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랫동안 한자리를 지켜주는 밴드들은 그저 앨범을 내주는 것만으로도 반가울 뿐이다.
2017년에 꼭 20주년 콘서트 성대하게 여시길...
이 인터뷰는 헤럴드경제 7월 27일 25면 톱에도 실린다.
타카피 “우리 음악은 아름다운 바보들 위한 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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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변화의 속도가 빨라질수록 그 반작용으로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한 그리움과 애착은 커지기 마련이다. 최근 들어 문화계 전반에 몰아친 복고 열풍은 이 같은 심리를 방증한다. 제자리를 묵묵하기 지키는 존재들이 귀해진 시대. 많은 이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오랫동안 한 자리를 지키는 모습은 그 자체로 멋스럽다. 타카피(T.A-Copy)는 그런 밴드이다.
타카피는 크라잉넛ㆍ노브레인과 함께 한국 대중음악계에 펑크(Punk)란 새로운 장르를 수혈한 주역이다. 타카피는 지난 1997년 홍대 클럽 공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그야말로 ‘펑크록 외길인생’을 걸어왔다. 하지만 타카피는 지금까지 ‘한국 펑크 1세대’란 거창한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아는 사람들만 아는 밴드였다. 야구팬들의 송가인 ‘치고 달려라’가 지난 2008년부터 KBS 프로야구 중계방송의 메인 테마송으로 전국 안방에 울려 퍼지지 않았다면 밴드의 이름은 더욱 생소해질 뻔했다. 누가 알아주던 말던 타카피는 20년 가까이 부지런히 앨범을 발매하고 공연을 벌여왔다. 타카피의 새 미니앨범 ‘뷰티풀(Beauty-fool)’도 일종의 습관인 셈이다.
지난 16일 서울 다동의 한 주점에서 기자와 만난 타카피의 리더 김재국은 “나이가 들면서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 혹은 그 이상을 잃어야 한다는 인생의 진리를 점점 실감하고 있다”며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현재에 충실해야 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아름다우면서도 바보 같았다. 그런 삶을 위로하기 위한 음악을 앨범에 담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덧없는 인생과 오늘이라는 소명에 대해 노래하는 타이틀곡 ‘뷰티풀 데이(Beauty-fool Day)’를 비롯해 “작년에 왔던 타카피 죽지도 않고 또 왔네/멤버 또 바뀌었지만 난 살아 있네” 같은 가사로 잦은 멤버 교체를 자조하며 유머로 승화시킨 ‘댄싱킹’, 청춘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사회와 현실을 냉소하는 ‘청소년’, 소소한 행복을 바라는 일이 쉽지 않은 현실을 돌아보는 ‘초원’ 등 4곡이 실려 있다. 다소 무거운 주제들이지만 타카피는 특유의 밝고 경쾌한 연주로 무겁지 않게 주제를 풀어낸다.
앨범 재킷에는 양, 사슴, 코뿔소 등 초식동물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눈을 가린 초식동물들의 모습은 마치 맹수처럼 보이는 기묘한 인상을 준다.
김재국은 “토끼와 사슴은 초식동물이지만 각각 빠른 다리, 뿔 등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무기 하나쯤은 확보하고 있다”며 “초식동물은 비록 약한 존재이지만, 눈을 가리고 각자의 무기를 드러낸 초식동물은 꽤 무섭게 보이는데 그런 초식동물의 모습이 마치 우리 같았다. 타카피에겐 바로 음악이 무기”라고 강조했다.
타카피는 지난 2013년 정규 6집 ‘본격인생’을 발표하며 3부작에 걸친 대작 앨범을 내놓겠다고 선언했었다. 2년 만의 신보를 부피를 줄여 미니앨범으로 발표한 이유에 대해 김재국은 “음악시장의 중심이 음반에서 음원과 스트리밍으로 바뀌어 대중이 정규 앨범 하나를 진득하게 들어주길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이젠 정규 앨범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그때그때 좋은 곡이 만들어지면 발표하며 짧은 호흡으로 대중과 소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타카피는 오는 9월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단독 콘서트를 마련한다. 지난 2008년부터 매년 다른 편곡으로 ‘치고 달려라’를 선보이고 있는 타카피는 지난 17일 ‘치고 달려라 2015’ 음원을 새롭게 발표하기도 했다.
