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일요일에 인터넷 전용 기사인 '취재X파일'로 올린 내용과 대동소이하다.
기사에도 언급돼 있지만 뮤지컬, 클래식, 영화도 대부분 정상적으로 돌아가고 있고, 스포츠 경기 역시 마찬가지다. 이번 '뷰민라' 취소는 대중음악인을 하나의 직업인으로 바라보지 않고 놀고먹는 '딴따라'로 치부하는 시각이 사회 전반에 짙게 깔려 있기 때문에 벌어진 일이다.
당장 하루 벌어 하루 먹고 살아야 하는 누군가에게 상황이 좋지 않다며 직장에 나오지 못하게 하고 임금도 주지 않고 앞날도 책임져 주지 않는다면, 그는 과연 그 상황을 납득할 수 있을까? 상식적으로 말이 안 되는 일이지 않나? 그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지금 대중음악인들이 처해 있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독 대중음악인들에게만 많은 사람들이 박하게 구는 이유는, '딴따라'를 천시하고 하나의 직업인으로 인정하지 않는 태도가 내면화돼 있기 때문이다. 매우 저열한 태도다. 그러면서 싸이가 빌보드에 또 오르면 환호하면서 외국인에게 Do You Know PSY를 외치겠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보자. 과연 본인은 대중음악인을 회사원과 같은 직업인이라고 생각하고 있는지. 같은 직업인이라고 생각하는 순간 절대 박하게 행동하지 못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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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너달 전부터 이 행사를 준비해오던 59개 참가 뮤지션들은 세월호 참사를 접하고 애도의 뜻과 함께 성금을 모아 전달했고, 몇일간 조심스레 관망하다 참사 발생 사흘후 외국 테너 공연이 이 곳에서 열리는 것으로 보고는 마무리 준비작업을 하던 터였다.
‘뷰민라’의 취소는 공연장을 제공하는 고양문화재단의 일방적인 통보로 이뤄졌다. 음향ㆍ조명ㆍ무대ㆍ영상 시스템의 설치와 리허설이 완료되기까지 아무런 언급이 없더니, 갑자기 연락이 온 것이다.
24일 백성운 새누리당 고양시장 예비후보가 ‘세월호 통곡 속 풍악놀이 웬 말인가’라는 성명서를 통해 “고양시와 문화재단은 맥주 마시며 온몸을 들썩거리게 하는 음악 페스티벌과 관련해 고양시민들께 정중히 사과하라”고 야당 소속 최성 고양시장에 요구했다. 이 때문에 ‘뷰민라’의 갑작스런 취소가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고양시 측이 정치적 부담을 느낀 결과라는 뒷말이 나온다.
정작 백 예비후보는 지난 20일 능곡초등학교에서 열린 총동문회에서 막걸리를 주고 받으며 명함을 돌리는 등 선거운동을 벌여 물의를 빚은 바 있다.
뮤지컬과 클래식은 대부분 프레스콜이나 이벤트만 취소하고 본 무대 만큼은 진행하고 있다. 영화도 예정대로 상영된다. 이번 파문은 ‘뷰민라’ 참가 예정 뮤지션들을 넘어 K팝 전체의 분노로 번지는 양상이다. 정치인의 표리부동 행태도 화가 나지만, 대중음악인을 ‘딴따라’쯤으로 여겨 함부로 대하는 무례한 태도에 실망감을 감추지 못하는 표정들이다. 지난 19일 이곳에서 세계적인 테너 이안 보스트리지의 공연이 성황리에 열린 것을 목도한 그들이다.
대중 뮤지션들을 함부로 대하는 일부 정치인들이 필요할때는 K팝 한류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것은 위선이다. 고양시는 대한민국이 자랑하는 한류월드가 있는 곳이다.
정진영 라이프스타일부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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