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지도 않은 세련된 멜로디에 실린 역사 이야기.
언밸런스한 느낌도 들었지만 신선함이 더 컸다.
노랫말 직접 짓고 앱 만들고 …
다양한 사료 우리땅 근거 제시
“독도야 우리가 함께 할게/이제는 우리 모두 알고 있어/너를 함께해야 할 이유를/빼앗으려해도 바꾸려해도 넌/독도야”
세련된 발라드 선율 위에 실린 노랫말이 예사롭지 않다. 독도를 다룬 노래라면 으레 ‘독도는 우리 땅’의 트로트풍 멜로디를 떠올리기 마련이다. 중등대안학교인 ‘아름다운학교’에서 국사를 가르치고 있는 이재령(31·사진) 씨는 ‘독도야’라는 곡으로 이 같은 세간의 인식을 뒤집는 시도를 해 눈길을 끌고 있다.
이 씨는 “학생들에게 익숙한 가요의 형태로 독도에 대한 노래를 부르면 훨씬 더 친근하게 학생들에게 다가설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다”며 “이 노래를 통해 학생들뿐만 아니라 일반인들도 이질감 없이 쉽게 독도에 대한 지식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독도야’는 독도에 대한 역사적 사실을 단순하게 나열하는 대신 스토리텔링으로 풀어놓으며 청자의 이해를 돕는다. 이 곡을 직접 작사하고 노래한 이 씨는 삼국사기부터 일본의 태정관지시문서까지 다양한 사료를 바탕으로 독도가 우리의 영토라는 역사적 근거를 제시한다. 여기에 일본의 교과서 왜곡과 잘못된 독도 영유권 주장에 대한 이야기가 더해져 청자가 문제의식을 가질 수 있게 돕는다.
이 씨는 “일본의 교과서 왜곡 문제로 인해 최근 한국사 교육을 강화해야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졌지만, 여전히 학생들은 역사를 어려운 과목, 졸리고 지루한 과목으로 인식하고 있다”며 “역사 공부는 선택이 아닌 필수다. 이 노래가 학생들이 스스로 역사에 흥미를 느끼고 역사를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키울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개그맨 김병만을 닮은 친근한 외모로 ‘한국사의 달인’이란 별명을 가진 이 씨는 수험생들 사이에선 인기 강사로 통한다. 한국사의 핵심 내용을 랩으로 담은 베스트셀러 ‘랩으로 통암기하는 한국사 교과서’의 저자이기도 한 그는 지난 2월 한국사 교육 어플 ‘한국사의 달인’을 출시해 일주일 만에 구글플레이 스토어 교육 카테고리 신규 무료 어플 순위 2위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해 케이블채널 코미디TV ‘얼짱시대7’에 출연했던 그는 출연자들에게 역사송을 가르쳐 단숨에 한국사 한 파트를 암기하게 만드는 모습을 보여줘 관심을 모은 바 있다. 이른 바 ‘잘 나가는’ 강사인 그는 지난 3월부터 대안학교에서 교편을 잡는 이례적인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이 씨는 “지금도 파주에서 동생과 원룸에서 함께 살고 있을 정도로 돈에 대한 욕심보다 즐겁게 학생들을 가르치고 싶은 욕심이 더 크다”며 “앞으로도 틀에 박히지 않은 다양한 교육방법을 개발해 어려운 환경에 처해 있거나 상대적으로 뒤처진 아이들에게 가까이 다가가 역사 공부의 즐거움을 일깨워 주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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