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라이머리와 오혁의 앨범을 들으며 결국 뮤지션은 변명을 해도 음악으로 해야 한다는 생각을 다시 한 번 했다.
들으면 들을수록 매력적인 앨범이었다.
더불어 FT아일랜드의 미래에 조금이나마 기대를 하게 될 줄은 몰랐다.
그리고 힙합을 억지로라도 많이 들어야겠다는 결심을 굳히게 됐다.
들어서 좋은 건 분명히 알겠는데 표현할 말이 없어 막막할 때가 많았다.
하지만 취향은 어느 정도 타고 나는 법.. 쉽지 않을 것 같다.
<정진영의 이주의 추천 앨범> 11. 프라이머리ㆍ오혁 ‘럭키 유’ㆍFT아일랜드 ‘아이 윌’ 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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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 프라이머리ㆍ오혁 ‘럭키 유(Lucky You)’= ‘천재 프로듀서’라는 찬사를 받다가 표절 논란에 휩싸여 활동을 잠정 중단했던 프라이머리와 트렌드에 민감한 힙스터들을 사로잡으며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밴드 혁오의 보컬 오혁의 만남. ‘핫한’ 뮤지션 두 명이 만난 것만으로도 저절로 관심이 가는 앨범입니다.
이 앨범은 싱글로 발매됐지만, 4곡을 수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용물은 사실상 미니앨범(EP)에 가깝습니다. 3곡을 수록하고도 미니앨범을 자처하는 앨범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앨범은 ‘이주의 추천 싱글’로 다루기엔 덩치가 큰 것 같군요.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이 앨범에 담긴 음악은 참 잘 빠졌습니다. 과거 샘플 클리어(샘플을 곡에 사용하기 위한 허락을 받는 것) 문제로 인해 치렀던 곤욕을 의식한 듯 프라이머리는 이번 앨범에서 샘플링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라이머리의 대표곡 ‘시 스루(See Through)’처럼 한 번에 귀를 사로잡는 곡은 없고 다소 밋밋한 첫인상을 주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앨범입니다.
이 같은 연출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오혁의 매력적인 톤을 가진 목소리입니다. 오혁이 이번 앨범을 통해 들려주는 목소리는 1993년생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관능적입니다. 자신의 밴드 혁오에서 다소 다듬어지지 않은 음악과 목소리를 들려줬던 오혁은 프라이머리와 만나 세련미를 확보했습니다. 자이언티(Zion.T), 빈지노, 정기고를 대중에게 알리는데 기여했던 프라이머리는 이번 앨범을 통해 아는 사람만 알던 오혁을 수면 위로 끌어냈습니다. 오혁의 이름을 앞으로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이 앨범의 백미는 ‘공드리’에서 함께한 오혁과 김예림의 만남입니다. 따스한 바람을 맞으며 몽환적이면서도 나른한 목소리의 조합에 귀를 기울여보시길. 정말 달콤하군요.
이번 앨범의 선공개곡 ‘투 더 라이트(To The Light)’는 FT아일랜드가 지난해 일본에서 발매한 동명의 싱글 수록곡에 한국어를 새롭게 입힌 곡이죠. FT아일랜드는 일본에서 활동할 때 대형 록페스티벌 무대에도 오르는 ‘밴드’였습니다. FT아일랜드는 선공개곡을 통해 한국에서도 아이돌보다는 밴드에 무게 중심을 두고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FT아일랜드는 선공개곡을 통해 예고한 것처럼 첫 트랙 ‘인트로(Intro)’부터 마지막 트랙 ‘빛(Find a Light)’까지 단 한 곡도 록 사운드의 중심을 잃지 않고 내달립니다. 소속사가 멤버들이 이대로 앨범을 만들도록 내버려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데뷔 9년차라면 아티스트 소리를 한 번 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나지 않을 수 없겠죠.
누가 뭐라고 해도 FT아일랜드가 그동안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를 뽑아내온 것은 사실입니다. 여기에 강렬하면서도 시원한 록 사운드가 더해지니 정말 들을만한 록 앨범 하나가 탄생했습니다. 이제 FT아일랜드를 자신 있게 밴드라고 불러도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남은 숙제는 편곡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밴드가 자신의 앨범을 편곡하지 못하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죠. 편곡 능력만 받쳐준다면 머지않은 훗날에 FT아일랜드가 자신의 이름 앞에 달린 아이돌이란 꼬리표를 자연스럽게 떼어내고 꽤 괜찮은 밴드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살짝 추천 앨범
▶ 메이슨 더 소울 정규 1집 ‘포토그래퍼(Photographer)’=피처링으로 주로 듣던 독특한 보컬을 원 없이 들을 수 있는 앨범. 밴드 사운드와 결합한 탈장르적인 음악의 매력. 버벌진트, 오혁 등 화려한 게스트들의 참여도 눈길.
