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래야는 퓨전 국악의 새로운 미래다.
올해 들어 앨범을 듣고 순수하게 음악적인 면으로 감동을 받은 몇 안 되는 앨범 중 하나.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국악을 바라보는 대중의 시선엔 의무감과 부담감이 뒤섞여있다. 한국의 대중가요는 서양음악의 수입과 더불어 시작됐다. 대중가요에 길들여진 귀에 국악은 우리의 것이지만 낯선 음악이다. 이제 국악은 일부러 찾아 듣지 않는 이상 ‘나라의 음악’이란 의미가 무색할 정도로 접하기 어려운 음악인 상황에서, 국악에 팝의 요소를 담아낸 퓨전 국악은 국악의 대중화를 위한 현실적인 대안이다. 그러나 퓨전 국악은 대중에게 어렵다는 이유로, 혹은 팝의 뼈대 위에 국악기로 구색만 맞췄다는 이유로 외면을 당하기도 쉬운 섬 같은 음악이다. 퓨전 국악 밴드 고래야(Coreyah)는 첫 번째 정규 앨범 ‘웨일 오브 어 타임(Whale of a Time)’을 통해 고루하지 않은 세련된 문법으로 퓨전 국악을 월드뮤직으로 승화시키며 국악 대중화의 또 다른 대안을 보여줬다. 고래야의 멤버들을 서울 동소문동의 한 카페에서 만나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고래야는 권아신(보컬), 옴브레(기타), 김동근(대금ㆍ소금ㆍ퉁소), 정하리(거문고), 경이(퍼커션), 김초롱(퍼커션) 등으로 구성된 6인조 밴드로 지난 2010년에 결성됐다. 독특한 밴드 이름에 대해 경이는 “옛 것(옛 고(古))으로부터 지금까지 전해진(올 래(來)) 감성으로 동시대의 모든 사람들을 끌어당기는(끌어당길 야(惹))음악을 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영문 이름(Coreyah)엔 한국(Corea)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앨범엔 우물 밖으로 나온 개구리가 겪는 험난한 삶을 해학적으로 담아낸 ‘개구리’, 사랑으로 미묘하게 흔들리는 감정을 섬세한 가사와 간소한 악기편성으로 서정적으로 그려낸 ‘넘어갔네’, 비틀즈의 음악을 국적으로 정의내릴 수 없는 독특한 느낌으로 재해석한 ‘노어위전 우드(Norwegian Wood)’, 노총각 나무꾼과 나물 캐는 처녀의 사랑 이야기를 마당극 형식으로 풀어낸 ‘어드로갈꼬’, 거문고의 거친 울림과 대금소리가 쌓여가는 타악기 리듬과 어우러져 긴장감을 더하는 ‘물속으로’, 집시 음악의 정서를 물씬 풍기는 ‘검은 새’, 큰 스케일의 연주 위에 양금 소리가 신비감을 더하는 ‘웨일 오브 어 타임(Whale of a Time)’ 등 단순히 퓨전 국악으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다양한 장르를 융합한 11곡이 담겨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악의 정서를 결코 놓치지 않는 보컬과 중심을 잡는 엇모리장단 등 전통 리듬은 고래야의 음악적 국적이 한국임을 잊지 않게 만든다.
옴브레는 “고래야의 음악은 딱딱한 전통 국악도 어려운 퓨전 국악도 아닌 국악을 가미한 ‘대중가요’”라며 “정통 국악 연주자부터 록밴드 출신 기타리스트까지 멤버들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고래야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2011년 첫 번째 싱글 ‘물속에서’를 발표하며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고래야는 지난해 KBS 2TV 밴드 서바이벌 ‘톱밴드2’에 출연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톱밴드2’ 출연 당시 고래야는 ‘개구리’와 송창식의 원곡을 퓨전 국악으로 탈바꿈시킨 송창식의 ‘왜 불러’ 등의 곡으로 호평을 받았다. 김동근은 “대금 소리에 관객들이 환호하는 모습은 일반 국악 공연에선 볼 수 없는 광경”이라며 “‘톱밴드2’ 출연 후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졌다. 국악을 전공한 젊은 연주자들이 설 자리가 많지 않다. 고래야가 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주는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퓨전 국악을 하는 밴드로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옴브레는 “정통 국악계에선 우리의 음악을 가볍게 여기고 가요나 인디계에선 우릴 자신들과 다른 존재로 여겨 교류가 쉽지 않다”며 “공연장에서 보여주는 관객들의 반응은 매우 좋은데, 공연장까지 발걸음을 하는 관객이 많지 않아 문제”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이는 “앨범 판매 수익과 공연 수익만으로는 밴드를 오래 유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또 최근 들어 각종 음악 페스티벌들이 서로 비슷한 라인업을 꾸려 특징이 사라지고 있는데, 주최 측이 다양한 음악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고래야는 오는 12월과 13일 양 일 간 서울 신정동 CJ아지트에서 앨범 발매 기념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엔 하림, 수리수리마하수리, 박민희가 게스트로 참여한다. 경이는 “무대 연출과 음악적인 면에서 매우 놀라운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하며 “고래야의 음악은 록, 재즈, 월드뮤직 등 어느 장르의 공연에도 스며들 수 있는 포용성이 넓은 음악이다. 앞으로 꾸준히 활동해 국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123@heraldcorp.com
고래야는 권아신(보컬), 옴브레(기타), 김동근(대금ㆍ소금ㆍ퉁소), 정하리(거문고), 경이(퍼커션), 김초롱(퍼커션) 등으로 구성된 6인조 밴드로 지난 2010년에 결성됐다. 독특한 밴드 이름에 대해 경이는 “옛 것(옛 고(古))으로부터 지금까지 전해진(올 래(來)) 감성으로 동시대의 모든 사람들을 끌어당기는(끌어당길 야(惹))음악을 하고 싶다는 의미를 담았다”며 “영문 이름(Coreyah)엔 한국(Corea)도 담겨 있다”고 설명했다.
