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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작곡한 곡들

EBS TV '문학사랑e' 에 소개된 자작곡 '눈물'

by 소설 쓰는 정진영입니다 2009. 11. 20.

 

 

지난 10월 5일 EBS 문학사랑e 프로그램에 제가 작곡한 '눈물'이라는 곡이 안상학 시인의 '아배 생각'이라는 시의 낭송음악으로 방송이 되었습니다. 아버지 생각에 마음이 싸해지는 시입니다.

 

 

 

아배 생각

 

안상학

 

낭송: 이영광

 

 

뻔질나게 돌아다니며

외박을 밥 먹듯 하던 젊은 날

어쩌다 집에 가면

씻어도 씻어도 가시지 않는 아배 발고랑내 나는 밥상머리에 앉아

저녁을 먹는 중에도 아배는 아무렇지 않다는 듯

-니, 오늘 외박하나?

-아뇨, 올은 집에서 잘 건데요.

-그케, 니가 집에서 자는 게 외박 아이라?

 

집을 자주 비우던 내가

어느 노을 좋은 저녁에 또 집을 나서자

퇴근길에 마주친 아배는

자전거를 한 발로 받쳐 선 채 짐짓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야야, 어디 가노?

-예……. 바람 좀 쐬려고요.

-왜, 집에는 바람이 안 불다?

 

그런 아배도 오래 전에 집을 나서 저기 가신 뒤로는 감감 무소식이다.

  

 

안상학

1962년 경북 안동에서 태어나 1988년『중앙일보』신춘문예에 당선되어 등단. 시집 『그대 무사한가』『안동소주』『오래된 엽서』 등이 있음.