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나 그러하듯 난 음악이 좋으면 알아서 찾아가 인터뷰한다.
수상한 커튼의 음악은 부드럽고 편안한 덫이다. 이런 덫이라면 얼마든지 걸려주마.
그리고..
이 누님 역시 나와 같은 핑크 플로이드 광팬이란 사실이 너무 반가웠다.
수상한 커튼은 사람 좋은 미소와 함께 “예명엔 별 다른 뜻이 없다. 청자가 예명으로부터 음악에 대한 어떠한 선입견도 갖지 않기를 원했다”며 “음악으로 펼쳐 놓은 공간 속에 청자가 상상력을 채우기를 바랐다”고 말했다.
‘아름다운 날’은 2010년 10월에 발표된 데뷔 앨범 ‘아직 하지 못한 말’ 이후 2년 반 만의 정규 앨범이다. 앨범이 늦어진 이유에 대해 수상한 커튼은 “지난해 가을에 앨범을 내려고 했는데 생각보다 곡이 잘 풀리지 않았다”며 “데뷔 앨범보다 사운드가 밝아지고 공간감도 커져 만족할 만한 결과물이 나왔다”고 답했다.
앨범엔 청명한 바다의 모습을 서정적인 선율과 공간감 가득한 편곡을 통해 회화적으로 펼쳐내는 타이틀곡 ‘바다’를 비롯해 최소화된 악기 편성으로 일상의 나른함을 그려낸 ‘긴 하루’, 오밀조밀한 밴드 사운드가 인상적인 ‘잃어버린 기억’, 몽환적인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가 돋보이는 ‘아름다운 날’, 지난 2011년 12월 싱글로 먼저 발표됐던 ‘겨울의 끝’과 ‘잠들지 못한 밤’ 등 11곡이 담겨있다. 이번 앨범이 데뷔 앨범과 비교해 가장 큰 차이를 보이는 지점은 악기 편성이다. 기타와 피아노 중심의 간결한 편성으로 곡들을 꾸렸던 데뷔 앨범과는 달리, 이번 앨범에선 기타ㆍ베이스ㆍ드럼ㆍ건반 등 기본적인 밴드 사운드가 곡들을 이끌고 있다.
수상한 커튼은 “1집은 거의 혼자 만든 앨범이다 보니 제작비를 아끼는 과정에서 편곡이 단출해지는 등 많은 아쉬움을 남겼다”며 “이번 앨범은 청자들에게 익숙한 밴드 사운드를 내세웠기 때문에 데뷔 앨범보다 더욱 밝고 편안해진 것이 특징”이라고 변화의 배경을 설명했다.
앨범의 공간감을 형성하는 또 다른 축은 가사다. ‘긴 하루’의 ‘언제나 그렇듯 너는 그 속에서 맴돌고 있네’와 ‘잠들지 못한 밤’의 ‘꽃잎들이 먹먹한 가슴에 내려 오래도록 바라본다’와 같은 가사처럼 수상한 커튼의 가사는 대상과 거리를 둠으로써 사색의 여지를 남긴다. 대학에서 실용음악과 문예창작을 복수전공했다는 수상한 커튼은 “가사의 작법은 소설 수업으로부터 영향을 받았다”며 “작가가 독자와 거리를 두면, 독자가 작품에 몰입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진다”고 전했다.
수상한 커튼은 2008년 단편 애니메이션 ‘외출’과 2011년 장편 애니메이션 ‘은실이’의 음악감독을 맡은 바 있다. 그는 “음악 작업에 있어서 늘 이미지를 많이 상상하는 편이기 때문에, 영화 음악 작업은 쉽지 않지만 즐겁다”며 “언젠가는 영화를 상영함과 동시에 영화 음악을 연주하는 공연을 벌여보고 싶다”고 소망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환갑이 넘은 나이에도 쉬지 않고 음악적 실험을 하는 류이치 사카모토처럼 열정적으로 활동하고 싶다”며 “앞으로 꾸준히 앨범을 발매해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고 응원을 당부했다.
한편, 수상한 커튼은 다음달 17일과 18일 서울 난지 한강공원에서 열리는 ‘그린플러그드 서울 2013’ 페스티벌에 참여하고, 27일엔 EBS ‘스페이스 공감’ 무대에 오를 예정이다.
123@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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