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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써니데이즈 “가장 잘 할 수 있는 것은 노래…결국 가창력으로 인정받을 것”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4. 8. 13.

연습실에서 만난 수수한 민낯이 정겹고 또 밝아서 반가웠던 처자들.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하루에도 다 챙겨 듣지 못할 만큼 신곡이 쏟아져 나오는 가요계에서 아이돌로 살아가는 일은 밀리면 죽는 생존경쟁에 가깝다. 그중에서도 걸그룹 앞에 놓인 길은 보이그룹보다 상대적으로 험난하다. 걸그룹의 외적인 요소에 쉽게 휘둘리는 ‘삼촌팬’들의 ‘으리’는 보이그룹을 향한 ‘이모팬’들보다 얕고 가벼우니 말이다. 끝없는 걸그룹들의 선정성 논란은 결국 이들의 생존을 위한 궁여지책인 셈이다.

데뷔 3년차 걸그룹 써니데이즈는 다른 걸그룹과 비교해 조금은 다른 행보를 보여 왔다. 써니데이즈는 마냥 예쁘고 귀여운 모습을 보여주는 대신 노래를 곧잘 하는 아이돌이란 이미지를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해왔다. 이들의 지난 행보에 대박의 행운은 없었지만 ‘보컬돌’이라는 수식어가 훈장처럼 남았다. 한해에 수많은 아이돌들이 나타났다가 사라지는 가요계에서 살아남아 꾸준하게 신곡을 발표한다는 것은 나름의 ‘한방’을 가지고 있다는 방증이다. 1년 만에 새로운 싱글 ‘세상의 반은 남자야’로 돌아온 써니데이즈의 멤버인 리더 선경, 수현, 수정, 정윤, 지희를 최근 서울 서초동 소재 연습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화장기 없는 편안한 모습 그대로 기자를 맞은 멤버들은 시종일관 밝은 태도로 인터뷰에 임했다.


선경은 “지난 1년은 그동안 활동하며 부족하다고 느꼈던 부분을 보완하는데 주력했던 시간”이라며 “매일 연습실에서 노래 연습에 집중하다보니 시간이 1년이나 흘렀다는 사실을 느끼지 못했다”고 근황을 밝혔다.

선경의 담담한 소감과는 달리는 써니데이즈는 1년 사이에 제법 큰 변화를 겪었다. 써니데이즈는 지난해 싱글 ‘너랑 똑같은 여자 만나봐’로 활동할 당시 7인조였으나, 비천과 규희가 개인사정으로 인해 팀을 탈퇴했다. 이후 써니데이즈는 새로운 멤버로 70대1의 오디션을 통과한 정윤을 영입했으나 원년 멤버 서연이 건강상의 이유로 이번 싱글의 활동에 함께 하지 못하게 돼 5인조로 팀을 꾸렸다.

새 멤버 정윤은 “오랫동안 가수로서 무대에 서는 모습을 꿈꿔왔는데 부모님의 반대가 무척 심했다”며 “직접 쇼핑몰을 운영해보고 직장인으로도 일 해보는 등 다양한 분야에서 경험을 해봤지만 도저히 가수의 꿈을 버릴 수 없어 마지막이란 각오로 부모님을 설득했고 결국 무대에 서는 꿈을 이룰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싱글 ‘세상의 반은 남자야’는 펑키한 리듬의 기타 리프와 브라스 사운드를 내세운 경쾌한 댄스곡으로 써니데이즈의 데뷔 때부터 함께해 온 프로듀서 황금두현과 야마(a.k.a L.eon)가 작곡했다. 지난 싱글 ‘너랑 똑같은 여자 만나봐’ ‘만지지마’ ‘미친 게 틀림없어’처럼 이별에 상처 받은 여자의 속내를 직설적이면서도 당당하게 표현해 온 태도는 이번 싱글에서도 여전하다. 써니데이즈는 이번 싱글을 통해 데뷔 후 처음으로 백댄서와 함께 무대를 꾸몄다. 멤버들은 짝을 이룬 남성 댄서들을 밀치는 등 역동적인 안무로 곡에 강렬함을 더했다.


선경은 “여성의 당당함을 표현하는 가사와 힘 있는 보컬은 써니데이즈 만의 색깔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포기하고 싶지 않다”며 “뮤지컬 형식의 안무가 꽉 찬 무대를 꾸며 듣는 재미뿐만 아니라 보는 재미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전했다. 지희는 “최근 지상파의 한 가요 프로그램이 무대 위에서 과도하게 립싱크를 하는 가수들에게 출연 제재를 가한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우리는 오히려 환영한다”며 “우리는 립싱크가 더 어렵기 때문에 앞으로 매력을 더 잘 보여줄 수 있는 무대가 많아질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자신했다.

지난 3년 동안 써니데이즈에겐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시간보다 지켜보는 시간이 더 많았다. 후발 주자들이 먼저 주목을 받는 모습을 보며 조바심을 냈을 법도 하지만, 써니데이즈는 개의치 않는다는 눈치였다.

수현은 “우리는 시작부터 누군가와 경쟁을 해야겠다는 생각보다 써니데이즈라는 이름 그 자체로 인정받고 싶은 욕심이 컸다”며 “가수는 우선 노래를 잘 해야 하는 존재이기 때문에 우리가 가창력을 갈고 닦아 인정받는다면 아이돌은 수명이 짧다는 편견을 걷어내고 롱런할 수 있는 길이 반드시 열릴 것이라고 본다”고 말했다. 선경은 “데뷔 싱글부터 이번 싱글까지 음원 재생 횟수 통계를 살펴보니 꾸준히 상승하고 있는 것을 확인하고 자신감을 얻었다”며 “특히 이번 싱글의 재생 횟수 상승폭이 이전보다 가파른 것을 보고 그간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생각에 더욱 더 열심히 활동해야겠다고 다짐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1년 만의 무대에 서는 만큼 멤버들은 다양한 방송 출연에 대한 욕심을 숨기지 않았다. 수정은 MBC 예능프로그램 ‘우리 결혼했어요’, 정윤은 음악 순위 프로그램 VJ, 수현은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 등을 꼽으며 무대 위에서 보여주지 못한 다양한 매력을 보여주고 싶은 바람을 피력했다. 독특하게도 선경은 KBS 1TV ‘아침마당’, 지희는 상금이 걸린 게임 대회에 출연해보고 싶다고 밝혀 폭소를 자아냈다.

선경은 “기회가 된다면 다양한 방송에 출연하고 싶지만 현재 우리의 가장 큰 목표는 지상파 음악 프로그램 순위 10위 권 내에 진입하는 일”이라며 “퍼포먼스와 노래를 동시에 잘 할 수 있는 그룹은 드물기 때문에 우리에게도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고 자신한다”고 강조했다.

마지막으로 써니데이즈는 “올해 말에서 내년 초께 미니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라며 “미니앨범에는 현재 작곡을 공부 중인 지희의 자작곡도 수록될 계획”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