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인듯 랩 아닌 듯, 노래인듯 노래 아닌 듯...
부드럽게 파고드는 음색과 멜로디가 좋았던 앨범이다.
“말랑한 힙합…마음아픈 이에게 ‘혼자가 아니다’ 위로하고파”
기사입력 2015-01-19 11:19
경쾌한 그루브·감성적 피아노 멜로디…
다양한 장르요소 曲 속에 자연스레 녹여
‘이민2세’ 정체성, 두 문화 융합으로 승화
“그레이는 삶의 어두운 감정과
백지 같은 진실이 만나는 지점”
많은 이들이 힙합(Hiphop)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단어 하나로 요약하면 ‘반항’이다. 힙합이 1970년대 미국 뉴욕 빈민가의 흑인들 사이에서 싹튼 자유와 즉흥성의 문화가 1980년대 들어 역동적인 춤과 음악의 형태로 발전한 것임을 감안하면 이는 당연한 결론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샘 옥(Sam Ock)의 힙합은 조금 다르다. 랩이 자연스럽게 멜로디를 타고 보컬로 이어지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랩으로 다시 흘러간다. 힙합 특유의 강렬한 리듬 대신 부드럽고 차분한 사운드가 랩과 보컬을 감싼다. 미국 본토의 힙합과 선명한 멜로디를 선호하는 동양인 정서는 샘 옥이란 촉매를 통해 새로운 화학적 결과물을 낳았다. 새 앨범 ‘그레이(Grey)’를 발매하며 내한한 샘 옥을 지난 14일 서울 서초동 교보타워 소니뮤직 코리아 회의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샘 옥은 “앨범 타이틀 ‘그레이’는 회색이라는 뜻과 함께 삶의 어두운 감정과 백지 같은 진실이 만나는 지점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지난해 앓았던 우울증과 지인들의 겪은 어려움 등 개인적인 아픔들을 신앙과 더불어 극복하는 과정을 앨범에 담아냈다”고 밝혔다.
샘 옥은 자신의 음악 여정은 자신의 작업물을 유튜브에 올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메릴랜드 주에 거주하는 그는 한국계 미국인 교회 네트워크 내부에서 크리스천 힙합 그룹 AMP로 활동해 왔다.
그의 음악에 대한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본 곳은 일본이었다. 지난 2011년 데뷔 앨범 ‘심플 스텝스(Simple Steps)’를 발매한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에서 활동 중인 래퍼 덤파운디드(Dumbfoundead), 한국계 미국인 케로 원(Kero One), ‘서울재즈페스티벌 2013’에 참가했던 클라라 시(Clara C) 등과 다양한 협업을 벌여왔다. 지난해 그는 음악 축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참여하기 위해 내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샘 옥은 “데뷔 전 내 음악 활동은 취미에 가까웠다”며 “일본의 한 음반 회사로부터 앨범 발매 제의를 받은 뒤 제대로 결과물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그것이 내 본격적인 음악 활동의 시작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앨범에는 복고적인 키보드 연주 위에 경쾌한 그루브를 담아낸 타이틀곡 ‘메이드 포 모어(Made For More)’를 편안한 음색과 멜로디가 돋보이는 ‘왓 해브 아이 던(What Have I Done)’, 감성적인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인상적인 ‘크라운(Crown)’ 등 11곡이 수록돼 있다. 힙합을 비롯해 알앤비,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음악이 특징이다.
샘 옥은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어려움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고, 이번 앨범의 수록곡 ‘왓 해브 아이 던’은 그런 내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난 곡”이라며 “무엇보다 이번 앨범에 ‘진정성’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내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샘 옥의 감성적인 보컬과 음악을 팝스타 브루노 마스(Bruno Mars), 제프 버넷(Jeff Bernat) 등과 비교하는 평가들이 많다. 또한 힙합에 재즈를 결합한 사운드는 일본의 디제이 누자베스(Nujabes)와 비교되기도 한다. 샘옥은 “누자베스로부터 많은 음악적 영감을 받았고, 그를 통해 힙합도 감성적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브루노 마스, 제프 버넷과 함께 언급되는 것은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랩을 하나의 악기라고 보며, 음악을 만들 때 많은 음악적인 도구를 가지고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편”이라며 “개인적으로 존 메이어(John Mayer), 스티비 원더(StevieWonder), 일본의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 음악, 디즈니 애니메이션 음악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고 이 모든 것들이 모여 내 음악 스타일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민 1세대 부모 아래에서 자란 샘 옥은 자라면서 정체성에 대한 많은 혼란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내 국적은 미국이지만 내 피는 한국인이라는 두 가지 사실을 포용하기가 어려웠다”며 “한국 땅을 밟은 뒤부터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수월해졌고 앞으로 두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 삶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최근 유희열이 “어느 때나, 누구에게나 추천해도 사랑받을 수 있는 유쾌한 달콤함이 가득하다”며 샘 옥을 극찬해 관심을 모았다. 샘 옥은 “굉장한 분이 내 음악을 칭찬해줘 영광”이라며 “미국에서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음악을 자주 접했고 리더 타블로의 진성성과 인간미가 느껴지는 음악이 좋았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에픽하이, 윤하를 비롯해 인디 뮤지션 제이레빗, 캐스커 등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다양한 장르요소 曲 속에 자연스레 녹여
‘이민2세’ 정체성, 두 문화 융합으로 승화
“그레이는 삶의 어두운 감정과
백지 같은 진실이 만나는 지점”
많은 이들이 힙합(Hiphop)에 대해 가지고 있는 이미지를 단어 하나로 요약하면 ‘반항’이다. 힙합이 1970년대 미국 뉴욕 빈민가의 흑인들 사이에서 싹튼 자유와 즉흥성의 문화가 1980년대 들어 역동적인 춤과 음악의 형태로 발전한 것임을 감안하면 이는 당연한 결론일 것이다. 그러나 한국계 미국인 싱어송라이터 샘 옥(Sam Ock)의 힙합은 조금 다르다. 랩이 자연스럽게 멜로디를 타고 보컬로 이어지다가 아무렇지도 않게 랩으로 다시 흘러간다. 힙합 특유의 강렬한 리듬 대신 부드럽고 차분한 사운드가 랩과 보컬을 감싼다. 미국 본토의 힙합과 선명한 멜로디를 선호하는 동양인 정서는 샘 옥이란 촉매를 통해 새로운 화학적 결과물을 낳았다. 새 앨범 ‘그레이(Grey)’를 발매하며 내한한 샘 옥을 지난 14일 서울 서초동 교보타워 소니뮤직 코리아 회의실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샘 옥은 “앨범 타이틀 ‘그레이’는 회색이라는 뜻과 함께 삶의 어두운 감정과 백지 같은 진실이 만나는 지점을 의미하기도 한다”며 “지난해 앓았던 우울증과 지인들의 겪은 어려움 등 개인적인 아픔들을 신앙과 더불어 극복하는 과정을 앨범에 담아냈다”고 밝혔다.
