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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디어클라우드 “한층 밝아진 음악으로 팬들과 직접적인 감정 소통 하고파”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13. 5. 6.

인터뷰 할 날만 벼르고 벼른 인터뷰다.

내가 인디음악에 관심을 가지게 만들어 준 장본인인 나인이 소속된 밴드 아닌가!

새 앨범 소식을 듣자마자 바로 떡볶이를 싸들고 연습실로 직행했다.

인터뷰를 빙자해 떡볶이를 씹으며 잡담을 하다 왔다.

 

디어클라우드는 단 한 번도 망작이 없었는데 이번 앨범도 마찬가지다.

믿고 듣는 디어클라우드!

 

잡담 하나 더 하자면..

이랑이 지난해 또 다른 '이랑'이 발매한 앨범 '욘욘슨' 때문에 나름 고초를 많이 겪은 모양이다.

주위에서 하루에도 몇 번씩 솔로 앨범 발매했냐고 묻는 통에 정신이 없었다고 한다. ㅋㅋㅋ

용린도 이랑도 모두 솔로 앨범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디어클라우드 “한층 밝아진 음악으로 팬들과 직접적인 감정 소통 하고파”

음악으로 빚어내는 잿빛 감수성 가득한 촉촉한 공간감. 모던록밴드 디어 클라우드는 시작부터 자기만의 사운드를 완성해 들려줬던 보기 드문 밴드다. 디어 클라우드는 이 공간감을 중심축으로 삼아 명도를 좌우로 조절해가며 조금씩 그러나 확실하게 자신들의 영역을 확장해 나갔다. 혼성밴드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성과 남성성 그 어느 쪽에도 기울지 않는 보컬과 연주는 한국에선 아류를 찾아볼 수 없는 독보적인 것이었다. 지난 2011년 3집 ‘브라이트 라이트(Bright Light)’에서 명도를 높였던 디어클라우드가 1년 반 만에 더욱 명도를 높인 미니앨범으로 돌아왔다. 높아진 명도답게 앨범의 타이틀도 ‘렛 잇 샤인(Let It Shine)’이다. 지난 1일 오후 5시 출출해질 무렵, 서울 서교동에 위치한 디어클라우드의 연습실을 찾아 떡볶이 5인분을 사이에 두고 새 앨범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보컬 나인은 “밴드 멤버들 모두 팬들과 직접적인 소통을 원했기 때문에 밝은 음악을 콘셉트로 잡았다”며 “청자 내면의 슬픔을 밖으로 이끌어내 위로하는데 주력했던 예전과는 달리 이번엔 청자를 미소 짓게 만들고 싶었다”고 앨범 제작 배경을 밝혔다. 베이시스트 이랑은 “이번 앨범은 그동안 늘 가을과 겨울에 나왔던 앨범들과는 달리 봄에 발매됐다”며 “화사한 계절에 걸어 다니면서 들을 수 있는 앨범을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다.
 

 

1년 반 만에 새 미니앨범 ‘렛 잇 샤인(Let It Shine)’을 발매하며 컴백한 모던록밴드 디어 클라우드. 왼쪽부터 토근(드럼), 나인(보컬), 용린(기타), 이랑(베이스).  [사진제공=엠와이뮤직]

 

앨범엔 지난달 디어클라우드의 단독 콘서트에서 공개돼 업템포의 강렬하고 화사한 사운드로 이들의 음악적 변신을 알렸던 ‘시 더 라이트(See The Light)’를 비롯해 마법 같은 사랑을 동화에 빗대 몽환적인 기타 톤으로 표현한 타이틀곡 ‘12’, 누군가를 갈망하는 마음과 순간의 절정을 점층적으로 쌓여가는 기타 사운드와 리듬 파트 연주로 그려낸 ‘U’, 청량감 넘치는 그루브한 연주와 희망적인 가사의 조화가 돋보이는 ‘하루만큼 강해진 너에게’, 처음부터 끝까지 강렬한 사운드로 색다른 공간감을 형성하는 ‘폴라리스(Polaris)’, 전면에 내세운 신서사이저 사운드와 힘찬 드러밍이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그대와 춤추는 밤’ 등 6곡이 담겨있다.

리더이자 기타리스트인 용린은 “일렉트릭 기타의 배킹을 과하게 집어넣지 않고도 박진감을 주고 싶었다”며 “이전 앨범과 비교해 과감하게 신디사이저 사운드를 음악에 도입했다”고 말했다. 나인은 “보컬에서도 저음을 강조하는 대신 고음역에 집중했다”며 “스탠딩 공연을 유도할 수 있는 곡들이 많이 나와 기쁘다”고 웃어보였다.

디어클라우드는 데뷔 당시부터 신인답지 않은 뛰어난 작사ㆍ작곡 능력으로 평단의 주목을 받았다. 이들의 2007년 데뷔 앨범 ‘디어 클라우드(Dear Cloud)’를 제외한 모든 앨범엔 작사ㆍ작곡자로 특정 멤버 대신 밴드의 이름이 올라있다. 곡 작업 과정에 대해 묻자 용린은 “특정 멤버가 곡을 만들었을지라도 작사ㆍ작곡자엔 무조건 밴드의 이름을 올리는 것이 우리의 원칙”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누구하나 대충 곡을 만드는 멤버가 없고 다양한 음악적 시도가 이뤄진다”고 자랑했다. 나인은 “우리의 이 같은 원칙은 특정 멤버가 만든 곡에 대중의 관심이 치우쳐 밴드의 팀워크를 흔드는 일을 미연에 방지한다는 점에서 다른 밴드들에게도 추천하고 싶다”며 “외부에선 이 같은 과정을 몰라도 내부에선 서로가 서로의 곡을 들으면서 더 좋은 곡을 만들어야겠단 자극을 받기 때문에 음악적으로도 더 많은 발전을 꾀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디어클라우드는 이번 앨범의 아트워크 제작도 직접 맡았다. 평소에도 스타일리시한 무대의상으로 화제를 모았던 디어클라우드인 만큼 실루엣으로 처리된 아트워크도 예사롭지 않다. 이랑은 “이번 앨범에 처음으로 멤버들의 모습을 앨범 속지에 담았다”며 “재킷만큼은 가볍게 보이기 싫어 속지와는 달리 멤버들의 모습을 실루엣으로 담았다”고 전했다. 나인은 “예술적으로 아름다운 것을 추구할 때 사람들이 희열을 느끼듯 무대 위에서 보이는 모습도 음악만큼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우리의 무대 위 모습도 음악도 모두 관객들에게 아름다워 보이길 바란다”고 속내를 드러냈다.

마지막으로 디어클라우드는 “오는 12일 서울 홍대 KT&G 상상마당 라이브홀에서 열리는 ‘민트 페스타’ 무대에 오르고 9월 중 단독 공연을 계획하고 있다”며 “이젠 관객들이 공연에서 고개 숙여 음악에 집중하는 대신 즐기게 하고 싶다. 언젠가는 스탠딩 공연을 열 테니 팬들도 응원해 달라”고 당부했다.

정진영 기자/123@heraldcorp.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