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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20년 만에 재결성 더 클럽 “음악으로 살아남는 법? 좋은 음악!”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3. 4. 8.

90년대 한창 한국 메탈 음악에 미쳐있던 시절.

내게 개성강한 보컬로 깊은 인상을 남겼던 더 클럽.

이들이 20년 만에 돌아왔다. 이런 반가운 사람들 같으니.

 

 

“음악으로 살아남는 법? 좋은 음악!”

한국 록음악에 조금이라도 관심을 가졌던 사람들에게 더 클럽(The Club)과 보컬 민치영이란 이름은 쉽게 지워지지 않는 추억이다. 1990년 첫 앨범을 발표한 더 클럽은 경쾌하지만 서정적인 음악으로 당시 록 마니아들의 인기를 끌었다. 특히 헤비메탈 밴드 자외선의 보컬을 거쳐 더 클럽을 결성한 민치영은 거친 고음으로 독특한 스타일의 보컬을 들려주며 한국의 액슬 로즈(Axl Roseㆍ미국의 메탈 밴드 건즈앤로지스(Guns and Roses)의 보컬)란 찬사를 받았다. 그러나 당시 대부분의 밴드들과 마찬가지로 더 클럽은 열악한 경제사정과 대중의 외면 속에서 단 한 장의 앨범만 남긴 채 흩어지고 말았다. 그 후로 20여 년이 흐른 2013년, 더 클럽이 재결성해 다시 무대에 오른다. 오는 19일 서울 홍대 디딤홀에서 열리는 합동공연 ‘클랜 오브 더 록(Clan of The Rock)’을 앞둔 더 클럽의 멤버들을 서울 상수동 한 카페에서 만났다.

민치영은 “내가 가장 잘하는 것은 음악이기 때문에, 더 클럽 해체 후에도 솔로로 활동하고 대학 실용음악과에 출강하는 등 단 한 번도 음악을 손에서 놓은 일이 없다”며 “언젠가 밴드로 다시 돌아오게 되면 다시 더 클럽이란 이름으로 활동하고 싶었는데 그 꿈을 이뤘다”고 소감을 전했다.

 

왼쪽부터 밴드‘ 더 클럽’의 멤버 박준형(기타), 우광동(드럼), 민치영(보컬), 민원진(베이스).         [사진제공=더 클럽]

 


하드록밴드 해리빅버튼 출신 민원진(베이스), 도원경밴드 출신 박준형(기타), 민치영의 솔로 앨범 시절부터 함께 해온 우광동(드럼) 등 실력파 연주자들이 더 클럽의 새로운 멤버로 합류했다. 민원진은 “더 클럽은 내가 음악을 시작한 20년 전부터 우상이었던 밴드”라며 “더 클럽의 멤버로 활동할 수 있게 돼 정말 기쁘다”고 말했다.

더 클럽은 올 상반기 안에 미니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어떤 음악을 앨범에 담으려고 하느냐는 질문에 민치영은 “알앤비(R&B)도 있고 트렌디한 덥스텝(Dubstep) 리듬을 가진 곡도 있다. 록이 시끄럽단 편견을 없애줄 곡들을 준비 중”이라며 “장르로 음악을 구분하는 일은 세계 시장에선 더 이상 의미 없는 일이다. 장르에 관계없이 다양한 음악이 흘러나오는 클럽 같은 음악을 선보일 것”이라고 답했다.

20년 전 음악 시장과 현재를 비교할 때 가장 달라진 점이 무엇이냐는 질문에 민원진은 “몇몇 기획사 중심으로 돌아가는 상황은 예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홍대를 중심으로 한 인디씬도 돈이 되는 어쿠스틱 팝 위주로 흘러가고 있어서 록을 연주하는 사람들의 설자리가 점점 줄어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민치영은 “저속하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로 록음악의 방송을 제한했던 20년 전에도 음악을 잘 아는 PD들은 자주 우리를 직접 찾아와 섭외를 요청했다”며 “좋은 음악은 결국 사람들이 찾아듣게 된다. 하루에도 수많은 곡들이 쏟아지는 요즘 세상에서 음악으로 살아남는 방법은 좋은 음악을 만드는 것 외엔 없다”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민치영은 “19일 ‘클랜 오브 더 록’ 공연 이후엔 앨범 제작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라며 “부산국제록페스티벌 등 각종 페스티벌 무대 출연을 타진하고 있으니 앞으로의 행보를 애정을 가지고 지켜봐 달라”고 응원을 부탁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