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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우쿨레레에 오토튠…그 시나위 맞아?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3. 8. 19.

시나위 이번 앨범... 대박이다.

이보다 젊고 강력한 록을 들려주는 밴드가 과연 몇이나 될까?

대철이 형님께 물어보니 역시나 시나위 1집을 소장도 안 하고 계셨다.

시나위는 과거의 유산과 명성 따위에 연연하는 팀이 아니다.

특히 I Never Bow Down 강추!!! 이 곡을 듣고 미국 현지 엔지니어도 꿈뻑 죽었다더라.

 

 

우쿨레레에 오토튠…그 시나위 맞아?

20대 젊은 피 보컬 새로 발탁
전형적 밴드 라인업 틀도 탈피
드럼·키보드 외부 연주자 영입

해비메탈·블루스 등 ‘하이브리드’
록 뼈대위에 다양한 음악 조합
“설 수 있는 무대 모두 오를 것”


밴드 시나위의 이름 앞에 ‘최초’나 ‘헤비메탈 1세대’ 등의 수식어를 더하는 일은 이제 사족이다. 시대에 관계없이 시나위는 늘 유행의 첨단에서 등불을 들고 서 있었다. 시나위는 지난 1986년 이 땅에 최초로 장르 음악인 헤비메탈을 선보였다. 90년대 너바나(Nirvana)를 위시한 얼터너티브 록이 전 세계적인 광풍을 불러일으켰을 때, 80년대의 문법을 가장 먼저 청산했던 밴드도 시나위였다.

2006년 9집 ‘리즌 오브 데드 벅스(Reason of Dead Bugs)’를 마지막으로 7년간 침묵했던 시나위가 돌아왔다. 미니앨범 ‘미러뷰(Mirrorview)’를 발매한 시나위의 멤버 신대철(기타)ㆍ김정욱(베이스)ㆍ윤지현(보컬)을 서울 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신대철은 “이번 앨범을 가장 잘 설명해줄 수 있는 단어는 ‘하이브리드(Hybrid)’”라며 “록 음악은 이미 60~70년대에 모두 완성됐고 나올 수 있는 음악은 모두 나왔다고 보기 때문에, 록이란 뼈대 위에 다양한 음악들을 연금술처럼 조합해 화학적인 결합을 이뤄내고자 노력했다”고 소감을 밝혔다.

가장 큰 외적인 변화는 멤버 구성이다. 시나위는 보컬ㆍ기타ㆍ베이스ㆍ드럼이라는 전형적인 밴드 라인업에서 탈피해 개방적인 포맷을 취했다. 시나위는 올 초 공개 오디션을 통해 보컬 윤지현을 선발했다<본지 2013년 3월 15일자 24면 참조>. 서울전자음악단에서 신대철의 동생 신윤철과 함께 연주했던 김정욱이 막차를 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이트플라워즈의 박근홍, 피아의 옥요한, 로맨틱펀치의 배인혁 등 다양한 보컬들이 앨범에 참여했다. 이 밖에도 신대철의 동생 신석철과 피아의 양혜승이 드럼, 칵스의 숀과 남궁연이 키보드 연주자로 이름을 올렸다.

신대철은 “밴드의 틀을 정해버리면 음악 또한 그 틀에 갇힌다는 생각에 과감히 전통적 라인업을 포기했다”고 설명했다.

 

 

7년 만에 미니앨범 ‘미러뷰’를 발매한 시나위. 왼쪽부터 김정욱(베이스)ㆍ윤지현(보컬)ㆍ신대철(기타). [사진제공=에코브리드]

외적인 변화만큼 음악적 변화도 파격적이다. 앨범엔 타이틀곡 ‘슬픔의 이유’를 비롯해 ‘미러룸(Mirror Room)’ ‘킵 미 인사이드(Keep Me Inside)’ ‘아이 네버 바우 다운(I Never Bow Down)’ ‘그건 아니야’ ‘크게 라디오를 켜고’ 등 6곡이 담겨 있다. 앨범 전반에 걸쳐 신디사이저 사운드 등 일렉트로닉 음악의 유전자들과 헤비메탈ㆍ블루스ㆍ정통 록 사운드들이 공존하고 있다는 점이 큰 특징이다. 블루스 하프(하모니카)가 기타 솔로에 버금가는 현란한 연주로 혼을 쏙 빼놓는가 하면(‘미러룸’), 80년대에 유행했던 라이트 핸드ㆍ태핑 기타 주법(‘킵 미 인사이드’)과 잉베이 맘스틴을 연상케 하는 키보드 솔로(‘그건 아니야’), 심지어 우쿨레레 연주에 댄스음악에 쓰이는 오토튠을 활용한 보컬(‘슬픔의 이유’)까지 등장한다. 특히 묵직하면서도 탄력 있는 기타 리프와 긴장감 넘치는 변박, 질주하는 리듬을 타고 노는 보컬이 귀를 사로잡는 ‘아이 네버 바우 다운’은 이 앨범에서 가장 주목해야 할 곡 중 하나다. 장르를 구분할 수 없는 감각적이고 세련된 록이 젊은 보컬을 만나 더욱 젊은 사운드로 탈바꿈했다. 그 어떤 곡에서도 과거의 향수에 기댄 흔적이 보이지 않는다.

신대철은 “이전 시나위의 팬들에겐 낯설겠지만 세상엔 다양한 록이 존재하고 지금의 시나위의 모습은 이 앨범”이라고 말했다. ‘21세기 버전’이란 이름으로 재녹음한 ‘크게 라디오를 켜고’는 시나위의 미래에 대한 청사진인 셈이다.

지난 4일 지산월드락페스티벌 무대에 섰던 시나위는 오는 30일 고양락페스티벌 무대에도 오른다. 신대철은 “참여할 수 있는 페스티벌엔 모두 참여할 계획”이라며 “올해가 가기 전에 새로운 미니앨범을 발표하고 단독 공연을 펼칠 예정”이라고 전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