김재국은 “조만간 방송될 예정인 ‘막돼먹은 영애씨’ 등 각종 드라마 OST에도 참여해 대중과 접촉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짧은 호흡으로 자주 싱글을 발표할 계획이니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123@heraldcorp.com
타카피는 크라잉넛ㆍ노브레인과 함께 한국 대중음악계에 펑크(Punk)란 새로운 장르를 수혈한 주역이다. 타카피는 지난 1997년 홍대 클럽 공연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그야말로 ‘펑크록 외길인생’을 걸어왔다. 하지만 타카피는 지금까지 ‘한국 펑크 1세대’란 거창한 수식어가 무색할 정도로 아는 사람들만 아는 밴드였다. 야구팬들의 송가인 ‘치고 달려라’가 지난 2008년부터 KBS 프로야구 중계방송의 메인 테마송으로 전국 안방에 울려 퍼지지 않았다면 밴드의 이름은 더욱 생소해질 뻔했다. 누가 알아주던 말던 타카피는 20년 가까이 부지런히 앨범을 발매하고 공연을 벌여왔다. 타카피의 새 미니앨범 ‘뷰티풀(Beauty-fool)’도 일종의 습관인 셈이다.
밴드 타카피가 새 미니앨범 ‘뷰티풀(Beauty-fool)’을 발표했다. 왼쪽부터 장영훈(드럼), 김재국(보컬ㆍ기타), 윤형식(베이스). [사진 제공=어퍼컷레코드]
지난 16일 서울 다동의 한 주점에서 기자와 만난 타카피의 리더 김재국은 “나이가 들면서 하나를 얻으려면 하나 혹은 그 이상을 잃어야 한다는 인생의 진리를 점점 실감하고 있다”며 “과거로 돌아가고 싶지만 돌아갈 수 없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해 현재에 충실해야 하는 사람들의 모습들이 아름다우면서도 바보 같았다. 그런 삶을 위로하기 위한 음악을 앨범에 담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번 앨범에는 덧없는 인생과 오늘이라는 소명에 대해 노래하는 타이틀곡 ‘뷰티풀 데이(Beauty-fool Day)’를 비롯해 “작년에 왔던 타카피 죽지도 않고 또 왔네/멤버 또 바뀌었지만 난 살아 있네” 같은 가사로 잦은 멤버 교체를 자조하며 유머로 승화시킨 ‘댄싱킹’, 청춘들을 좌절하게 만드는 사회와 현실을 냉소하는 ‘청소년’, 소소한 행복을 바라는 일이 쉽지 않은 현실을 돌아보는 ‘초원’ 등 4곡이 실려 있다. 다소 무거운 주제들이지만 타카피는 특유의 밝고 경쾌한 연주로 무겁지 않게 주제를 풀어낸다.
김재국은 “요즘 세상에는 삶의 목적이 행복추구는 온데 간데 없고 생존 그 자체가 돼 버린 것 같다. 삶이 팍팍하고 허무하게 느껴지니 자연스럽게 과거 좋았던 시절을 생각하게 된다”며 “우리의 음악이 현실을 변화시킬 순 없겠지만 적어도 그런 마음들을 함께 나눌 수 있는 매개가 되길 바랐다”고 전했다.
앨범 재킷에는 양, 사슴, 코뿔소 등 초식동물들의 모습이 담겨 있다. 눈을 가린 초식동물들의 모습은 마치 맹수처럼 보이는 기묘한 인상을 준다.
김재국은 “토끼와 사슴은 초식동물이지만 각각 빠른 다리, 뿔 등 생존을 위한 최소한의 무기 하나쯤은 확보하고 있다”며 “초식동물은 비록 약한 존재이지만, 눈을 가리고 각자의 무기를 드러낸 초식동물은 꽤 무섭게 보이는데 그런 초식동물의 모습이 마치 우리 같았다. 타카피에겐 바로 음악이 무기”라고 강조했다.
타카피는 지난 2013년 정규 6집 ‘본격인생’을 발표하며 3부작에 걸친 대작 앨범을 내놓겠다고 선언했었다. 2년 만의 신보를 부피를 줄여 미니앨범으로 발표한 이유에 대해 김재국은 “음악시장의 중심이 음반에서 음원과 스트리밍으로 바뀌어 대중이 정규 앨범 하나를 진득하게 들어주길 기대하기 어려워졌다”며 “이젠 정규 앨범에 대한 욕심을 버리고 그때그때 좋은 곡이 만들어지면 발표하며 짧은 호흡으로 대중과 소통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타카피는 오는 9월 앨범 발매를 기념하는 단독 콘서트를 마련한다. 지난 2008년부터 매년 다른 편곡으로 ‘치고 달려라’를 선보이고 있는 타카피는 지난 17일 ‘치고 달려라 2015’ 음원을 새롭게 발표하기도 했다.
김재국은 “조만간 방송될 예정인 ‘막돼먹은 영애씨’ 등 각종 드라마 OST에도 참여해 대중과 접촉을 늘려나갈 것”이라며 “짧은 호흡으로 자주 싱글을 발표할 계획이니 앞으로의 행보를 기대해 달라”고 당부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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