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벤저스' 시리즈를 제작한 루소 형제가 연출한 동명의 넷플릭스 오리지널 영화 원작이다.
이 작품은 SF이면서 동시에 1997년 미국을 배경으로 한 대체역사물이기도 하다.
7년 넘게 이어진 전쟁에서 드론과 조종사 간 지연 없는 데이터 처리를 위해 뇌를 연속적으로 연결하는 뉴로 기술이 발전한다.
레이더 장비 기술이 전자레인지 개발에 적용됐듯이 전쟁은 발명을 낳는다.
뉴로 기술은 현재 VR 기기와 유사한 '뉴로캐스터'라는 기술 개발로 이어진다.
하지만 '뉴로캐스터'의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 이용자들이 온종일 여기에 연결돼 머무르는 어처구니없는 결과가 일어난다.
이용자들은 먹고 자는 일도 잊은 채 뉴로캐스터에 열중하다가 하나둘 죽어가고, 뉴로캐스터의 서버만이 황폐한 도시의 밤을 밝힌다.
이 작품은 디스토피아에 홀로 던져진 소녀가 작은 로봇과 함께 동생을 찾아 나서는 여정을 그린다.
사랑하는 단 한 사람을 구하기 위해 애쓰는 이야기는 얼마나 따뜻하던가.
그럴 줄 알았거늘... 마지막 반전이 충격적이어서 힘이 빠졌다.
그래...
그런 결말이 아니었다면 이 작품의 힘이 빠졌겠지.
내용을 떠나서 일러스트 감상만으로도 뭔가 새로운 체험을 하게 만드는 작품이다.
자멸한 인류의 모습을 담아낸 수십여 일러스트만으로 압도 당하는 기분을 느꼈다.
사진보다 생생하고 섬뜩하면서도 동시에 매혹적이었다.
멸망한 세상이 눈앞에 있다면 바로 이런 풍경이지 않을까 싶었다.
'독서 후기' 카테고리의 다른 글
복거일 저 『제4차 공생』(무블) (0) | 2025.05.11 |
---|---|
최유안 산문집 『카프카의 프라하』(소전서가) (0) | 2025.05.10 |
최석규 장편소설 『검은 곳을 입은 자들』(문학수첩) (0) | 2025.05.04 |
이석원 산문집 『슬픔의 모양』(김영사) (0) | 2025.05.03 |
고다 아야 산문집 『나무』(책사람집) (0) | 2025.05.0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