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작품은 세계문학상 '우수상' 수상작이다.
조금 더 알아보니 같은 해에 대상 수상작이 있었고, 우수상 수상작은 무려 이 작품을 포함해 다섯 편이나 나왔다.
꽤 오랜 시간이 흐른 지금, 당시 수상작 중 지금까지 살아남은 작품은 이 작품뿐이다.
또한 역대 세계문학상 수상작에서도 마지막 히트작이 이 작품이 아닌가 싶다.
오랜 시간 소설이 살아남았다면 이유가 있는 거다.
정말 재미있는 소설이다.
이 작품의 배경은 30대 만화가인 주인공이 사는 망원동 옥탑방이다.
여기에 40대 기러기 아빠, 50대 한물간 만화 스토리 작가, 20대 고시생이 저마다의 사연을 안고 하나둘씩 모인다.
코딱지만 한 옥탑방에 찌질한 네 남자가 뒤엉켜 사는데, 이야기가 만들어지지 않을 리가 있나.
이들은 가난하지만, 그 가난에 굴하지 않으며, 그렇다고 요행을 바라지도 않는다.
자기 앞에 놓인 현실을 감당하지 못해 대책 없이 사는 것처럼 보여도, 웃어넘길 줄 아는 여유를 가지고 있어 강하다.
그리고 조금씩 앞으로 나아간다.
이들이 이런 여유를 가질 수 있는 이유는, 피붙이보다 더 피붙이같이 서로를 공유할 수 있는 사람들과 함께 있기 때문이었다.
사람을 구원하는 건 결국 사람이다.
읽는 내내 마음이 따뜻하고 넉넉해지는 기분을 느꼈다.
나도 작품 속 망원동 옥탑방 앞 평상에 벌어진 술자리에 끼어서 한 잔 얻어 마시고 이런저런 썰을 풀고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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