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을 읽기 전에 작가가 어떤 사람인지 알아보다가, 과거 온갖 기상천외한 리뷰를 올려 유명세를 탔던 김리뷰와 동일인임을 알았다.
김리뷰가 작가와 동일인이란 사실을 알고 소설에 더 흥미가 생겼다.
활동 당시 여러모로 논란을 불러일으켰던 인물이니 말이다.
김리뷰로 검색하면 나오는 내용이 워낙 많으니 여기서 각설한다.
소설은 김리뷰 시절의 약 빤 리뷰와 결이 완전히 달랐다.
작가의 첫 장편소설이란 사실이 놀라울 정도로 문장에 걸리는 게 없었고, 매우 즐겁게 읽혔다.
이 소설의 주인공은 명문대 수학과 출신으로 만날 도서관에서 수학문제만 푸는 너드다.
이런 아들을 걱정하는 엄마는 사촌누나를 아들의 연애 코치로 곁에 두는 초강수를 두고, 사촌누나는 주인공이 여자들과 자주 마주칠 수 있게 카페 아르바이트 자리를 제안한다.
처음에는 시큰둥했던 주인공은 아르바이트하는 동안 카페에서 자주 눈에 띄는 한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한다.
이를 시작으로 작가는 수학 문제처럼 모든 답이 정확하게 나오는 관계를 꿈꾸는 주인공이 답이 나오지 않는 사랑과 이별을 통해 성장해나가는 모습을 그린다.
20대 초반인 주인공이 누군가를 만나 어설프게 사랑하고, 이별하고 갈등하는 과정과 심리가 생생하면서도 섬세하게 묘사된다.
요즘 20대들의 모습을 엿보는 재미가 쏠쏠했다.
이 소설을 읽고 내년 초에 내가 출간할 예정인 연애소설이 걱정되기 시작했다.
주인공 연령대는 이 소설과 내 소설이 같은데, 내용의 결이 달라도 너무 다르다.
20대 저자가 쓴 20대의 사랑 이야기 앞에서, 20년 전에 20대였던 내가 쓴 20대의 사랑을 40대가 된 내가 손을 본 이야기가 경쟁력이 있을지 모르겠다.
운명에 맡길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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