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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데이> 쉼없는 자기혁신…‘歌王’조용필은 늙지 않는다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3. 4. 3.

<투데이> 쉼없는 자기혁신…‘歌王’조용필은 늙지 않는다

 

‘가왕’ 조용필(63)이 10년 만에 놀랍도록 젊고 혁신적인 음악을 들고 다시 나왔다. 그의 음악에선 패션 의류를 억지로 걸쳐입은 중년 남성의 어색함이 느껴지지 않았다. 그는 조용필이 왜 ‘가왕’인지 음악으로 웅변하고 있었다.

올해로 데뷔 45주년을 맞은 조용필이 19집 ‘헬로(Hello)’ 앨범 발매에 앞서 2일 미디어를 대상으로 신곡 감상회를 열었다. 앨범은 조용필의 음악적 뿌리인 록을 중심으로 일렉트로닉, 포크, 발라드 등 다양한 장르의 성찬이었다.

최신 브릿팝을 연상케 하는 첫 트랙 ‘바운스(Bounce)’부터, 래퍼 버벌진트가 피처링한 마룬 파이브(Maroon 5)풍의 모던록 ‘헬로’, 강렬한 록에 몽환적인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적극 도입해 조용필의 음악적 진보를 극적으로 보여주는 ‘서툰 바람’, 본격적인 댄스 음악 ‘그리운 것은’ 등 수록곡들은 하나같이 조용필의 신체적 나이를 역행하는 신선한 감각과 혁신적인 사운드로 번뜩였다.

놀랍게도 조용필은 ‘어느 날 귀로에서’ 외 전곡의 작곡을 국내외 젊은 뮤지션들에게 맡겼다. 소속사인 YPC 측은 “조용필도 앨범 제작을 위해 많은 곡을 썼지만 자신의 틀에서 벗어나길 원했다”며 “좋은 음악을 선점하고자 하는 욕심이 컸기 때문에 과감히 자신의 곡을 접고 외부 작곡가로부터 받은 몇백 곡 중에서 수록곡들을 선택했다”고 설명했다. 

 

 

[사진=헤럴드경제DB]

조용필은 뛰어난 싱어송라이터이기도 하지만 좋은 곡을 알아보는 선구안이 뛰어난 아티스트다. 당대 가장 트렌디한 사운드를 들려줬던 ‘눈물의 파티’(1984년 6집)와 ‘그대 발길이 머무는 곳에’(1987년 9집) 또한 외부 작곡가의 곡이었다. 한국 발라드의 문법을 새로 쓴 고(故) 유재하의 명곡 ‘사랑하기 때문에’(1985년 7집)도 조용필이 먼저 불렀다. 조용필은 세월에 마모되지 않기 위해 늘 아집 대신 좋은 음악을 택했던 아티스트다. 조로현상(早老現象)이 심각한 가요계에서 오랜 기간 정상의 자리를 놓치지 않았던 것은 끊임없는 자기혁신과 탐구정신 때문이다. 스스로 오래된 부리를 바위에 쪼아 새 부리를 돋게 하고, 그 부리로 발톱과 깃털을 뽑아 새 발톱과 깃털로 새로운 삶을 살아간다는 ‘솔개의 우화’가 조용필의 음악을 통해 새삼 새롭게 들려온다.

조용필은 오는 23일 서울 올림픽공원 올림픽홀에서 데뷔 후 첫 쇼케이스를 연다. 이날 조용필은 새 앨범의 수록곡과 뮤직비디오를 함께 공개할 계획이다. 이 같은 조용필의 음악적 시도는 반복으로 부유해온 가요계에 벌써부터 신선한 충격이 되고 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