샘 옥은 자신의 음악 여정은 자신의 작업물을 유튜브에 올리는 것으로부터 시작했다. 메릴랜드 주에 거주하는 그는 한국계 미국인 교회 네트워크 내부에서 크리스천 힙합 그룹 AMP로 활동해 왔다.
그의 음악에 대한 가치를 가장 먼저 알아본 곳은 일본이었다. 지난 2011년 데뷔 앨범 ‘심플 스텝스(Simple Steps)’를 발매한 그는 미국 로스앤젤레스 언더그라운드 힙합 신에서 활동 중인 래퍼 덤파운디드(Dumbfoundead), 한국계 미국인 케로 원(Kero One), ‘서울재즈페스티벌 2013’에 참가했던 클라라 시(Clara C) 등과 다양한 협업을 벌여왔다. 지난해 그는 음악 축제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에 참여하기 위해 내한해 호평을 받기도 했다. 샘 옥은 “데뷔 전 내 음악 활동은 취미에 가까웠다”며 “일본의 한 음반 회사로부터 앨범 발매 제의를 받은 뒤 제대로 결과물을 만들어야겠다는 결심을 하게 됐고 그것이 내 본격적인 음악 활동의 시작이었다”고 회상했다.
이번 앨범에는 복고적인 키보드 연주 위에 경쾌한 그루브를 담아낸 타이틀곡 ‘메이드 포 모어(Made For More)’를 편안한 음색과 멜로디가 돋보이는 ‘왓 해브 아이 던(What Have I Done)’, 감성적인 피아노와 어쿠스틱 기타 연주가 인상적인 ‘크라운(Crown)’ 등 11곡이 수록돼 있다. 힙합을 비롯해 알앤비, 재즈 등 다양한 장르의 요소가 자연스럽게 녹아든 음악이 특징이다.
샘 옥은 “신앙을 가진 사람으로서 어려움에 대처하는 자세에 대해 이야기하려 했고, 이번 앨범의 수록곡 ‘왓 해브 아이 던’은 그런 내 생각이 가장 잘 드러난 곡”이라며 “무엇보다 이번 앨범에 ‘진정성’을 담으려고 노력했다. 내 노래를 듣는 사람들이 혼자가 아니라고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샘 옥의 감성적인 보컬과 음악을 팝스타 브루노 마스(Bruno Mars), 제프 버넷(Jeff Bernat) 등과 비교하는 평가들이 많다. 또한 힙합에 재즈를 결합한 사운드는 일본의 디제이 누자베스(Nujabes)와 비교되기도 한다. 샘옥은 “누자베스로부터 많은 음악적 영감을 받았고, 그를 통해 힙합도 감성적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됐다”며 “브루노 마스, 제프 버넷과 함께 언급되는 것은 매우 영광”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는 랩을 하나의 악기라고 보며, 음악을 만들 때 많은 음악적인 도구를 가지고 하나의 작품을 만드는데 집중하는 편”이라며 “개인적으로 존 메이어(John Mayer), 스티비 원더(StevieWonder), 일본의 스튜디오 지브리 애니메이션 음악, 디즈니 애니메이션 음악으로부터 많은 영감을 받았고 이 모든 것들이 모여 내 음악 스타일을 이뤘다”고 설명했다.
이민 1세대 부모 아래에서 자란 샘 옥은 자라면서 정체성에 대한 많은 혼란을 겪었다고 고백했다. 그는 “내 국적은 미국이지만 내 피는 한국인이라는 두 가지 사실을 포용하기가 어려웠다”며 “한국 땅을 밟은 뒤부터 내가 한국인이라는 사실을 받아들이는데 수월해졌고 앞으로 두 가지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게 될 삶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고 했다.
최근 유희열이 “어느 때나, 누구에게나 추천해도 사랑받을 수 있는 유쾌한 달콤함이 가득하다”며 샘 옥을 극찬해 관심을 모았다. 샘 옥은 “굉장한 분이 내 음악을 칭찬해줘 영광”이라며 “미국에서 힙합그룹 에픽하이의 음악을 자주 접했고 리더 타블로의 진성성과 인간미가 느껴지는 음악이 좋았다. 앞으로 기회가 된다면 에픽하이, 윤하를 비롯해 인디 뮤지션 제이레빗, 캐스커 등과 함께 작업해보고 싶다”고 바람을 드러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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