범 곳곳에서 청자에게 사색의 여지를 남긴다.
요조는 “음악적 공백이 길어지자 스스로에 대한 확신이 흔들리기도 하고 나는 과연 세상에 쓸모 있는 사람인가에 대한 고민도 잦아졌다”며 “쓸모란 옳고그름의 문제가 아니라 상대적인 것이란 결론을 내렸고 쓸모라는 단어가 쓸모없는 단어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말했다. 그의 다소 추상적인 표현은 쓸모 있어야 할 이유와 쓸모없을 자유에 대한 치열한 고민의 결과로 들렸다. 이어 그는 “앨범을 만들면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타협하지 않기였다”며 “타협을 해야 했던 과거의 작품들에 대한 후회가 많았다. 이번엔 앨범을 작업하며 고집을 많이 피웠는데, 결국 가장 나를 닮은 앨범이 만들어졌다”고 덧붙였다.
요조는 지난 2004년 프로젝트 밴드 허밍 어반 스테레오의 객원보컬로 참여한 이래 데뷔 10년차를 맞았다. 다음달 14일엔 서울 올림픽공원 K아트홀에서 오랜만에 단독 콘서트도 연다. 그는 “10년 전 학교 선배가 무슨 일이든 10년을 붙잡으면 잘할 수 있게 된다고 충고해줬는데 내게도 그런 10년이 흐를 줄은 꿈에도 몰랐다”며 “이번 앨범을 듣는 저마다가 떠올릴 내 모습이 아마도 내 진짜 모습과 가까울 것이다. 이번 앨범이 내 음악 인생의 새로운 이정표가 되길 바란다”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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