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대중음악 기사 및 현장/음악 및 뮤지션 기사

(인터뷰) 뮤즈 “다수에 맞서는 소수의 투쟁은 모든 것의 시작”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5. 6. 18.

확실히 이번 사운드가 내 취향에 가까워 듣기 편하다.

이번 앨범을 듣고 핑크 플로이드의 'Animal' The Wall' 같은 앨범들이 떠올랐다.

기사에 언급하진 않았지만 영화화 할 계획은 없느냐고 물어봤는데, 뮤지컬로 만들 생각은 있다더라.




뮤즈 “다수에 맞서는 소수의 투쟁은 모든 것의 시작”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사람 사이에서 공감하는 법을 잊은 인간은 ‘드론화’ 돼 타인을 배제하고, 자신의 주변을 비롯한 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에 대해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 이것은 꽤 끔찍한 일이다. 가늠할 수 없는 먼 거리에서 일어날 결과에 대한 어떠한 감정적 연결이나 책임감을 느끼지 않은 채, 간단한 무선 조종만으로 끔찍한 일들을 저지를 수 있는 상황들 말이다.”

영국 출신 세계적인 밴드 뮤즈(Muse)가 정규 7집 ‘드론스(Drones)’를 발표하며 돌아왔다. 전형적인 영국의 얼터너티브 록에서 여러 가지 장르를 뒤섞은 프로그레시브 록으로 변화를 거듭해왔던 뮤즈는 이번 앨범을 통해 초기의 모습으로 회귀했다. 밴드의 연주는 이전보다 간결해졌고, 사운드의 명도는 다소 줄어들었다. 현대 사회의 병폐를 꼬집는 앨범의 주제를 표현하기에 변화는 피할 수 없는 선택이었을 터이다. 뮤즈의 멤버 매튜 벨라미(Matthew Bellamy/기타ㆍ보컬), 크리스 월스턴홈(Chris Wolsternhome/베이스), 도미닉 하워드(Dominic Howard/드럼)와 이메일을 통해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벨라미는 “앨범 타이틀 ‘드론스’는 사이코패스의 은유적인 표현으로, 스스로의 의지 없이 정신병적인 행동만을 끊임없이 이어가는 부류를 떠올리면 된다”며 “지금 세계는 이 같은 ‘드론스’에 의해 돌아가고 있고, 그렇게 활성화된 ‘드론스’는 우리 모두를 또 다른 ‘드론스’로 만들어버리는 상황이다. 이번 앨범은 희망을 상실한 인간이 스스로를 유기하고 결국 주입된 시스템에 의해 세뇌돼 ‘휴먼 드론스(Human Drones)’로 변형되는 일련의 과정을 포착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싱글로 선공개된 ‘사이코(Psycho)’ ‘데드 인사이드(Dead Inside)’ ‘머시(Mercy)’를 비롯해 ‘리퍼스(Reapers)’ ‘더 핸들러(The Handler)’ ‘디펙터(Defector)’ ‘리볼트(Revolt)’ ‘애프터매스(Aftermath)’ ‘글로벌리스트(Globalist)’ 등 12곡이 실려 있다. 앨범은 전체적으로 하나의 주제로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마치 과거 핑크 플로이드(Pink Floyd)가 선보인 대곡 지향의 콘셉트 앨범을 듣는 듯한 느낌을 준다.

벨라미는 “내 생각에 다음에 벌어질 일은 ‘자주적 드론(Autonomous Drones)’의 등장이고 ‘자주적 드론’은 스스로 ‘살상’을 결정하게 될 것이고, 그 과정에 진짜 ‘인간’이 개입될 여지는 주어지지 않을 것”이라며 “앨범을 통해서 제시하고자 하는 결말은 비록 우리가 소수에 속할지라도 투쟁을 시작해야 한다는 것이고, 다수에 맞서는 소수의 투쟁은 작은 것 일지라도, 모든 것들을 일어나게 하는 시작”이라고 강조했다.


음악적으로 가장 큰 변화는 화려했던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비중을 줄인 것이다. 전작을 직접 프로듀싱했던 뮤즈는 AC/DC와 데프 레파드(Def Leppard), 포리너 등과 작업했던 명프로듀서 로버트 존 머트 랭(Robert John ‘Mutt’ Lange)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결과적으로 앨범에는 멤버들은 연주 그 자체에 집중할 수 있었다.

벨라미는 “이번 앨범에서 정말 필요한 악기 세 개만 가지고 곡을 썼고, 또 멤버 셋이 함께 연주할 때면 늘 어둡고 무거운 사운드가 나왔다”며 “전작이 실험적인 측면이 강했다는 걸 느꼈기 때문에, 이번 앨범에는 좀 더 단단한 록 사운드를 담고 싶었는데 꽤 무거운 사운드가 나왔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하워드는 “이번 앨범을 통해 우리의 음악이 시작된 뿌리를 찾고 싶었다”며 “벨라미의 집 지하실에서 함께 악기를 연주하던 시절에 만든 곡들은 우리가 연주하는 악기들만으로도 라이브로 구현할 수 있었다. 우리는 이번 앨범을 통해 그 때의 에너지를 다시 찾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번 앨범의 가장 독특한 부분은 후반부에 서로 다른 결말을 나눠 선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애프터매스’는 인간이 인간성의 힘을 이해하게 되면 모든 걸림돌을 물리치고 억압에도 저항할 수 있다는 이야기를, ‘글로벌리스트’는 다소 모호하지만 부정적인 결말을 제시하고 있다. 특히 10분여에 달하는 극적인 구성을 가진 ‘글로벌리스트’는 뮤즈가 데뷔 후 첫 선을 보이는 대곡이기도 하다.


벨라미는 “나는 아직도 음악이 가장 영향력 있는 예술 장르이며 사람들에게 가장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는 수단이라고 믿는다”며 “그런 의미에서 난 여전히 음악이라는 것이 단순히 인간의 즐거움을 위해서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그 이상의 무언가를 위해 존재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적어도 우리에겐 음악이 단순히 즐거움을 주기 위한 오락에 그치는 개념이 아니다”며 “우리가 음악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바는 결국 음악으로 다른 사람과 소통하는 힘이고, 이번 앨범이 궁극적으로 말하고자 하는 바 역시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뮤즈는 이번 앨범에서 빼놓지 말고 주의 깊게 들어줬으면 하는 부분으로 앨범의 마지막 수록곡인 ‘드론스’를 꼽았다. 벨라미는 “아마 이번 앨범을 들은 이들은 이 곡에서 들리는 4파트의 보컬 아카펠라를 듣고 놀랐을 텐데, 이 곡은 르네상스 시대의 클래식 장르에서 영향을 받은 곡으로 록이나 팝 등 요즘 시대의 어떤 음악과도 다른 음악”이라며 “이 곡을 부를 때 ‘드론스’에 의해 무차별적인 희생을 당한 이들의 유령이 유령이 울부짖는 느낌을 내려고 했다”고 설명했다.

뮤즈는 오는 9월 30일 오후 8시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벌인다. 뮤즈의 내한공연은 지난 2013년 록페스티벌 ‘시티브레이크’ 참여 이후 2년 만이다.

월스턴홈은 “이번에도 놀라운 이벤트를 관객들에게 보여주려고 구상 중”이라며 “한국 팬들이 좋아하는 곡들과 아직 라이브로 들어보지 못한 곡들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기대를 당부했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