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와 정치권에 지나치게 붙어 지내다 자살로 생을 마친 사업가.
대통령의 비호를 받아 대통령의 입맛에 맞게 검찰 개혁을 추진하는 총장.
이에 반발해 사업가와 총장 억지로 엮어 보내버리려는 특수부 부장검사.
이 과정에서 칼로 쓰이는 아웃사이더 출신 평검사.
이기는 편이 우리 편이라는 자세로 총장과 부장검사 사이를 저울질하는 정치인 출신 법무부장관.
그리고 관망하는 대통령.
이 작품은 대검찰청이 있는 서초동을 배경으로 검찰 내부의 권력 투쟁을 그린다.
어제의 적이 오늘의 동지가 되고, 저마다 철저하게 욕망에 따라 움직이는 모습이 흥미진진하고 재미있다.
가독성이 훌륭한 데다 분량도 적어 앉은 자리에서 짧은 시간에 완독할 수 있는 작품이다.
주원규 작가의 작품을 데뷔작부터 꽤 많이 챙겨 읽어왔다.
대한민국 사회의 다양한 부조리를 시의성 있게 다루고, '방구석 소설'을 쓰지 않는 작가가 한국 문학에서 귀한 편이기 때문이다.
다만 이 작품이 실제 검찰에서 벌어지는 일을 그대로 담았다고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기자 시절에 검찰 출입을 한 일이 없지만, 술자리에서 출입 기자 말을 들어보면 정말 폐쇄적이고 취재하기 어려운 조직이란 건 알겠더라.
고공 취재가 정말 안 되는 출입처가 검찰이더라.
소설은 소설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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