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끔 내 음악 취향을 종잡을 수 없다고 말하는 이들이 있다.
내가 나를 모르는데, 난들 너를 알겠느냐?
개취이지만 나는 2015년 현재 대한민국에서 가장 노래를 잘 부르는 남자 가수는 박강성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10년 이상 형님의 음악을 즐겨 들어 온 팬인 터라, 이 형님과 마주 앉아 이야기를 나누는 일이 무척 즐거웠다.
앞으로 자주 얼굴을 보기로 했다.
기사에 쓰진 않았지만 이 형님은 자신 가장 좋아하는 자기 노래로 ‘문밖에 있는 그대'와 '새벽'을 꼽았다.
'새벽'은 정말 의외였다. 마음 깊은 곳엔 이런 취향이셨다니...
나는 형님에게 내가 가장 좋아하는 노래는 '다시 만나는 그날까지'라고 말했다.
이 형님 역시 내게 매우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다.
이 기사는 7월 6일자 헤럴드경제 29면 톱에도 실린다.
박강성 “모든 세대로부터 ‘노래의 장인’이란 말 듣고 싶다”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는 많다. 그러나 긴 공연 시간 내내 무대를 뛰어다니며 기복 없는 라이브를 들려줄 수 있는 가수는 흔치 않다. 여기에 장르까지 가리지 않고 다양한 곡을 소화할 수 있는 가수는 더욱 드물다. 2015년 현재 대한민국 가요계에서 가장 노래를 잘 부르는 가수를 꼽는다면 박강성은 반드시 수위에 들어가야 할 이름이다.
방송으로 드러나지 않는 음악은 없는 음악처럼 취급받는 세상에서 박강성은 가창력 하나만으로 현실의 벽을 무너뜨려왔다. 지난 1982년 MBC 신인가요제 대상 수상 이후 오랜 무명 시절을 겪은 그는 소규모 라이브 카페 무대를 통해 인기를 얻어 마침내 1만 석 이상 대규모 공연장을 채울 수 있는 정상급 가수로 발돋움했다. 그런 박강성에게도 아쉬움이 있었다. ‘미사리의 서태지’란 별명을 얻을 만큼 중장년층 사이에서 대단한 인기를 자랑하는 그였지만, 젊은이들에게 그의 이름은 여전히 낯설기 때문이다.
박강성은 최근 신곡을 담은 싱글 ‘목숨을 건다’을 발표했다. 전국 각지에서 꾸준한 공연 활동으로 팬들을 만나온 그이지만 신곡 발표는 7년 만이다. 지난 달 30일 본사에서 기자와 만난 그는 “이제 중장년층을 넘어 젊은 세대로부터 가치를 인정받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싱글 ‘목숨을 건다’를 발표한 가수 박강성이 지난달 30일 본사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박해묵 기자/mook@heraldcorp.com
박강성이 싱글을 발표하는 것은 처음이다. 그는 지난 2008년에 내놓은 정규 6집 ‘아웃 고잉 인 세븐 이어스(Out Going In Seven Years)’까지 늘 정규 앨범으로 신곡을 발표해왔다.
박강성은 “세상이 더 이상 앨범을 요구하는 것 같지 않고, 또 앨범의 수록곡 다수가 묻히는 현실이 안타까웠다”며 “많은 고민 끝에 앞으로 싱글을 자주 발매해 팬들과 소통의 폭을 넓히기로 결심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싱글에는 타이틀곡 ‘목숨을 건다’, ‘듣고 있나요’ 2곡이 수록돼 있다. ‘목숨을 건다’는 사랑하는 여인을 향한 남자의 순정을 강렬한 록 사운드로 표현한 곡이다. ‘듣고 있나요’는 잊히는 연인에 대한 그리움을 표현한 애절한 발라드이다. 마로니에, 페이지로 활동해 온 김선민이 이번 싱글의 작사ㆍ작곡에 참여했다.
박강성은 “남녀가 서로 좋아한다고 말하는 것과 사랑한다고 말하는 것은 큰 무게 차이가 있다”며 “요즘의 사랑은 너무 가벼워졌다는 인상을 받고 있는데, 이번 싱글을 통해 열정적이고도 지고지순한 사랑의 소중함을 노래하고 싶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오랜만에 발표하는 신곡인 만큼 파격적인 변신 대신 기존 팬들의 취향에 맞는 멜로디 라인으로 곡을 만들되 편곡에 젊은 감각을 더했다”며 “방송 활동 역시 우선 중장년층들이 즐겨 듣는 라디오를 우선으로 두되 TV 출연 역시 마다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싱글의 녹음 과정은 최상의 목소리를 담기 위해 1년여에 걸쳐 이뤄졌다. 박강성은 기존의 창법에 머무르지 않기 위한 의도로 연습을 줄이고 철저히 작곡가의 의도에 따라 노래를 불렀다. 많은 연습을 통해 곡을 자신만의 것으로 소화한 뒤에야 녹음을 진행해 왔던 과거 그의 태도와 비교되는 부분이다.
박강성은 “그동안의 틀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번에는 멜로디만 겨우 익히고 스튜디오에 도착해 그곳에서 가사를 외워 노래를 불렀다”며 “처음에는 어색했지만 이 같은 과정을 통해 작곡가의 의도를 깊게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좋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박강성은 서울 구의동에서 9년 째 중식당을 운영 중이다. 짬뽕 맛집으로 소문난 이 식당에서 박강성은 매달 1차례 씩 정기공연을 벌이며 팬들과 만나고 있다. 쾌적한 감상을 위해 매회 60~70석 내외로 관객을 제한하고 예매를 받고 있다. 공연은 늘 매진이다.
박강성은 “사실 운영이 잘 되면 노래를 덜 불러도 되겠다는 생각으로 식당을 시작했는데 오히려 내 전용 공연 공간이 생겨 더 많이 노래를 하게 됐다”며 “정말로 내 노래를 사랑해주는 팬들만이 찾아와 공연을 즐기기 때문에 내겐 소중한 공간이다. 사실 직원들에게 월급을 주고 나면 남는 건 거의 없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박강성은 “목표가 무엇이냐”는 기자의 뻔한 질문에 “유명 가수가 되고 싶다”는 뻔하지 않은 대답을 내놓았다. 박강성은 “인기에 연연하지 않는 가수란 없다. 중장년층으로부터 많은 인기를 얻고 있지만, 한 번쯤은 신승훈이나 김건모처럼 전 국민의 입에 오르내리는 가수가 되고 싶다”며 “‘불후의 명곡’과 같은 프로그램에도 ‘전설’이 아닌 현역으로 출연해 모든 세대와 소통하며 ‘노래의 장인’이란 소리를 듣는 것이 꿈”이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한편, 박강성은 오는 가을 전국 곳곳을 도는 투어를 계획 중이다. 이번 투어는 문예회관 등 1000석 이하의 중극장에서 관객들과 함께 가까이에서 호흡하는 콘서트가 될 전망이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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