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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김바다, 첫 솔로 앨범 발매 “록은 지구상에서 가장 섹시한 음악”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3. 4. 26.

대한민국 록 보컬리스트 사상 이보다 더 스타일리시한 보컬이 있었나?

그가 데뷔 18년 만에 첫 솔로 앨범을 냈다.

김바다는 인터뷰 내내 록 음악의 '섹시함'을 강조했다.

나는 그 말에 온전히 동의할 순 없다. 그러나 그가 부르는 록은 섹시하다.

 

 

김바다, 첫 솔로 앨범 발매 “록은 지구상에서 가장 섹시한 음악”

 

[헤럴드경제=정진영 기자] 김바다는 첫 등장부터 그 어떤 밴드의 프론트맨보다도 인상적이었다. 지난 1996년 김바다가 시나위의 보컬로 데뷔했을 때, 표정을 일그러뜨리며 목에 핏대를 세우는 록 보컬에 익숙해져 있던 대중은 무심한 표정으로 포효하는 김바다에게 경이로움을 느꼈다. 이런 스타일의 록 보컬은 이전에도 이후에도 없었다. 시나위 이후 김바다의 행보는 록 보컬리스트답게 언제나 밴드의 일부였다. 나비효과로 일렉트로닉을 시도했을 때에도, 아트 오브 파티스로 날 것의 록을 들려줬을 때에도 김바다는 늘 밴드의 일부였다. 그랬던 그가 데뷔 18년 만에 온전히 자신만의 이야기를 해보기로 결심하고 솔로 앨범 ‘엔. 서프(N. Surf)-파트1’를 발표했다. 서울 양재동의 한 스튜디오에서 김바다를 만났다.

김바다는 “인생을 조금 깨닫는 나이인 불혹을 넘긴 뒤 솔로 앨범 하나를 내는 것이 음악적 목표였다”며 “대중이 쉽게 공감할 수 있고 위로가 되는 음악을 해보고 싶었다”고 앨범 발매 소감을 밝혔다.

앨범엔 다채로운 구성과 보컬로 제목처럼 마치 밤바다를 서핑하는 듯한 짜릿함을 주는 록 넘버 ‘엔. 서프(N. Surf)’, 업템포의 베이스 리프가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팝 록 ‘서칭(Searching)’, 유려한 멜로디를 특유의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큰 스케일의 편곡으로 담아낸 록발라드 ‘베인’, 복고풍의 키보드 연주와 전자음의 조화가 따스한 느낌을 주는 ‘푸르게 떠나’ 등 5곡이 담겨있다. 메인 타이틀곡 ‘베인’의 뮤직비디오엔 JYP엔터테인먼트의 신인 여배우 김소영이, 서브 타이틀곡 ‘서칭’엔 현대무용가 차진엽이 참여해 김바다를 도왔다.

특히 앨범에서 예사롭지 않게 들리는 부분은 가사다. ‘엔. 서프’의 “낡은 꿈과, 기다란 그 옷자락 밑에 나의 갈증과, 단 한번만의 인생이라는 진실과 지금”과 ‘서칭’의 “가난의 숲 사이로 바람에 날린 눈물” 등 곳곳에 등장하는 산문과 시어를 오가는 표현들은 단순히 흘려 넘기기 어려운 지점이다. 김바다는 “우리의 이상은 저 멀리서 찬란하지만 높이 날아가는 비행기처럼 잡히지 않는다. 그것이 현실이다”라며 “한국에서 밥벌이를 하며 사는 일은 만만치 않다. 자기만의 시간과 꿈도 없이 하루하루를 버텨내며 살아가는 주위의 모습이 서글펐고, 그것이 가사를 섬세하게 세공한 이유”라고 설명했다.

개성 강한 보컬의 비결에 대해 묻자 김바다는 자신만의 독특한 의견을 제시했다. 그는 “외국의 유명 보컬들은 왜 나이가 들어서도 제 기량을 유지하는 걸까 의문을 가진 게 보컬에 대한 탐구의 시작이었다”며 “관절처럼 목도 나이가 들면 닳는다. 최대한 목을 쓰지 않는 것이 오래 노래하는 비결임을 깨달았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나이가 들어도 닳지 않는 부분은 몸속의 공간이란 결론을 내렸고 소리를 목으로 내는 대신 머리 위로 올리는 연습을 했다”며 “목으로 내는 소리가 아닌 만큼, 나는 소리를 지르면 지를수록 오히려 몸이 편하다”고 설명하며 웃었다.

김바다는 지난해 시나위의 기타리스트 신대철과 함께 MBC ‘나는 가수다’에 출연해 주목을 받았다. 그는 “‘나는 가수다’ 이후 많은 사람들이 나를 알아보고 선입견 없이 내 음악을 듣기 시작했다”며 “방송에서 내가 노래를 부르는 모습을 보고 힘을 얻었다는 분들이 많았고, 나는 그들로부터 내 음악에 대한 용기를 얻었다. 이는 놀라운 경험이었다”고 회상했다.

최근 김바다는 김재중의 솔로 앨범에 작곡과 보컬 디렉팅으로 참여해 화제를 모았다. 록적인 요소가 많이 가미된 김재중의 앨범은 단순한 아이돌 앨범 이상이라는 음악적인 호평을 받았다. 김바다가 작곡한 ‘원 키스(One Kiss)’는 공개 직후 국내 음원사이트 1위는 물론 일본, 싱가포르, 대만 등 9개 국 아이튠스 록 차트에서 1위를 석권하기도 했다. 김바다는 김재중에 대해 “새벽까지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고도 가사를 써서 보내는 열정적인 모습을 보고 깊은 인상을 받았다”며 “부지런하고 긍정적일 뿐만 아니라 음악적 욕심도 대단하다”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김바다는 “처음 음악을 시작했을 때 느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나는 록 음악이 지구상에서 가장 섹시하고 매력적인 음악이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계속 록 특유의 매력을 보여주고 싶다. 이번 솔로 앨범 활동을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