앨범엔 우물 밖으로 나온 개구리가 겪는 험난한 삶을 해학적으로 담아낸 ‘개구리’, 사랑으로 미묘하게 흔들리는 감정을 섬세한 가사와 간소한 악기편성으로 서정적으로 그려낸 ‘넘어갔네’, 비틀즈의 음악을 국적으로 정의내릴 수 없는 독특한 느낌으로 재해석한 ‘노어위전 우드(Norwegian Wood)’, 노총각 나무꾼과 나물 캐는 처녀의 사랑 이야기를 마당극 형식으로 풀어낸 ‘어드로갈꼬’, 거문고의 거친 울림과 대금소리가 쌓여가는 타악기 리듬과 어우러져 긴장감을 더하는 ‘물속으로’, 집시 음악의 정서를 물씬 풍기는 ‘검은 새’, 큰 스케일의 연주 위에 양금 소리가 신비감을 더하는 ‘웨일 오브 어 타임(Whale of a Time)’ 등 단순히 퓨전 국악으로 정의 내릴 수 없는 다양한 장르를 융합한 11곡이 담겨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악의 정서를 결코 놓치지 않는 보컬과 중심을 잡는 엇모리장단 등 전통 리듬은 고래야의 음악적 국적이 한국임을 잊지 않게 만든다.
옴브레는 “고래야의 음악은 딱딱한 전통 국악도 어려운 퓨전 국악도 아닌 국악을 가미한 ‘대중가요’”라며 “정통 국악 연주자부터 록밴드 출신 기타리스트까지 멤버들의 음악적 스펙트럼이 넓기 때문에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는 음악을 할 수 있다는 점이 고래야의 장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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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 번째 정규 앨범 ‘어 타임 오브 웨일(A Time of Whale)’을 발매한 퓨전 국악그룹 고래야(Coreyah). 권아신(보컬), 경이(퍼커션), 김초롱(퍼커션), 옴브레(기타). 김동근(대금/소금/퉁소), 정하리(거문고). [사진제공=트리퍼사운드] |
2011년 첫 번째 싱글 ‘물속에서’를 발표하며 가요계에 출사표를 던진 고래야는 지난해 KBS 2TV 밴드 서바이벌 ‘톱밴드2’에 출연해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톱밴드2’ 출연 당시 고래야는 ‘개구리’와 송창식의 원곡을 퓨전 국악으로 탈바꿈시킨 송창식의 ‘왜 불러’ 등의 곡으로 호평을 받았다. 김동근은 “대금 소리에 관객들이 환호하는 모습은 일반 국악 공연에선 볼 수 없는 광경”이라며 “‘톱밴드2’ 출연 후 설 수 있는 무대가 많아졌다. 국악을 전공한 젊은 연주자들이 설 자리가 많지 않다. 고래야가 이들에게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해주는 존재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퓨전 국악을 하는 밴드로서 가장 큰 어려움은 무엇이냐는 질문에 옴브레는 “정통 국악계에선 우리의 음악을 가볍게 여기고 가요나 인디계에선 우릴 자신들과 다른 존재로 여겨 교류가 쉽지 않다”며 “공연장에서 보여주는 관객들의 반응은 매우 좋은데, 공연장까지 발걸음을 하는 관객이 많지 않아 문제”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경이는 “앨범 판매 수익과 공연 수익만으로는 밴드를 오래 유지할 수 없는 것이 현실”이라며 “또 최근 들어 각종 음악 페스티벌들이 서로 비슷한 라인업을 꾸려 특징이 사라지고 있는데, 주최 측이 다양한 음악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지적했다.
고래야는 오는 12월과 13일 양 일 간 서울 신정동 CJ아지트에서 앨범 발매 기념공연을 연다. 이번 공연엔 하림, 수리수리마하수리, 박민희가 게스트로 참여한다. 경이는 “무대 연출과 음악적인 면에서 매우 놀라운 공연이 될 것”이라고 자신감을 표현하며 “고래야의 음악은 록, 재즈, 월드뮤직 등 어느 장르의 공연에도 스며들 수 있는 포용성이 넓은 음악이다. 앞으로 꾸준히 활동해 국악의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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