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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거미 “유행 쫓지 않고 꾸준했기에 오래 노래 부를 수 있었다”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5. 4. 23.

나와 동갑내기 가수들은 그냥 이유 없이 응원하게 된다.

어지간해선 라운드는 안 가려고 하는데 거미는 닭띠라 응원차 만나고 싶었다.


거미 “유행 쫓지 않고 꾸준했기에 오래 노래 부를 수 있었다”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13년 동안 가수로 활동하며 노래를 부를 수 있었던 이유는 꾸준함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급하게 억지로 앨범을 만들어 발표하고 싶지 않아요. 유행만 쫓아왔다면 저는 아마 진작 무너졌을 거예요.”

하루에도 수많은 가수들이 명멸을 거듭하는 살벌한 가요계. 특히 여성에게 더욱 가혹한 이 가요계에서 거미는 가창력으로 확실한 존재감을 드러내 온 몇 안 되는 여성 가수이다. ‘기억상실’을 비롯한 거미의 히트곡들이 오디션 프로그램을 준비하는 여성 신인들의 단골 선곡인 이유도 이 때문이다. 그랬던 거미가 90년대 남성 가수들의 히트곡을 자신 만의 방식으로 재해석하는 새로운 시도에 나섰다. 20일 오후 서울 논현동의 한 카페에서 리메이크 앨범 ‘폴 인 메모리(Fall in Memory)’를 발매한 거미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거미는 “리메이크 앨범은 데뷔 때부터 만들어보고 싶었다”며 “최근 들어 90년대 가요들 중 댄스곡에 대한 재조명이 이뤄지고 있는데, 댄스곡 외 다른 장르의 곡들을 불러 조명해보고 싶었다”고 앨범 제작 이유를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으로 박효신의 히트곡을 리메이크 한 ‘해줄 수 없는 일’을 비롯해 한동준의 ‘너를 사랑해’, 이현우의 ‘헤어진 다음 날’, 신승훈의 ‘로미오&줄리엣’, 녹색지대의 ‘준비 없는 이별’ 등 5곡이 수록돼 있다. 거미는 원곡의 멜로디 라인을 철저히 살리면서도 스탠더드 팝을 연상케 하는 복고적인 느낌과 알앤비(R&B) 특유의 풍성한 느낌을 편곡에 더했다. 특히 전곡을 남성 가수들의 곡으로 채운 것이 눈에 띄는 부분이다.

거미는 “장르의 다양화와 복잡한 편곡을 무리하게 시도하는 대신 남성 가수들의 곡을 선곡하는 것으로 변화를 줬다”며 “지인들로부터 많은 추천을 받아 선곡했다”고 설명했다.


타이틀곡 ‘해줄 수 없는 일’은 거미의 동갑내기 절친 박효신의 데뷔곡이어서 눈길을 끈다. 거미는 “1집에 수록된 발라드를 그리워하는 팬들이 많았는데, 비슷한 장르의 곡을 내 목소리로 부르는 것 좋을 것 같았다”며 “음악적으로 깐깐한 효신이도 들어본 뒤 편곡을 마음에 들어 하고 격려해줘 기뻤다”고 말했다. 또한 그는 “박효신을 비롯해 나얼, 화요비 등 동료 가수들과 노래방에서 서로의 노래를 부르는 것을 즐긴다”며 “걸그룹 투애니원(2NE1)이나 에이핑크가 내 노래를 리메이크하면 잘 어울릴 것 같다”고 덧붙였다.

거미의 가장 최근 정규 앨범은 2008년에 발매된 4집 ‘컴포트(Comfort)’이다. 추후 정규 앨범을 내놓을 계획이 없느냐는 질문에 거미는 “신곡으로 앨범을 채울 때 부담이 큰데, 이번 앨범은 쉬어간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며 “7년이나 흐른 만큼 정규 앨범을 제대로 발표하고 활동하고 싶은 욕심도 크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거미는 중국 무대 진출에 대한 의지와 함께 예능을 통해 새로운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거미는 “현재 구체적인 계획은 회사에 맡기고 중국어를 열심히 공부하고 있다”며 “‘정글의 법칙’ ‘진짜 사나이’ 등 몸으로 뛰는 예능에 출연해보고 싶다. 사실 나는 밥을 아주 잘 한다”고 웃어보였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