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일서 PD의 '365일 팝 음악사'가 출간된 지 10년을 맞았다.
지금까지 우리나라에서 이보다 더 충실한 내용을 담은 팝 정보 서적이 몇이나 됐나.
개정증보판을 출간한 저자에게 박수를!
이 기사는 헤럴드경제 7월 22일자 25면 톱에도 실린다.
365일 책 한 권으로 팝과 함께 특별해지는 하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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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7월 22일. 매년 때가 되면 돌아오는 별다를 것 없는 날 같지만, 팝 음악사에선 중요한 사건이 몇 있었다. 1963년 이날 비틀스(The Beatles)는 미국 시장 데뷔 앨범 ‘인트로듀싱 더 비틀스(Introducing The Beatles)’를 발표했다. ‘호텔 캘리포니아(Hotel California)’를 부른 밴드 이글스(The Eagles)의 보컬리스트 돈 헨리(Don Henley)는 1947년 이날 태어났다. 정일서 KBS 라디오 PD가 365일 날짜별로 팝 음악사에서 벌어진 중요한 사건들을 기록한 ‘365일 팝 음악사(돋을새김)’ 속에서 하루하루는 특별한 날이다.
‘365일 팝 음악사’가 올해로 출간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9년 개정판을 내놓았던 정 PD는 출간 10주년을 맞아 개정증보판을 출간했다. 지난 21일 서울 연남동의 한 식당에서 정 PD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방송가를 넘어 음악계에서도 팝 음악 전문가로 손꼽히는 정 PD는 지난 1995년 KBS에 입사해 지난 20년 동안 ‘김광한의 골든팝스’ ‘전영혁의 음악세계’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이소라의 메모리즈’ 등 굵직한 음악 프로그램들을 연출해왔다. ‘365일 팝 음악사’의 집필도 그가 방송을 위해 꾸준히 정리한 자료들로부터 출발했다. ‘365일 팝 음악사’는 그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의 결과물인 셈이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의 “스마트폰처럼 늘 곁에 둬야 할 생필품 같은 책”이란 서평은 이 책의 방대함과 꼼꼼함을 잘 설명해준다.
정 PD는 “10년에 걸쳐 방송을 위해 음반에 담긴 해설지나 각종 기사에 실린 중요한 사건들을 일기처럼 정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방대한 양의 자료가 쌓였다”며 “지금도 매일 30분에서 1시간 정도 시간을 들여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정 PD는 중학교 3학년 무렵 팝의 세계에 매료됐다. 그는 “당시 고향 전남 순천에서 서울로 올라온 그는 또래들이 모두 팝을 듣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며 “비틀스 베스트 앨범 구입을 시작으로 뒤떨어진 걸 따라잡는다는 생각으로 남들보다 몇 배 더 많은 앨범들을 듣다가 팝에 빠져들었고, 지금도 중고등학교 시절에 들었던 음악들이 감수성을 지배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정 PD는 이 책에 실린 사건 중 가장 인상 깊은 사건으로 1973년 9월 19일 ‘로큰롤 로맨스, 조슈아 트리 유괴 사건’(735페이지)을 꼽았다. 이 사건은 포크록 그룹 버즈(The Byrds)의 멤버 그램 파슨스(Gram Parsons)가 약물 과용으로 사망하자, 만취한 친구들이 그의 시신을 탈취하며 벌어졌다. 그들은 탈취한 시신을 모하비 사막의 조슈아 트리로 가져가 화장했다. 이 사건은 파슨스가 생전에 남긴 “가수는 죽으면 묘지보다는 사막의 별빛 아래에서 화장돼야 해. 장소는 조슈아 트리가 딱 좋겠군”이란 말에서 비롯된 우발적인 일이었다.
정 PD는 “‘로큰롤 로맨스, 조슈아 트리 유괴 사건’은 당시 음악인들의 낭만과 순수를 잘 보여준 사건”이라며 “지금도 모하비 사막의 조슈아 트리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라고 설명했다.
과거와 비교해 현재 국내 음악 시장에서 팝의 비중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방송에서도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팝을 듣기 어려워진 시대이다. 정 PD는 “K팝의 양적인 발전은 반가운 일이지만 다양성까지 확보했는지는 의문”이라며 “다양한 팝의 소비는 K팝의 질적 성장과 다양성 확보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정 PD는 “내가 지금과 같은 일을 하는 한 자료들을 모으고 정리하는 일은 계속 될 것”이라며 “‘365일 팝 음악사’가 언제까지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생명력이 다하는 날까지 많은 이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됐으면 좋겠다”이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123@heraldcorp.com
‘365일 팝 음악사’가 올해로 출간 10주년을 맞았다. 지난 2009년 개정판을 내놓았던 정 PD는 출간 10주년을 맞아 개정증보판을 출간했다. 지난 21일 서울 연남동의 한 식당에서 정 PD를 만나 이야기를 들었다.
