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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유사랑의 재즈와 팝 사이 절묘한 줄타기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5. 9. 18.

처음 들었을 때 마치 윈터플레이를 들었을 때처럼 익숙한 팝 사운드가 좋았다.

그런데 나중에는 수록곡마다 다른 결을 목소리가 더 매력적으로 들렸다.

새로운 이름으로 새롭게 시작하는 재즈 보컬리스트 유사랑의 미래를 축복하며...


이 인터뷰는 헤럴드경제 9월 21일 29면 사이드에도 실린다.




유사랑의 재즈와 팝 사이 절묘한 줄타기

[HOOC=정진영 기자] “재즈는 어렵고 지루하다”는 선입견을 가지고 있다면, 이 앨범은 그 선입견에 살짝 균열을 일으킬 것이다. 재즈하면 떠오른 복잡한 화성과 리듬 대신 팝에 가까운 사운드와 멜로디가 편안하게 귀를 연다. 그 위로 곡마다 다채로운 목소리들이 어우러지는데, 목소리는 분명히 재즈의 그것이다. 재즈 보컬리스트 유사랑의 첫 정규앨범 ‘마이 웨이(My Way)’는 친절한 듯하지만 복잡한 결을 보여주는 매력을 가지고 있다. 지난 15일 오후 서울 서초동 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에서 유사랑을 만나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유사랑은 “지금까지 음악 활동을 하며 느낀 다양한 감정들을 일기장처럼 앨범에 곡으로 담아냈다”며 “그동안 다양한 앨범과 공연에 피처링으로 참여한 바 있지만, 온전히 내 이름으로 앨범을 낸 것은 처음이기 때문에 모두에게 감사한 마음이 크다”고 소감을 밝혔다.


재즈 보컬리스트 유사랑이 첫 정규앨범 ‘마이 웨이(My Way)’를 발표했다. [사진 제공=소니뮤직엔터테인먼트코리아]


유사랑은 지난 2010년부터 최근까지 ‘유봉인’이라는 본명으로 활동해왔다. 지난 2012년 쿼텟 플레이하우스(Quartet Playhouse), 트리오 젠틀레인(Gentle Rain)과 앨범을 낸 그는 지난해 재즈 잡지 ‘재즈피플’로부터 ‘라이징 스타’로 선정되며 음악적 역량을 인정받았다.

유사랑은 “주변의 조언과 더불어 최근 가지게 된 신앙으로부터 영향을 받아 예명을 만들게 됐다”며 “‘유사랑’이란 이름은 ‘당신(You)’을 ‘사랑한다’는 의미로도 풀어낼 수 있는데, 내 노래가 듣는 이에게 그런 감정으로 다가가길 바랐다”고 말했다.

이번 앨범에는 타이틀곡 ‘마이 웨이’를 비롯해 유사랑이 돌아가신 어머니를 떠올리며 만든 ‘투나잇(Tonight)’, 피아노와 보컬의 간결한 구성으로 목소리의 매력을 살린 스탠더드 ‘민 투 미(Mean to Me)’, 민요 ‘아리랑’을 절묘하게 결합한 편곡이 인상적인 ‘나 같은 죄인 살리신(Amazing Grace)’, 발랄한 느낌의 스윙곡 ‘심바(Simba)’ 등 9곡이 수록돼 있다. 젠틀레인의 피아니스트 송지훈와 베이시스트 오정택, 드러머 박철우 등 정상급 연주자들이 힘을 보탰다.

유사랑은 “나를 둘러 싼 상황이 힘겨워 한강변에 넋을 놓고 주저앉았던 일이 있었는데, 많은 사람들이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자신만의 일상을 보내는 모습을 보고 ‘나도 내 길을 가야겠다’고 결심하며 ‘마이 웨이’를 썼다”며 “세션으로 참여한 연주자들 모두 나와 오랫동안 함께 호흡을 맞춰왔기 때문에 내가 의도했던 것 이상으로 완성도 높은 결과물이 나왔다”고 전했다.


유사랑은 이번 앨범에서 가장 아끼는 곡으로 ‘사랑하리’를 꼽았다. 유사랑은 “우연이지만 ‘사랑하리’를 만든 후 지금의 예명을 갖게 됐다”며 단조로 시작해 장조로 끝나는 곡의 구성이 마치 내 지나온 인생을 닮은 것 같아 애착이 간다”고 고백했다.

유사랑은 재즈 스탠더드를 자신만의 색깔로 재해석해 채우는 일반적인 재즈 앨범과는 달리 자작곡을 다수 앨범에 실었다. 또한 이번 앨범의 중요한 특징은 수록곡마다 다른 색깔을 보여주는 목소리이다. ‘마이 웨이’에선 팝 보컬의 세련미가, ‘투나잇’에선 흡사 록 보컬리스트를 연상케 하는 폭발력과 애절한 감정이, ‘민 투 미’에선 재즈 보컬 특유의 농후한 질감이 느껴진다.

유사랑은 “무대 위에선 스탠더드를 많이 부르는 편이지만, 앨범은 온전히 내 것이기 때문에 곡에 따라 그에 걸맞은 목소리를 들려주고 싶었다”며 “자신의 감정을 가장 잘 표현할 수 있는 곡은 자작곡이기 때문에, 자신 있는 목소리를 들려주기 위해 앨범에 자작곡을 많이 실었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는 “재즈의 매력은 똑같은 곡을 부르거나 연주해도 서로 다른 색깔의 음악이 나온다는 점”이라며 “이 앨범의 친숙한 팝 사운드 역시 틀에 갇혀있기 보다 항상 변화를 받아들이려는 성격에서 나온 자연스러운 결과”라고 덧붙였다.

마지막으로 유사랑은 “오는 11월께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열 것”이라며 “그전에는 지금까지 늘 그래왔듯이 클럽에서 라이브를 들려주고 있을 테니, 많은 관심과 응원을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