▶ 뉴올 미니앨범 ‘지-펑크 인 뉴올(G-Funk In Nuol)’=끈적끈적하면서도 심각하지 않은 리듬과 사운드. 봄날의 들뜬 걸음 같은 편안한 랩.
123@heraldcorp.com
이 앨범은 싱글로 발매됐지만, 4곡을 수록하고 있다는 점에서 내용물은 사실상 미니앨범(EP)에 가깝습니다. 3곡을 수록하고도 미니앨범을 자처하는 앨범도 적지 않다는 점을 감안하면, 이 앨범은 ‘이주의 추천 싱글’로 다루기엔 덩치가 큰 것 같군요.
거두절미하고 말하자면 이 앨범에 담긴 음악은 참 잘 빠졌습니다. 과거 샘플 클리어(샘플을 곡에 사용하기 위한 허락을 받는 것) 문제로 인해 치렀던 곤욕을 의식한 듯 프라이머리는 이번 앨범에서 샘플링을 자제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프라이머리의 대표곡 ‘시 스루(See Through)’처럼 한 번에 귀를 사로잡는 곡은 없고 다소 밋밋한 첫인상을 주지만, 들으면 들을수록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무언가가 있는 앨범입니다.
이 같은 연출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은 오혁의 매력적인 톤을 가진 목소리입니다. 오혁이 이번 앨범을 통해 들려주는 목소리는 1993년생이라고 믿을 수 없을 정도로 관능적입니다. 자신의 밴드 혁오에서 다소 다듬어지지 않은 음악과 목소리를 들려줬던 오혁은 프라이머리와 만나 세련미를 확보했습니다. 자이언티(Zion.T), 빈지노, 정기고를 대중에게 알리는데 기여했던 프라이머리는 이번 앨범을 통해 아는 사람만 알던 오혁을 수면 위로 끌어냈습니다. 오혁의 이름을 앞으로 더 자주 볼 수 있을 것 같은 예감이 드는군요.
이 앨범의 백미는 ‘공드리’에서 함께한 오혁과 김예림의 만남입니다. 따스한 바람을 맞으며 몽환적이면서도 나른한 목소리의 조합에 귀를 기울여보시길. 정말 달콤하군요.
이번 앨범의 선공개곡 ‘투 더 라이트(To The Light)’는 FT아일랜드가 지난해 일본에서 발매한 동명의 싱글 수록곡에 한국어를 새롭게 입힌 곡이죠. FT아일랜드는 일본에서 활동할 때 대형 록페스티벌 무대에도 오르는 ‘밴드’였습니다. FT아일랜드는 선공개곡을 통해 한국에서도 아이돌보다는 밴드에 무게 중심을 두고 활동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습니다. FT아일랜드는 선공개곡을 통해 예고한 것처럼 첫 트랙 ‘인트로(Intro)’부터 마지막 트랙 ‘빛(Find a Light)’까지 단 한 곡도 록 사운드의 중심을 잃지 않고 내달립니다. 소속사가 멤버들이 이대로 앨범을 만들도록 내버려뒀다는 사실이 믿어지지 않을 정도로 말이죠. 데뷔 9년차라면 아티스트 소리를 한 번 들어보고 싶은 욕심이 나지 않을 수 없겠죠.
누가 뭐라고 해도 FT아일랜드가 그동안 귀에 잘 들어오는 멜로디를 뽑아내온 것은 사실입니다. 여기에 강렬하면서도 시원한 록 사운드가 더해지니 정말 들을만한 록 앨범 하나가 탄생했습니다. 이제 FT아일랜드를 자신 있게 밴드라고 불러도 별다른 이의가 없을 것 같습니다.
남은 숙제는 편곡 능력을 키우는 것입니다. 밴드가 자신의 앨범을 편곡하지 못하는 것은 치명적인 약점이죠. 편곡 능력만 받쳐준다면 머지않은 훗날에 FT아일랜드가 자신의 이름 앞에 달린 아이돌이란 꼬리표를 자연스럽게 떼어내고 꽤 괜찮은 밴드가 될지도 모르겠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 살짝 추천 앨범
▶ 메이슨 더 소울 정규 1집 ‘포토그래퍼(Photographer)’=피처링으로 주로 듣던 독특한 보컬을 원 없이 들을 수 있는 앨범. 밴드 사운드와 결합한 탈장르적인 음악의 매력. 버벌진트, 오혁 등 화려한 게스트들의 참여도 눈길.
▶ 뉴올 미니앨범 ‘지-펑크 인 뉴올(G-Funk In Nuol)’=끈적끈적하면서도 심각하지 않은 리듬과 사운드. 봄날의 들뜬 걸음 같은 편안한 랩.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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