방송가를 넘어 음악계에서도 팝 음악 전문가로 손꼽히는 정 PD는 지난 1995년 KBS에 입사해 지난 20년 동안 ‘김광한의 골든팝스’ ‘전영혁의 음악세계’ ‘유희열의 라디오천국’ ‘이소라의 메모리즈’ 등 굵직한 음악 프로그램들을 연출해왔다. ‘365일 팝 음악사’의 집필도 그가 방송을 위해 꾸준히 정리한 자료들로부터 출발했다. ‘365일 팝 음악사’는 그의 성실함과 부지런함의 결과물인 셈이다. 임진모 대중음악평론가의 “스마트폰처럼 늘 곁에 둬야 할 생필품 같은 책”이란 서평은 이 책의 방대함과 꼼꼼함을 잘 설명해준다.
정 PD는 “10년에 걸쳐 방송을 위해 음반에 담긴 해설지나 각종 기사에 실린 중요한 사건들을 일기처럼 정리하다보니 자연스럽게 방대한 양의 자료가 쌓였다”며 “지금도 매일 30분에서 1시간 정도 시간을 들여 자료들을 정리하고 있다“고 했다.
정 PD는 개정증보판에 그동안 쌓인 팝계의 새로운 이슈와 재즈 분야를 보강해 담았다. 그는 “시간이 흐르면 새로운 사건이 발생하기도 하지만, 과거의 사건이 현재에 다른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며 “재즈는 팝과 명확하게 구분되지 않는 부분이 많아 새롭게 다뤄야 할 필요성이 있었다”고 전했다.
정 PD는 중학교 3학년 무렵 팝의 세계에 매료됐다. 그는 “당시 고향 전남 순천에서 서울로 올라온 그는 또래들이 모두 팝을 듣는 모습에 충격을 받았다”며 “비틀스 베스트 앨범 구입을 시작으로 뒤떨어진 걸 따라잡는다는 생각으로 남들보다 몇 배 더 많은 앨범들을 듣다가 팝에 빠져들었고, 지금도 중고등학교 시절에 들었던 음악들이 감수성을 지배하고 있다”고 회상했다.
정 PD는 이 책에 실린 사건 중 가장 인상 깊은 사건으로 1973년 9월 19일 ‘로큰롤 로맨스, 조슈아 트리 유괴 사건’(735페이지)을 꼽았다. 이 사건은 포크록 그룹 버즈(The Byrds)의 멤버 그램 파슨스(Gram Parsons)가 약물 과용으로 사망하자, 만취한 친구들이 그의 시신을 탈취하며 벌어졌다. 그들은 탈취한 시신을 모하비 사막의 조슈아 트리로 가져가 화장했다. 이 사건은 파슨스가 생전에 남긴 “가수는 죽으면 묘지보다는 사막의 별빛 아래에서 화장돼야 해. 장소는 조슈아 트리가 딱 좋겠군”이란 말에서 비롯된 우발적인 일이었다.
정 PD는 “‘로큰롤 로맨스, 조슈아 트리 유괴 사건’은 당시 음악인들의 낭만과 순수를 잘 보여준 사건”이라며 “지금도 모하비 사막의 조슈아 트리는 수많은 관광객들이 찾는 명소”라고 설명했다.
과거와 비교해 현재 국내 음악 시장에서 팝의 비중은 크게 줄어든 상황이다. 방송에서도 일부 프로그램을 제외하면 팝을 듣기 어려워진 시대이다. 정 PD는 “K팝의 양적인 발전은 반가운 일이지만 다양성까지 확보했는지는 의문”이라며 “다양한 팝의 소비는 K팝의 질적 성장과 다양성 확보에 많은 도움을 줄 것”이라고 의견을 내놓았다.
마지막으로 정 PD는 “내가 지금과 같은 일을 하는 한 자료들을 모으고 정리하는 일은 계속 될 것”이라며 “‘365일 팝 음악사’가 언제까지 생명력을 가질 수 있을지 모르지만, 그 생명력이 다하는 날까지 많은 이들에게 좋은 지침서가 됐으면 좋겠다”이라고 바람을 드러냈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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