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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nter 엔터] 방송 200회 맞은 목 마른 뮤지션들의 오아시스 ‘올댓뮤직’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5. 10. 21.

들리는 것만 듣고 보이는 것만 보려는 세상에 '올댓뮤직' 같은 뚝심 있는 프로그램은 존재만으로도 감사한 일이다.

300회 특집에도 함께 하고 싶다.


[Enter 엔터] 방송 200회 맞은 목 마른 뮤지션들의 오아시스 ‘올댓뮤직’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밴드 음악은 철저히 소외된 지상파 텔레비전 방송에서 KBS ‘올댓뮤직’은 오아시스 같은 존재이다. 지난 2010년부터 방송된 ‘올댓뮤직’은 그동안 지상파 방송에서 보기 어려웠던 다양한 인디 뮤지션들을 소개해 많은 음악 마니아들의 단골 시청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다. 

지난 20일 오후 7시 서울 서교동 레진코믹스 브이홀에서 ‘올댓뮤직’ 200회 특집 공개방송이 열렸다. 이날 공개방송에는 ‘작은거인’ 김수철을 비롯해 인디신의 터줏대감인 밴드 크라잉넛과 노브레인, 싱어송라이터 이승열, 걸그룹 바버렛츠, 듀오 십센치, 밴드 데이브레이크 등 그동안 ‘올댓뮤직’ 무대를 빛낸 뮤지션들이 대거 출연해 라이브를 선보였다. 전국 각지에서 모인 방청객 200명은 매 무대에 열광하며 ‘올댓뮤직’ 200회를 축하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교동 레진코믹스 브이홀에서 ‘올댓뮤직’ 200회 특집 공개방송 기자회견이 열렸다. 왼쪽부터 밴드 크라잉넛의 김인수 박윤식 한경록, 김수철, 진행자 이승열, 황국찬 PD, 김진수 제작부장.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공개방송에서 앞서 ‘올댓뮤직’ 방송 200회 특집 기자 간담회가 열렸다. KBS춘천방송총국의 황국찬 PD와 김진수 제작부장, 프로그램의 진행자인 이승열, 김수철, 크라잉넛이 참석했다.

김진수 제작부장은 “‘올댓뮤직’은 단순한 음악 프로그램이 아니라 음악을 매개로 세상의 이야기를 녹인 프로그램”이라며 “그러한 프로그램의 특징이 앞으로도 이어졌으면 하는 것이 바람이다. 앞으로도 음악으로 이야기를 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황국찬 PD는 “내가 일하는 곳은 (한국의) 중심지가 아닌 주변지역이지만, 그렇다고 주변지역의 사람들이 일을 덜 열심히 하는 것도 아니고 덜 가치 있는 일을 하는 것도 아니다”라며 “지금 집중을 받는 음악만이 전부가 아니고, 주변의 음악도 나름의 가치를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미디어의 포커스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그동안 ‘올댓뮤직’을 지지해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승열은 “방송에서 살아남기 힘든 포맷의 프로그램을 지금까지 끌고 올 수 있게 도와준 모든 이들에게 감사하다”며 “‘올댓뮤직’을 통해 소개된 밴드와 음악들이 많은 관심을 받고, 앞으로 10년 이상 계속 볼 수 있는 뮤지션들이 배출됐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아이돌이나 오디션 중심의 음악 프로그램이 주류를 이루는 지상파 방송에서 ‘올댓뮤직’은 인디 뮤지션과 밴드 중심의 라이브를 고집하며 대중음악의 스펙트럼을 넓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이 같은 호평에 힘입어 ‘올댓뮤직’은 지역 프로그램의 한계를 넘어 지난 2012년 KBS 1TV에 편성돼 강원도를 넘어 전국의 시청자들과 만나고 있다.

지난 20일 오후 서울 서교동 레진코믹스 브이홀에서 ‘올댓뮤직’ 200회 특집 공개방송에서 김수철(왼쪽)이 기타를 연주하고 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


황국찬 PD는 “춘천은 젊은이들이 적은 고령화 도시여서 첫 녹화 당시에는 걱정이 많았는데, 막상 시작해보니 젊은이들의 반응이 정말 좋아서 ‘할 수 있다’는 확신이 생겼다”며 “‘지역에서 만드니까 이렇게 밖에 못한다’는 변명을 하지 않기 위해 프로그램의 질적인 완성도를 높이고자 최선을 다했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첫 녹화 당시 고등학생이었던 방청객들이 대학 졸업 후에도 찾아오고, 춘천 시민뿐만 아니라 외지인들이 방청객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는 경우도 있을 정도”라며 “‘올댓뮤직’은 외지인들이 춘천을 가볼만한 곳으로 인식하게 만드는 데 나름 기여를 했다고 생각한다”고 자부심을 드러냈다.

‘올댓뮤직’이 지난 199회의 방송을 통해 소개한 뮤지션은 총 326팀에 달하고 그중 상당수는 밴드이다. 밴드 음악을 들려주는 뮤지션들의 ‘올댓뮤직’에 대한 감정을 남달랐다.

김수철은 “눈에 보이는 음악만이 관심을 받는 것이 현실인 현재 대중음악계에서 ‘올댓뮤직’은 뮤지션들에게 소중한 프로그램”이라며 “300회, 400회 특집 무대에서 서고 싶다”고 바람을 전했다. 크라잉넛의 한경록은 “요즘은 뮤지션들이 예능감도 갖춰야 하는 등 음악 외적으로 신경을 써야할 것이 많은데 ‘올댓뮤직’은 오로지 음악만 생각하면 되는 프로그램”이라며 “‘올댓뮤직’은 뮤지션들에게 공기청정제 같은 유기농 방송”이라고 극찬했다.

한편, ‘올댓뮤직’은 매주 목요일 밤 12시 30분 KBS 1TV를 통해 방송되고 있다. 시청률은 늘 1% 밑돌지만, 조금만 늦게 잠들면 그동안 방송으로 접하지 못한 새로운 음악 세계가 열린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